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태극기에 쓰인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줬다. 그 이후 연예인 박명수씨가 줄임말인 ‘중꺾마’를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고 재창조했고, 원본 유행어보다 더 큰 호응을 얻어 일명 ‘밈’(meme)이 됐다. 사람들은 어째서 이 문구에 열광하는 것일까. 올해 1월 미국의 유명 작가이자 유튜버인 마크맨슨이 한국을 방문한 후 올린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를 여행했다’라는 영상을 시청했다. 그는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임에도 불안, 우울증, 알
“사람은 혼자 있을 때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다”.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그의 저서 에서 언급한 유명한 말이다. 그는 세상이 본질적으로 ‘고통’의 장소라고 주장했다. 쇼펜하우어는 삶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고 믿었는데, 그것은 바로 ‘고독’이었다. 실제로 그는 살아생전 곁에 단 한 명의 친구도 두지 않고 지냈다.지금은 일명 혼밥, 혼영(혼자 영화), 심지어는 혼행(혼자 여행) 등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이 대세인 시대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에 대해 ‘
흔히 ‘음악이 주는 힘’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슬픈 음악을 들으면 생물학적으로 상실과 아픔에 대응하도록 돕는 프로락틴과 옥시토신과 같은 호르몬 분비가 촉진된다. 이 두 호르몬은 진통제처럼 아픔을 잊게 해서 마음을 진정시켜 주게 된다. 실제로 미국 시애틀 정신건강연구센터에서는 불안감을 다스리기 위한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를 대상으로 음악 감상 치료를 실시했더니 불안감이 40%나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보이기도 했다.특히 음악을 들으며 심호흡하는 것은 불안감과 우울 증상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제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인간도 태어났으면 언제나 그 끝에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인생에서 이별은 언제나 우리의 곁에 함께하고 있다. 끝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계속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며 오늘을 살아간다. 인간만이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하지만, 인간의 감정이란 때로는 어리석게 느껴진다. 인간의 감정이 가장 크게 동요될 때는 이별을 맞이하게 될 때인 것 같다. 이별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친구, 연인, 가족 등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한 번쯤은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별을 어떻게 맞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밝힌 후 지난 9월 11일 1차 방류가 마무리됐다.이를 두고 “오염수 방류가 정말 괜찮은 것일까?”에 대한 걱정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실제로 오염수가 방류되기 전 제주대 근처와 제주시 내 곳곳에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오고 가며 봤다.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이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안전성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오염수 방류를 찬성하고 진행하는 게 맞는 것인지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나는 오염수 방류 계획에 관해 찬성과 반대 측 어느 입장에도 속해있진 않았다. 하지만 곳곳에서
대학생에게 5월의 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당연코 ‘축제’가 1순위에 꼽히는 대답일 것이다. 졸업을 앞둔 나에게는 이번이 대학 생활 중 마지막 축제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축제에 참여하지 못했다. 5월 4주간 진행됐던 교육실습 때문이었다. 나에게 있어 5월의 꽃은 바로 이 교육실습, ‘교생’이다. 설렘으로 시작했던 실습은 낯섦의 연속이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교육 현장의 낯섦은 설렘을 지워가고 긴장만 남게 했다. 특히 실제 수업에 투입됐을 때는 대학교에서 수없이 연습했던 것이 무색하게 익숙함이 아닌 낯섦을 느꼈다. 언제나 그랬듯
