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고배를 마셨던 터라 이번에 응모하면서 또 낙선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내 글을 뽑아주셔서 감사드린다. 하고자하는 말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아서, 자료를 생각보다 많이 준비하지 못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망설여지던 글이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밖으로 꺼낸 이유는 내가 창조해낸 인물들이 사랑스러워서였다. 처음 인물들을 만들어 내면서, 이 인물들이
아홉 편의 소설이 응모되었고, 이 가운데 「경마장 밑바닥」을 아무런 망설임 없이 당선작으로 뽑았다. 다른 작품들은 대부분 사건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하면서, 대부분 작위적인 의미 부여만 앙상하게 남은 양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눈동자」의 경우 실험적인 면모가 눈에 띄었다. 『이솝 우화』 가운데 「당나귀를 팔러가는 아버지와 아들」의 내용을 끌고 와서 여러
전기뱀장이 한 마리가 사나발톱이 찌릿찌릿등을 말고 눈알이 빠지게손톱깎이를 들고 전쟁을 치르는데지 애비 닮아 발톱도 저 모양이지어느새 어머니가 내 앞에 자리를 잡으셨다툭툭툭30년 가까이 숙련된 장인의 손놀림발톱이 가지런히 떨어져 나가고전기뱀장어도 제 집을 찾아 나갔다어머니 손에 뽑힌 두루마리 휴지 한장어느새 걸레가 되어 방바닥에 떨어진 발톱을 훔친다피터팬인
강 건너 산이 어둑해지는 시간 울긋불긋 물기가 묻은 조약돌 하나를 집어들었다 돌아가는 해는 뒷모습을 남겼고 한 줌의 약속은 언젠가 퐁당 빠져버릴 물수제비였을 뿐 노을은 가을을 부르고 기억 속에서 봄도 여름도 불그스레 물들면 너의 눈이 놓아주는 징검다리를 건넜던 푸르기보다 시리던 날들을 생각했다 그리하여 노을도 지고 그림자만이 남은 시간에는 어느덧 손에 쥐었
부족한 나에게 주어진 상이라 수상소감을 쓴다는 게 부끄럽다. 실패작과 성공작을 떠나 내 스스로 내 시를 가치있게 바라보고 싶었을 뿐인데, 타인 또한 내 시를 예쁘게 봐 줬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이와 함께 앞으로 더 잘하라고 주는 상이라 생각하며 글을 쓰는 데 있어 온 힘을 다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내가 시를 읽고 쓰는 건 대부분의 사람이 산이나 바다를 통해
부족한 시에 넘치는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시를 쓰는 일에 큰 보람을 느꼈다. 나는 작년 이맘때쯤부터 시를 썼다. 평생 시집 한 권 사서 본 적 없던 내가 시를 쓰게 된 것은 한 교수님의 말씀 때문이었다. ‘시를 쓸 줄도 모르면서 어떻게 시를 이해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시를 또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나는 조금 충격을 받았다. 지금
응모된 여러 학생의 시들 중 두 사람의 시, 그 중에서도 각각 ‘발톱을 깎으며’와 ‘모람모람’이 눈에 들어왔다. 이 시들은 다른 시들에서 많이 보이는 감정의 과잉, 장광설, 상투적 표현 등에서 많이 벗어나 있었다. 결국 두 작품 중 하나를 제외하기가 어려워 가작이라는 편법을 쓰기로 했다. 굳이 하나를 택하라면 &l
2010년은 제주도 출신자가 일본 이주를 시작한지 100년이 되는 해였다. 현재 재일(在日)제주인은 2012년 기준으로 재일한인 54만5401명 중 8만6231명으로 약 15.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일제강점기에 징병ㆍ징용 등 강제적으로 이주(involuntary emigration)되거나 해방 이후 제주 4ㆍ3사건과 한국전쟁을 피해, 그리고 이
미국에서 어떤 교수가 강의 도중 갑자기 100달러짜리 지폐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청중에게 물었다. “이거 가질 사람 손들어 보세요.” 당연히 모든 사람이 손을 들었다. 그것을 본 교수는 갑자기 100달러짜리 지폐를 주먹에 꽉 쥐어서 꾸기더니 다시 물었다. “아직도 이 돈을 가지기 원하십니까?”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2009년 7월 G8 확대정상희의에서 앞으로 세계를 바꿀 7대 신기술 분야를 선정하였는데 그 7개 기술 분야는 스마트그리드, 에너지 효율, 태양광에너지, 탄소포집저장기술, 바이오에너지, 첨단자동차, 친환경석탄기술이었다. 더 나아가서 G8 정상들은 각 기술 분야를 선도할 국가들을 선정하였는데 한국이 스마트그리드 선도국가로 지정되었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의 그
