한글은 말소리를 담는 문자로서 표음주의 원칙을 지킨다. 「훈민정음」 해례 서문에는 한글이 닭울음 소리까지 표기할 수 있다고 자신감 있게 썼다. 소리대로 적을 수 있는 한글은 개별 글자를 적는데 효과적이다. 한글은 한국어의 특성으로 인해 영어보다 컴퓨터 처리가 어렵다. 영어는 모두 다 띄어 쓰지만 한글은 ‘은’ ‘는’ ‘이’ ‘가’ 조사가 붙어서 나온다. 어떤 조사를 썼느냐에 따라 말의 의미가 달라진다. 한글은 단어와 단어가 결합될 때 발음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은 단어와 단어가 결합될 때 ‘사이시옷’을 어떻게 사용
검찰 조직의 독립성에 대한 정치적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검찰 개혁의 방향과 접근법에 대한 정치적 관심이 높고 이를 둘러싼 여야 정치권, 검찰 조직, 시민 사이의 갈등이 첨예하다. 현 상황은 검찰을 비롯한 법집행 조직이 그만큼 정치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말해준다. 검찰 개혁에 대한 지금의 논쟁과 갈등은 비단 검찰 조직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화 이후 한국이 직면한 국가 조직의 자율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와 결부해 있다. 지금의 검찰 개혁 문제는 국민의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 기관들이 무엇으로
들은 지 꽤 되는 이야기라 출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서 애석한 금언이 하나 있다. “대립하는 두 가지 주장 중간에 진리가 있다는 생각만큼 어리석은 것이 없다.” 진리는 정치가 아니라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는 뜻으로 기억하는데, 정확한 표현을 기억하지 못하니 말 그대로 애석하다. 내 주장에 반대하거나, 거부(veto)하는 누군가와 맞설 때면 늘 떠올리는 말이다. 나를 방어하면서 상대를 공격하기 딱 좋은 말이니까 더 그렇다.공자가 미혹됨이 없었다고 회고한 마흔을 훌쩍 넘기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게 됐다고 회고한 쉰을 넘기고 보니,
예상보다 오래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모두가 힘들어 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사람들이 가지는 가장 큰 화두는 ‘이 시기를 견디어 낸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그런데 스토아 철학자인 에픽테토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견디어 내는가 보다는, 이를 어떻게 견디어 내는가 하는 것이다!” 에픽테토스는 원래 노예였으나 후일 스토아철학자가 된 그리스 말기의 사람이다. 일반적으로 스토아철학자들은 정치적인 혼란기를 살았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마치 불교의 승려들처럼 ‘인생은 고통’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한국이 출생통계를 최초로 작성한 1970년 합계출산율은 4.5명이었는데 점진적으로 감소를 보이다 2019년 0.92명을 기록했다. OECD 회원국가 중 최저이자 출산율 0명대를 기록한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현재 인구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으로 보는데 한국은 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심각하게 낮은 수준이다. 출산율 저하를 막기 위해 정부는 210조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나 거의 효과가 없다는 평가이다. 인터넷에서 출산율이 낮은 순서를 검색해보니 싱가포르, 마카오, 타이완, 홍콩, 한국,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벨라루스,
4차산업 혁명(4th Industrial Revolution)은 2016년 6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Davos Forum)의 의장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이 처음 사용하면서 이슈화 되었다.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주요한 내용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차세대 산업혁명이 될 것이다는 것인데, 말 그대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다수의 정보통신 기술들이 개발되고 상용화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크게 변화될 부분은 앞으로의 산업구조가 자동화와 플랫폼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방학을 마친 요즘, 학교에서 다른 교수님들을 만나면 주고받는 인사다. 아무 문제가 없을 때는 그냥 형식적으로 주고받는 인사였지만, 최근 들어 이 인사가 약간 부담스럽다. 왜냐하면 진실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라는 어려운 시국을 마주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의료 분야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외교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를 마주하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마치 백마를 타고 급히 어디론가 달려가는 마부에게