스무 살이 되고 제주대학교에 22학번으로 입학해 ‘새내기’라는 파릇파릇한 호칭을 달고 캠퍼스를 거닐던 3월, 우연히 제주대신문 수습기자 모집 공고를 보게 됐다. 제대로 써본 적도 없는 지원서 양식에 나름 그럴듯한 말로 내 포부를 전하니 어느새 수습기자가 돼 있었다.제주대신문 단톡방에 초대되고 내가 처음 썼던 기사는 매학기 초 진행되는 신임 보직교수의 인터뷰 기사였다. 교수님과 이미 인터뷰 일정을 잡았던 정기자 선배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시간과 장소는 정해진 상태였다.지금 생각하면 교수님께 연락해 일정을 잡아야 하는 복잡한 과정 없이
2023년도 어김없이 새 학기가 밝았다. 몸에 깃든 관성에 버거워하며 등교하는 일상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나를 사랑하는 선택’으로 채우자고 결심했다. 작년 한 해는 친구 관계와 과제, 대외활동에 쫓겨 스스로를 돌보지 못한 게 후회가 돼서다.신나는 학교생활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신입생들은 두 말 할 것도 없다. 벌써부터 학생회관 게시판에는 동아리 홍보지가 나붙었고, 곳곳에 교내외 지원 사업 현수막이 펄럭인다. 학생회를 들어갔다거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는 친구들의 근황이 유독 크게 들리는
2022년의 끝에 다다랐다. 설레는 마음으로 연말을 준비하며 나에게 올해는 어땠을까? 떠올려본다. 올해 초에 세운 새해 목표를 되짚어보기도 하고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를 언제 이룰지도 고민한다.하지만 연말에 대한 설레는 마음도 잠시 올해를 돌아보면 정신없이 살아왔다는 생각뿐이다. 그리고 여전히 일 하나를 끝내면 새로운 일 시작하기를 반복하며 정신없이 살고 있다.이럴 때마다 ‘바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건가?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던져본다. 고등학생 때부터 나는 ‘미래를 생각하지 말고 당장 할 일부터 하자’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는 지난 6월 출간된 나태주 시인의 시집 제목이다. 나태주 시인은 이 시에서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조금쯤 모자라거나 비뚤어진 구석이 있다면 내일 다시 하거나 내일 다시 고쳐서 하면 된다. 조그마한 성공도 성공이다. 그만큼에서 그치거나 만족하라는 말이 아니고 작은 성공을 슬퍼하거나 그것을 빌미 삼아 스스로를 나무라거나 힘들게 하지 말자’는 말을 전한다.요즘 현대사회는 바쁘게 돌아간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라는 말이 현대인들의 공감을 받아 유행어로 쓰일
“추락, 오늘은 당신이 될 수 있습니다.”집으로 향하던 중 마주친 건설 현장의 현수막 문구다. 귀갓길 내내 이 문구를 보며 출근하는 노동자는 어떤 마음일까, 생각했다.머지않아 의문이 들었다. 산재사고는 온전히 개인의 부주의일까? 왜 직장에서는 그들의 퇴근을 보장해주지 않을까?고용노동부가 내건 이 문구는 왜인지 경고보다는 협박 같은 느낌이 들었다.마치 어렸을 적 엄하신 선생님께 들었던 “이 문제를 틀리면 집에 못 가”와 비슷한 맥락으로 다가왔다.비유하기에 적절치 않은 사례일 수 있지만, 어느 정도는 전통처럼 이어져 온 사회 구조를 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지난 6월 1일에 실시됐다.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교육감, 도의회의원(지역구ㆍ비례대표), 교육의원의 5개 선거가 치러졌으며, 제주시을은 재ㆍ보궐 선거로 진행됐다. 이번 지방선거 전국 투표율은 50.9%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전국 투표율인 60.2%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제주도는 65.9%였던 4년 전 대비 12.8% 낮아진 53.1%를 기록했다. 이처럼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계속해서 낮아지는 추세이며 특히 2030세대 청년 투표율이 다른 연령대 유권자들의 투표율에 비해 저조하게 나타난다. 우리
필자는 고등학교 수학여행에서 청와대를 탐방해 본 경험이 있다.이번 새 정부가 최고 권력자의 전유 공간을 74년 만에 국민에게 공개한다고 하는데 고등학생 때와는 얼마나 다를지 궁금해 청와대 경내와 북악산 등산로 신규 개방구간을 둘러보고 왔다.등산로 코스와 청와대 경내를 둘러보는 데는 두 시간 정도가 걸렸다.관람 프로그램은 존재했으나 경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지는 못했던 기존과는 달리 이번 개방은 건물 내부를 제외한 청와대 본관과 영빈관, 상춘재, 대통령 관저 등을 둘러볼 수 있었다.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호기심에 가
4월 5일은 제77회 식목일이었다. 필자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는 식목일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필자의 주변에는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경북 울진을 시작으로 삼척·강릉·동해 지역을 강타한 산불로 인해 엄청난 숫자의 나무가 소실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동해안 산불 피해 지역에서 불에 탄 나무가 울진·삼척에서 1961만 7587그루, 강릉·동해 522만 1872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산불로 인해 소실된 나무를 생각해서라도 올해 식목일에는 꼭 나무를 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어디에 나무를
