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위 말하는 ‘칼답러’다. 카카오톡 알림음이 울리면 바로 어플로 들어가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장한다. 종종 다른 일상 중에도 수시로 어플을 확인하며 나에게 온 중요한 메시지는 없는지 확인하곤 한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카카오톡과 같은 ‘인스턴트 메신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부쩍 많아졌다. ‘인스턴트 메신저’는 인터넷 같은 네트워크를 이용해 즉각적인 텍스트 통신을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카카오톡, 라인, 페이스북 메신저 등이 모두 인스턴트 메신저에 해당된다.인스턴트 메신저는 문자보다 가볍게 주고받을
매년 이맘때쯤이면 대학생들의 가장 큰 걱정은 진로문제일 것이다. 대학생활은 졸업해서 좋은 직장을 얻고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가 하는 불안한 미래에 대한 고민의 연속선상에 있다. 연말이면 그 중압감은 더욱 크다.졸업은 곧,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독립을 선언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그 막연한 두려움과 정해지지 않은 직업으로 인해 어느 누구에게도 죄책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의 삶에 있어 최우선 순위는 행복이기 때문이다.지금도 그렇고 부모세대도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스펙을 쌓기 위해 온종일 도서관에 앉아 공부하는
우리 시대 청년들의 화두는 무엇일까. 코로나19로 헝클어진 교우관계, 컴퓨터 화면으로 대체된 강의실, 폭넓은 교양과 지성을 연마하는 데 매진할 시간을 취업과 스펙 쌓기에 몰입하여야 하는 노력의 불일치. 청년의 삶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 더욱 팍팍하다. 이 와중에 청년을 향한 어설픈 정책들은 오히려 청년의 마음에 생채기만 낼 뿐이다. 80년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는 3S 정책을 폈다. 국민의 관심을 스포츠(Sports), 성 풍속(Sex), 엔터테인먼트(Screen) 등으로 돌려서 민주화 운동이나 정치·사회적 문제 제기를 무력화
여느 날처럼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아파트 현관 앞에서 이웃 층 어르신을 마주쳤다. 일면식이 있던 터라 먼저 인사를 드렸더니 반갑게 받아주셨다. 때마침 엘리베이터가 도착해 함께 올라탔다. 잠깐의 정적이 어색해 올라가는 층수만 바라보고 있을 즈음 어르신께서 내 나이를 물으셨다. 스물한 살이라 대답해드렸는데 한참 말이 없으셨다.목소리가 작아 듣지 못하셨나 싶어 다시 말씀드리려는 찰나에, 어르신께서 ‘나도 그럴 때가 있었지…’ 말씀하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내 어르신은 내게 ‘너는 평생 늙지 말아라’고 당부
선관위 직원은 아니지만 결론먼저 내리면 내년 대선에 투표 참여를 권한다. 투표 불참도 자유지만 투표권은 헌법에 규정된 국민 주권을 행사하는 수단이다. 지금이야 당연한 권리지만 대통령을 직접 다시 뽑게 된 것은 1987년 우리 국민들이 일어선 민주화운동 성과 중 하나다. 광주 학살의 주범이었던 전두환씨는 ‘체육관 대통령’이었다. 최근 사망하면서 ‘국가장’ 논란이 있었던 노태우씨는 광주학살의 또 다른 주범이었지만 국민들이 직접 뽑은 대통령이었다. 감옥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촛불로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 모두 국민들의 선택이었다.
