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으론 부러웠다. 집단휴학에 국가시험(이하 국시)까지 취소했다. 어려운 선택이지만 그들끼리 의기투합해 이뤄냈다.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은 학생의 순수성. 그 힘은 투쟁에 있어 너무도 막대해 시민사회의 절대적 지지를 얻곤 한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의대생 구제를 반대하는 청원에 약 57만 명이나 동의했다. 국가가 구제하리라 생각해 집단행동에 나섰다는 비판이 대다수였다. 당시 의대생은 정부의 추가 접수 기회와 시험 연기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당연히 내년을 준비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논란이 잠잠해지자 9월 말 슬그머니 다섯 줄짜
2021학년도 총여학생회는 입후보자가 없어 보궐선거로 넘어가게 됐다. 지금까지 제주대는 52대 총학생회, 35대 총여학생회까지 총학생회장과 부회장은 모두 남자였고, 당연한 얘기지만 총여학생회장과 부회장은 모두 여자였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여학생회가 폐지되거나 장기간 공석으로 남아있는 추세다. 우리 학교에서도 총여학생회를 폐지하거나 총여학생회를 총학생회 아래의 하나의 국으로 두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총여학생회는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낮았을 때, 대학 내 소수자였던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이들
제주대의 청렴도에 빨간 불이 켜졌다.교육부는 최근 제주대학교 종합감사결과를 공개했다. 54건의 부당사례가 적발됐다. 인사ㆍ복무분야 13건, 입학ㆍ학사분야 16건, 예산ㆍ회계분야 10건, 산단ㆍ연구비분야 10건, 시설분야 5건이다. 총 216페이지로 구성된 감사결과는 ‘기본에 충실한 대학,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인 제주대의 민낯을 드러냈다. 크고 작은 지적사항들이 있었지만 그 중 부당 출석처리, 시험문제 중복 출제, 장학금 부당 지급과 관련한 문제가 눈에 띄었다. 제주대학교 학칙 제25조에 따르면 과목당 수업시간의 4분의 3이상 출석
8월 10일 오전 10시, 수강신청을 했다. 벌써 6번째 수강신청이다. 매 학기 수강신청을 하지만 항상 떨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수강신청기간은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이지만 대부분의 수강신청은 5분안에 마무리 된다.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강의는 1분 안에 마감되기도 한다. 우스갯소리로 수강신청을 ‘교수님 티켓팅’이라고 한다. 강의를 듣고 싶은 학생에 비해 개설되는 강좌 수, 수강신청 가능인원이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수강신청은 스피드전이다. 1초라도 늦는다면 원하는 수업을 못 듣는다. 고작 1초 늦었다는 이
최근 교내에 ‘주민 생존권 말살하는 BTL 사업중단!!’, ‘상생방안 협상에 즉각 나서라’ 라는 현수막이 붙었다. 매일 저녁 정문에서 산천단 마을 제대 제4차 BTL사업 저지 투쟁 위원회가 기숙사 증설을 반대하며 시위를 진행한다. 현재 학생생활관은 3호관 A동을 제외하고 2인 1실, 1인 1실을 제공한다. 타 대학이 6인 1실, 4일 1실을 제공하는데 비하면 훨씬 나은 수준이다. 학생생활관 관리비가 지속적으로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신축 기숙사인 6호관 2인실을 기준으로 하루 6300원 꼴이다. 교내에서 가장 좋은 학생생활관 시설임에
“안녕하세요. 제주대신문 학생기자 ○○○입니다” 이는 제주대신문의 기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말이다. 취재와 기사작성을 위해 학교본부나 교수님께 궁금한 내용을 여쭤보거나 인터뷰 요청을 위해 연락하는 경우가 많다. 좀 더 전문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교내뿐만 아니라 교외의 다양한 사람들에게 연락하는 경우도 있다.인터뷰 대상과 약속을 잡아도 여간 마음 졸이는 일이 아니다. 인터뷰 요청을 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인터뷰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거나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바쁘다, 일정이 밀렸다, 까먹었다는 이유로 약속된 시간