한국인의 수면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꼴찌다. 2017년에 OECD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 22분이었다. 우리나라의 수면시간은 7시간 41분으로서 OECD 사람들보다 41분 덜 잔다. 잠을 잘못 자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체르노빌 폭발사건과 우주선 챌린저호 폭발은 잠이 부족했던 근무자가 실수하여 일어난 사고였다. 뇌는 수면을 취하는 동안 세포 사이에 쌓인 단백질 노폐물을 청소한다.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무력감을 느낄 확률이 7배, 외로움을 느낄 확률이 5배 더 높다. 수면부족은 창의성, 생산성, 의사결정을 망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고등교육은 다방면에 걸쳐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 중 수업방법과 관련해 세계적으로 이러닝(e-learning), 온라인 수업(online teaching),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활용 등의 수업 형태가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활용되고 있다.최근 교육부는 이러한 경향을 더욱 확대ㆍ강화하기 위해 창의혁신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 학사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그 핵심사항으로 오프라인 대학의 원격수업 방안을 제안하였다. 그 결과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14조
사범대학 교수로 예비교사들을 가르치면서 교육에 대한 생각이 점점 달라져 왔습니다. 저 또한 처음에는 교육을 위로부터 아래로의 전달이자 과거로부터 미래로의 전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선생(先生)이란 말이 의미하는 것처럼, 먼저 살아보고, 먼저 배우고, 먼저 겪어보고, 먼저 생각해본 자가 아직 덜 살아보고, 덜 배우고, 덜 겪어보고, 덜 생각해본 자에게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는 것으로 교육을 생각해 왔습니다.물론, 그것이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교육에 대한 상식적인 관념입니다. 게다가 다른 단과대학보다 상대적으로 더욱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분위
2020년 4월이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돌이켜 보면, 작년 연말부터 들려오던 ‘코로나19’라는 것이 이렇게까지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지는 상상하지 못했다. 과거를 더듬어 보면 신종플루, 메르스 등의 감염병이 있었지만, 지금만큼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준 기억은 없다. 사실 영어교육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코로나19’에 대한 의학적 논의 혹은 사회적 영향 등을 이야기하는 것은 주제 넘는 일인 것 같다.다만 현재 상황은 과거 영어와 관련된 중요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오늘날 영어의 위상은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모두가
장자와 혜시가 물 위에서 물고기를 감상하고 있었다. 장자가 말했다. “물고기의 노님이 참으로 편안하구나! 이것이 물고기의 즐거움이로다!”혜시가 말했다. “그대가 물고기가 아닌데 어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아는가?”“그대는 내가 아니면서 내가 모를 거라 어찌 아는가?”“나는 그대가 아니니 그대를 알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그대 또한 물고기가 아니니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지 못한다.”“다시 그 근본으로 돌아가자! 그대는 이미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그냥 안다!”얼핏 당대의 논변가요 궤변의 달인