제주칼(KAL)호텔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고도제한 개념조차 없던 시절인 1974년 지어진 제주칼호텔은 19층에 72m 높이다. 제주칼호텔은 2014년 롯데시티 제주호텔(22층ㆍ89m)과 2020년 제주드림타워(38층ㆍ169m)가 차례로 들어서기 전까지 40년여 간 제주를 대표하는 마천루이자 관광도시의 상징이었다.제주칼호텔이 팔리고 나면 건물이 헐리고 주상복합아파트가 개발된다고 한다.중년 이상 도민들은 또렷이 기억하겠지만 과거 제주칼호텔이 위치한 제주시 원도심 일대는 제주의 경제ㆍ사회ㆍ문화의 중심지였지만 확연히 달라졌다.인파가 북적
“나는 우리의 살과 뼈를 갉아먹으며 노리개로 만드는 세계적 관광지 제2의 하와이보다는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서 생활의 보금자리로서의 제주도를 원하기에 특별법 저지, 2차 종합개발계획 폐기를 외치며 또한 이를 추진하는 민자당 타도를 외치며 이 길을 간다.”양용찬 열사가 1991년 11월 7일, 25년의 아주 짧은 생(生)을 마감하며 남긴 글이다. 그는 부모님에게도 작별을 고했다.‘아버님 전상서’란 유서(遺書)에서 양 열사는 “고난의 세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모진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해를 넘긴 UR(우루과이라운드)은
제주 BOOK카페 제주 리얼리즘 문학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김경훈 시인의 시집 『수선화 밭에서』의 표지는 수선화처럼 하얗다. 그는 지금까지 4ㆍ3 유적지, 강정 해군기지 건설 현장, 제2공항 갈등이 첨예한 현장에서 시를 써왔다. 시의 진면목은 그의 낭독을 통해 나타나는데, 실제 연극 연출가이자 배우이기도 한 그가 시를 읊는 것을 들으면 제주 수선화 같다.그는 4ㆍ3 진상 규명을 위한 취재를 하며 4ㆍ3시를 써왔다. 그래서 수많은 이름들이 억울하게 쓰러져간 것에 괴로웠을 것이다. 4ㆍ3은 각명비를 보면 알 수
벌써 다음 학기가 마지막 학기다. 대학교에 오면서 많은 일이 있었고 나름대로 잘 다닌 것 같다. 그러나 이제 막 코로나가 끝나가는 시기에 학교를 떠나야 하니 마음이 복잡하다. 필자가 1학년이었을 때 제주대학교를 마지막으로 다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학교는 비대면 강의를 진행했다. 대부분의 행사들은 사라졌다. 사람들과 모임을 가지기도 힘들었다. 같은 길을 걸어도 달마다 건물 속의 가게가 폐업하고 새로 들어왔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글은 싹 사라졌었
몇 달 전, 집 정리를 하다 부엌 한쪽 구석에 쌓여있던 새 텀블러들을 발견한 적이 있다. 직접 산 것은 아니고 그동안 참여했었던 여러 행사, 박람회, 지역 축제 등에서 받은 홍보ㆍ판촉용 텀블러들이었다. 몇 년이 지나도록 포장 한번 뜯지 않은 채 보관돼 있었고 디자인과 기능을 따져보았을 때 앞으로도 손이 갈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새 물건들을 버릴 수 없어 다시 선반을 닫았던 기억이 난다.갈수록 심각해지는 지구 온난화와 이상기후 현상이 계속되는 현재,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은 이제 너무도 당연한
1998년 언론홍보학과 1기로 입학해 2004년 2월 졸업했다. 운좋게 대학 4학년인 2003년 11월 도내 신문사 기자가 됐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대학 때 기자 외의 진로를 생각하지 않았다. 고민이 깊지 않아 결정도 빨랐다. 졸업을 앞두고 기회가 왔고 입사 시험에 붙었다. 그 때만해도 기자를 평생할 줄 알았다. 충격적이고 슬픈 상황이 취업 이후 발생했다. 확고해 보인 결심이 너무나 쉽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기자 생활이 힘들었다. 하루하루가 난관이었다. 스스로가 이상했다. 내게 묻고 또 물었다. ‘기자 하고 싶다며? 원하던
제주대신문은 10월 1일자로 7명의 수습기자가 발령받으면서 총 11명의 구성원이 활동 중이다. 저마다 자신의 꿈과 목표를 위해 입사해 다양한 학내 이슈를 취재하고 있다. 나아가 도내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관심을 가지고 기자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기사 작성은 인터뷰, 현장방문, 자료수집이 기본이지만, 무엇보다 인터뷰라고 볼 수 있다. 학교 본부나 관계자들의 말이 결국 기사의 정보이기 때문이다.학생 기자들은 신문사 구성원들과의 회의를 거쳐 작성한 취재계획서를 바탕으로 다양한 질문을 작성해 인터뷰를 요청한다. 만반의 준비를 다 한 학생
김신숙 시인은 이 동시집을 ‘구술 동시집’이라고 말한다. 해녀인 어머니의 얘기를 듣고 쓴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열두 살 해녀는 시인이 아니라 그의 어머니다. 말하는 이가 어머니다. 열두 살부터 우도에서 물질을 시작했으니 열두 살 무렵의 이야기를 동시로 묶은 책이 이 동시집이다. 자신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어머니(시인의 외할머니)의 물질 이야기도 들어있다. 1960년대 우도에서 물질을 한 이야기가 시로 형상화되었다. 검멀레 검은 모래를 시멘트와 섞어서 물통을 만들기도 했고, 우도는 나무가 많지 않아서 소똥이 땔감이었고,