코로나19로 비대면강의 종료가 불확실해지자 학생들은 ‘강의 질 개선’과 ‘대면강의 여부와 시기에 대한 빠른 공지’를 요구했다. 최근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한 대학원 수업에서 구글링을 통해 찾을 수 있는 2008년 자료에 이름만 바꿔 마치 자신이 만든 것처럼 위장한 강의자료를 올린 교수에 대한 불만 글이 올라왔다. 취재를 위해 해당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에게 연락했으나 대부분 묵묵부답이었다. 어렵사리 답을 준 학생조차도 이 사실이 공론화되길 원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학생이 강의에 불만족 하지만 성적평가 등에 불이익이 있을까봐 아
코로나19로 인해 졸업신문이 빛을 보지는 못하지만 나에게는 특별하다. 학생기자로서의 마지막 신문이기 때문이다. 1학년 때 수습기자로 들어와 3학년 때 편집국장을 역임한 나는 군 전역 후 “편집국장의 부재로 인해 2019년을 다시 편집국장으로 보냈다. 좋은 기사를 써보자는 생각보다는 후배기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오랜 고민 끝에 수락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다시 시작한 학보사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기자 수는 여전히 부족했고 학교예산의 축소로 인해 지원조차 충분하지 않았다. 원하는 인재를 찾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였고 그런 인재
오랜생활 학생기자 활동을 하고 있었기에 많은 루머들은 들었지만 설마 이 정도 일줄은 몰랐다. ‘아우라’ 선본을 취재하면서 보지 말아야 할 것, 듣지 말아야 할 것 등을 너무나 많이 경험했다. 총유세에서 그들이 피를 토할 것 처럼 외치던 ‘일만아라를 위해 일하겠다’는 말은 배신으로 다가왔다. 모든 학생회를 일반화시키기는 싫지만 학생회를 바라보는 나의 눈은 이미 웃음 뒤에 숨어있는 그들의 이면을 보고 있는 듯하다. 그렇기에 이번 기회에 몇 가지 사안을 비판하고자 한다.첫째, ‘아우라’ 선본에 실망했다. 취재 중 아우라 선본 간부실에서
시국이 좋지 않다. 그리고 대학생들이 등장했다. 서울권 대학의 학생들은 공정한 대한민국을 외치며 거리로 뛰쳐 나왔다. 역사적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한민국이 혼란에 빠졌을 때 세상을 바꾼 건 대학생이었다. 4ㆍ19혁명, 부마항쟁 등을 통해 독재와 싸웠고 민주화를 위해 서슴없이 행동했다. 과거 제주의 대학생들 또한 4ㆍ3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진상규명 활동을 벌였다.최근 제주대는 수많은 사업을 통해 지역거점국립대학으로서의 위용을 갖췄다. 로스쿨, 의전원은 물론 제주교대와의 통합, 얼마 전에는 약학대학 유치
“제게는 원대한 꿈이 없는 대신 분노가 있었다. 분노가 저를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었고, 제가 멈출 수 없는 이유다”라며 “앞으로 졸업생들의 여정에는 부조리와 몰상식이 많이 있을 것이다. 분노하고, 부조리에 맟서 싸워 사회를 변화시키길 바란다” 서울대학교 졸업식에서 그룹 ‘방탄소년단’의 회사 대표인 방시혁은 이렇게 말했다.비단 졸업생들에게만 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가 말한 부조리와 몰상식은 적폐의 일부분이다. 적폐란 사회 곳곳에 쌓여있는 불법, 불의, 불합리, 몰상식, 부조리 등 정상에서 벗어난 폐단들을 말한다. 작게
6월 13일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인스타그램에 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내용을 살펴보니 교수의 폭언, 인격모독, 교권남용, 외모비하, 성희롱 등을 더 이상 받아드릴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어느 순간 교수가 제자들에게 해왔던 행동들이 ‘갑질’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교내에 설치된 현수막에는 ‘교수의 갑질’,‘특급 갑질’이라는 말이 눈에 쉽게 띄었다.갑질이란 계약 권리상 쌍방을 의미하는 갑을(甲乙)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갑’에 특정 행동을 폄하해 일걷는 ‘~질’이라는 접미사를 붙여 부정적인 어감이 강조된 신조어를 말한다. 즉 상대