최근 SNS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조회수가 증가하며 인기 순위에 오른 영상이 하나 있다“공정함이 무너지면 그 피해와 충격이 얼마나 크게 돌아오는지 이번에 새삼 느꼈습니다” JTBC 뉴스룸의 앵커 마무리 멘트이다. 뉴스룸은 해당 멘트와 함께 가수 비스트의 ‘shock’을 배경음악으로 틀며 뉴스를 마무리했다. 누리꾼들은 이 영상을 보며 속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무엇이 공정함을 무너뜨리고 그들을 충격에 빠뜨렸을까. 2022년 2월 7일 베이징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이 열렸다. 해당 경기에서 각각 1, 2위
2022년을 향한 두 차례의 학내 선거가 모두 끝이 났다. 많은 학내구성원이 투표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명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학내투표참여율이 저조해지고 있다.총학생회 투표율만 보더라도 학내 투표 참여율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021학년도 제53대 총학생회 선거에 4353표가 반영됐고, 2022학년도 제54대 총학생회 선거는 작년 대비 약 400표 정도가 줄어든 3987표가 반영됐다.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 19로 인해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대비 더욱
여느 날처럼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아파트 현관 앞에서 이웃 층 어르신을 마주쳤다. 일면식이 있던 터라 먼저 인사를 드렸더니 반갑게 받아주셨다. 때마침 엘리베이터가 도착해 함께 올라탔다. 잠깐의 정적이 어색해 올라가는 층수만 바라보고 있을 즈음 어르신께서 내 나이를 물으셨다. 스물한 살이라 대답해드렸는데 한참 말이 없으셨다.목소리가 작아 듣지 못하셨나 싶어 다시 말씀드리려는 찰나에, 어르신께서 ‘나도 그럴 때가 있었지…’ 말씀하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내 어르신은 내게 ‘너는 평생 늙지 말아라’고 당부
비싼 옷, 비싼 차, 비싼 악세서리 최근 유행하는 SNS를 보다 보면 자신의 소비를 과시하는 듯한 게시물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른바 ‘플렉스’ 문화라고도 하는 과시 소비문화는 소위 ‘MZ 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다. ‘MZ’ 세대란 현재 20, 30대를 가리키는 용어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즉,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이 주를 이루는 이 MZ세대에서 남들과 다른 이색문화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 ‘플렉스’ 문화도 그중 하나다. 현재 MZ세대는 이런 소비형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자신이
신유빈 선수는 2020 도쿄올림픽 여자 탁구 단식 2라운드 룩셈부르크의 니시아리안 선수와의 승부에서 세트스코어 4-3으로 승리했다. 만 17세인 신유빈이 상대한 니시아리안은 1963년생 만 58세로, 두 선수의 나이 차는 무려 41살 차이다.‘탁구 할매’라 불리는 니시아리안 선수는 자신을 이긴 신유빈을 매우 칭찬했다. 또한 그는 “오늘의 나는 내일보다 젊다. 계속 도전하라. 대신 즐기면서 하는 건 잊지 말라”며 도전을 강조했다. 우리는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마주하게 되면 쉽게 포기한다.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결정짓고 ‘자신이 할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일상이 많이 바뀌었다. 사람들 간의 접촉을 피하도록 유도되며 자연스럽게 사람 간의 만남이 줄었다. 마스크를 항상 끼고 다니고, 일과 경제활동도 비대면으로 하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모습이다. 어느새 ‘언택트‘라는 단어가 우리 사이에 녹아들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는 일이 점점 어색해지는 것은 조금 안타깝다. 대화가 온라인 메신저로 대체되고,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지만, 점점 우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무덤덤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노래 ‘홍연’ 가사에는 “세상에 처음 날 때 인연인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