지난 22일 (주)SK핀크스를 취재하기 위해 버스를 탔다. 이 행사는 ‘일하기 좋~은 기업탐방 견학프로그램’으로 취업전략본부 주최로 진행됐다. (주)SK핀크스는 제주 핀크스 리조트가 2010년 9월 SK네트웍스의 자회사로 바뀌어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제주대와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앞으로 공동 현장실습, 산학 인턴
최근 제주 사회의 담론체계에서 ‘제주인’은 이념적으로나 실천적으로 늘 그 중심에 놓인다. 제주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제주인으로 살아가며, 흔적을 물려준다는 것은 곧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현실 인식의 틀이 되어 왔다.제주문화, 제주인이라는 용어가 정확히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도로교통망의 형성, 광범위한 커뮤니
제주를 일러 ‘신들의 고향’이라고 부른다. 이 섬에 태어나고 바람 속에서 자라며 예술혼을 담금질해온 예술가들이라면 누구나 제주의 만신전과 그 속에 스미어 있는 신들의 이야기에 심취한다. 그것은 단지 신화 속의 판타스틱한 영웅담을 모사하고 재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흔히 모든 예술의 밑바탕은 문학이라고 한다. 문학의 밑바탕은 다름 아닌
필자는 3월 22일 제주도의회 4ㆍ3특별위원회 출범 20주년 기념 강연회에서 4ㆍ3문제해결을 위한 새 정부의 역할과 과제의 기조 강연을 하였다. 올해가 제주 4ㆍ3 대량학살의 비극을 맞은 지 65주년이다. 제주도 사람들은 새누리당의 박근혜 정부가 민주통합당과 똑같이 완전한 4ㆍ3의 해결을 공약으로 내놓았고 그 결과 제주도민 다수의 지지를 얻어 새 정부를 출
‘계란을 1미터 아래로 떨어뜨리면서 깨뜨리지는 않아야 합니다. 어찌 해야 할까요?’라고 미얀마 승려가 묻는 수수께끼에 여러분은 어떠한 답을 할 것인가요? 인생은 수수께끼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자기 나름대로 창의적으로 수수께끼의 답을 찾아야 하는 것처럼 인생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조선후기 제주사람 이한우의 고향인식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는 제주를 말할 때마다 늘 ‘영주십경’이 손꼽힌다. 그런데 탐라(耽羅)나 제주(濟州) 대신 영주(瀛洲)라는 말을 쓰는 것도 낯설지만, 중국산수화의 화제인 소상팔경(瀟湘八景)에서 비롯된 관동팔경이나 단양팔경과는 달리 십경을 말하는 것도 낯설다. 물론 이 낯설음은 이즈음에 우리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유목적적인 행위다. 인간의 행위치고 목적을 가지지 않은 것이 없듯이, 독서도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자주 망각하곤 한다. 책을 읽다가 내용에 함몰되거나 부분적인 내용 파악에 빠져 목적을 잃어버리기 일쑤다. 그만큼 책 읽기는 쉽지 않다. 독서의 목적과 학문의 방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특히 학생)들에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이 ‘정치, 삶을 만나다’를 주제로 지난 16일 오후 3시 벤처마루 10층에서 강연회를 열었다. 인문학 모임인 ‘유목민’과 ‘함께 꿈꾸는 제주’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강연회는 이규배(제주국제대) 교수의 사회로 2시간 가량 진행됐다. 다음은 이철희 소장의 강연을 요약정리
이 칼럼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후원으로 제주대학교 과학기술사회연구센터에서 기획 운영합니다. STS연구센터는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주대학교 과학기술사회연구센터 홈페이지 (http://sts.jejunu.ac.kr), 트위터(http://twitter.com/jejusts), 페이스북(http://facebook.com/jejusts). 우리 주
Ⅰ. 문제제기우리나라 초등교육은 ‘글방’이나 ‘서당(書堂)’에서 동네의 아이들을 모아 놓고 주로 개인적인 지도를 하게 된 데서 시작되었다. 초등교육은 처음부터 소규모에서 출발한 셈이다. 그래서 도시와 농촌에 상관없이 학교의 규모나 학생 수가 문제되지 않았다. 그러나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을 시작으로 1970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