다시 봄이다. 그리고 다시 4ㆍ3이다.따뜻한 남쪽나라로만 생각했던 제주의 겨울이 생각보다 춥고 힘든 계절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주의 겨울이 더 춥고 혹독하게 느껴지는 것은 4ㆍ3시를 통해 접한 무자-기축년의 겨울이 뇌리에 너무 깊이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무방비상태로 산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그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해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올해로 제주4ㆍ3은 72주년을 맞이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4ㆍ3이 대한민국에서 완전한 시민권을 얻었다고 보기는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를 하며 우리는 언니 뒤를 따르렵니다 …” 아마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다수가 기억하고 있을 ’졸업식 노래’다. 초중고를 졸업한 지 한참이 흘렀으나 아직까지 이 노래가 기억에 남는다는 건 졸업식이 주는 감동이 컸음을 의미한다. 세상 그 어떤 시보다 절절하게 가슴을 적시는 이 노래를 합창할 즈음이면 여기저기서 훌쩍거리기 시작하고 졸업식장은 이내 눈물바다를 이루곤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졸업식이 주는 감흥은 서서히 퇴색되어갔고 졸업식 풍
라는 학술행사(2019.11.11-13)를 보고 들으니, 생태 환경 파괴와 오염을 경고한 침묵의 봄(Silent Spring)(레이첼 카슨)이 먼저 떠올랐다. 행복이 존재하려면 우리의 말과 글이 살아야 하고, 환경이 건강해야 한다. 언어와 환경오염으로 인한 자연 생태계 파괴는 인류의 행복을 빼앗는다. 흔히 역사는 승자(강자)의 기록이요, 문학은 슬픈 약자(패자)의 기록이라면, 언어는 강자도 패자도 아닌 있는 그대로를 반영하는 거울이요, 생성 소멸하며 진화한다. 모든
우리는 오늘날 기술기반 사회 또는 기술 중심 사회에 살고 있다. 기술의 변화 속도는 너무 빠르므로 우리는 변화 속도에 발맞춰 공부하지 않으면 실패하기 쉽다.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학제 간 교육뿐만 아니라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의 융합 교육인 STEAM 교육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TEAM 교육에 대한 정의에 따르면 STEAM 교육은 과학기술에 대한 학생의 흥미와 이해를 높이고 과학기술 기반의 융합적 사고력과 실생활 문제 해결력을 배양하는 교육이다. 현재 STEAM 교육에서 기술의 역할은 점점
우리 교육이 문제다. 경제발전기에는 우리의 평균주의 성과가 나름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렀는데 아직도 50년 전과 똑같은 학기 시스템과 수업 과목으로 똑같은 지식을 가르치고 있다. 평균주의가 지향하는 정상적인 경로란 없다. 표준 경로도 없다. 더 빠른 것이 더 훌륭하지도 않다. 인간은 각각의 속도로 발전한다. 그런데 이런 가치를 강요해 왔다. 그래서 개개인의 존엄성이 훼손되었다. 성공을 위해 경쟁만 일삼고 성적이 급급했다. 성공에 이르는 길은 늘 시험과 성적으로 귀결되었다(토드로즈, 평균의 종말).우리의 삶은 ‘암기력’이 좌우했다
소확행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줄인 말이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가능한 행복이나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을 뜻하는 유행어이다. 2018년 인크루트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소확행이 유행어 1위를 차지하였다. 평범한 행복, 소소한 가치에 집중하는 말에 사람들이 공감한 것이다. 거창하고 오랜 기간 준비해야 하는 커다란 이상을 추구하느라 모든 것을 뒤로 미루는 삶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지금 확실하게 누릴 수 있는 행복과 작은 기쁨의 가치를 중시하는 단어이다. 그런데 문제는 소확행을 너무 강조하다
다시 새 학기가 시작되어 강의실에서 새로운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한 지 꽤 오랜 시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나는 수업 첫 시간에 나의 수업 모토 두 가지를 수강생들에게 알려준다. 이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나의 수업 모토를 강조하는 것은 여전히 대학의 수업 분위기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우리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논의 중인 주제에 대해 나름대로 매우 독창적이거나 논의 전개에 도움이 되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드러내놓고 이야기하기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강의
"증가하는 도시 집중으로 도시의 영향력은 커져가 도시문제에 대한 무관심은 삶의 질 하락을 초래" "심해지는 교통·주거문제 적극적 해결 나서야 철저한 분석과 예측 통해 시민 불편함 최소화해야" 대한민국의 전 국토 중 도시에서 사는 인구의 비율은 90퍼센트가 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의 2018년 기준 도시계획 현황을 보면 도시지역은 국토 면적의 16.6퍼센트이지만 인구의 91.8퍼센트인 4759만 명 정도가 도시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도시에 인구가 집중되는 현상은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도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