필자는 일을 많이 했다. 청소, 홀서빙, 캐셔, 방역, 학원 강사, 대필하는 일까지. 정말 많은 일을 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별별 일을 많이 겪었다. 오늘은 필자가 겪은 일과 개인적인 생각을 적으려고 한다. 아주 추운 겨울에 한라봉 선별 작업을 한 적이 있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 7시가 넘도록 일을 했지만 수당이 잘 나오지도 않았다. 시급이 만원이었다. 만원이라니. 청소나 방역을 해도 식사를 하게 해주고 쉬는 시간을 준다. 물과 커피를 주고 적어도 사람처럼 대해준다. 그리고 일당으로 지급한다. 그 곳은 기분파였다. 갑자기 나에게
백문아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다. 백번 듣는 것이 한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그만큼 직접 경험은 우리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거나 비교적 대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팬데믹 상황에서는 직접 경험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시기인 스물 초반.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많은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내 스무 살 또한 순식간에 지나가고 말았다.그렇지만 인간에게는 ‘간접경험’이라는 게 존재한다.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우는 게 있는가 하면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읽는
내년 5월 27일이면, 제주 유일의 국립대학교인 제주대학교가 개교 70주년을 맞는다. 사람으로 치면 고희(古稀)다. 중국 당(唐)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곡강시(曲江詩)’에 나오는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에서 유래한 말이다. 뜻대로 해도 어긋남이 없는 나이라고도 한다. 2500여 년 전 공자(孔子)는 자신이 살아온 70세를 회고하기를 ‘내 나이 칠십이 되니 마음 가는 대로 해도 거리낌이 없었다(七十而 從心所欲不踰矩)’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대학당국은 ‘70주년 기념사업 아이디어’와 ‘70주년 기념 캐치프레이즈’ 공모
가을에는 시를 읽거나 홀로 여행을 떠나는 게 제격이다. 시를 읽는 것은 시인이 활자 속에 숨겨둔 비밀들을 하나둘 캐어내는 광부처럼 재미가 쏠쏠하다. 여행은 또 다른 나를 찾는 시간이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이 시기에 꼭 필요하다. 옛 사람들이 시라는 단어를 참 잘 지었다. 말씀 언(言)에 절 사(寺)가 합쳐서 시(詩)자를 만들었다. 절에서 조용하게 말을 하듯 글을 써야 한다는 선인들의 지혜가 엿보인다.지금은 많이 그 의미가 퇴색됐지만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은 아직도 유효하다. 앞서 가을에는 수필이나 소설 등 다른 장르가 아닌
비싼 옷, 비싼 차, 비싼 악세서리 최근 유행하는 SNS를 보다 보면 자신의 소비를 과시하는 듯한 게시물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른바 ‘플렉스’ 문화라고도 하는 과시 소비문화는 소위 ‘MZ 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다. ‘MZ’ 세대란 현재 20, 30대를 가리키는 용어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즉,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이 주를 이루는 이 MZ세대에서 남들과 다른 이색문화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 ‘플렉스’ 문화도 그중 하나다. 현재 MZ세대는 이런 소비형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자신이
2022년 3월 9일 대통령선거와 6월 1일 지방선거가 열린다. 각 정당별로 대선 후보선출을 위한 선거 과정이 한창이다. 대선과정을 보면 아쉽게도 미래보다는 과거 의제에 머물러 있다. 소위 ‘네거티브’한 프레임이 전면화 되면서 국민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도지사 임기를 못 채우고 대선에 출마한 원희룡 전직 지사로 인해 ‘도정 공백’도 생겼다는 비판도 있지만 벌써 잊혀져가는 존재가 되고 있다.대신 내년 도지사 선거 등을 놓고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헌법상 주권자인 우리 입장에서는 대선과 지방선거 모두 중요하다.
제주 BOOK카페 ⑦ 햄버거만 보면 김금희의 소설 『너무 한낮의 연애』(문학동네, 2016)가 떠오를 정도로 그 책이 좋았다. 임철우의 소설 『돌담에 속삭이는』(현대문학, 2019)은 제주에 접근하는 방식에서 연륜이 느껴져 완급 조절이 괜찮았다. 김금희의 소설 『복자에게』(문학동네, 2020)는 복자성당이 연상돼 반가웠다. 결국 독서는 읽는 사람 마음대로 읽는다.1900년 서귀포 본당으로 설립돼 출발한 서귀포 천주교 교회는 모슬포 본당, 서귀 복자 본당, 성산포 본당, 효돈 본당으로 분리됐다. 1987년 6월 항쟁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