누구에게나 생일은 있다. 생일은 ‘세상에 태어난 날’이자 ‘해마다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어린 시절, 생일은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1년 중 가장 기다리는 날이었을 것이다. 생일에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축하메시지와 선물을 주고받으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생일을 ‘나’ 자신에 대한 의미와 사랑을 확인하는 날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종종 일상이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관심이 없어서 생일을 그냥 평범하게 넘기는 경우도 있다. 생일은 매년 다시 돌아오지만 가족들이 생일을 챙겨주지 않는다면 외롭고 섭섭한 기
우리는 학교를 다니며 중간고사, 기말고사, 쪽지시험 등 다양한 시험을 치른다. 대학에서도 어김없이 시험을 본다. 하지만 사회에 일반적인 시험과는 조금 다르게 찍을 수 있는 ‘보기’가 없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서술하는 방식이다. 대학시험은 주어진 문제에 대해 그동안 배운 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생각해 답안을 작성해야하기 때문에 평소 공부를 게을리 했다면 그만큼 아는 것이 없어 답안지를 작성하기 어렵다. 그래서 시험기간이면 많은 학생들이 도서관을 찾아가 그동안 배운 것을 되새기며 열심히 공부를 한다.중간고사가 끝난 뒤 수업을 받다가 책상
벚꽃과 유채꽃이 만발하는 4월, 제주대신문에도 수습기자들이 들어와 봄을 맞이했다.방학 때부터 홀로 남아 신문사의 겨울을 보낸 만큼 수습기자들은 제주대신문의 소중한 씨앗과도 같은 존재들이다. 3월 중순부터 수습기자를 모집해 현재 5명의 인원을 뽑았다. 각자 저마다의 동기가 분명하고 열정을 갖고 들어온 만큼 앞으로 제주대신문이 잘 운영될 것이라 생각한다.편집국장으로서 수습기자들을 잘 이끌어 올가을에는 보다 알찬 제주대신문을 만들어 보고 싶다. 새로운 주간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독자들과의 연결고리를 찾고 이를 통해 대학신문이 소통의 장
중학교 한문 수업시간 때 일이다.한문 선생님께서는 첫 수업에 들어오시자마자 칠판에 ‘인사(人事)’라는 단어를 적으시곤 학생들에게 뜻을 물어보셨다.학생들은 사전에서 뜻을 찾아 단순히‘사람의 일’이라고 답했지만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에게 한자풀이를 통해 인사의 의미를 되새겨 주셨다.인사(人事)는 사람 인(人)과 일 사(事)로 구성돼 있다. 그대로 해석하면 사람의 일이 맞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일 사(事)를 단순히 일이 아닌 ‘도리’라고 풀이해 주셨다. 선생님께서는 인사란‘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도리’라며 인사를 잘해야 한다고 당부하셨다
최근 충북 제천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 때문에 대한민국이 침묵하고 있다. 사망자만 29명에 달할 정도로 매우 큰 사건이다. 먼저 글을 쓰기 전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한다.이 사건으로 인해 화재에 관한 관심도가 매우 높아졌다. 충북 제천의 화재 참사 원인도 소방점검에 힘쓰지 않아 발생한 일이다. 소방점검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이러한 참사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화재 발생 원인부터 신고, 진화작업, 소방점검 및 건물자체의 문제점까지 진화 매뉴얼 및 소방대응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허술한 대응 태세 때문에 피할 수
11월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명대사’ 선거운동본부의 이의제기를 기각, 및 재검표 했던 결과를 무효화하고 사회과학대학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이 타당했으며 선거전에 있었던 ‘인주의 60%이하는 무효표로 하겠다’라는 말이 선거세칙을 준수했다는 결정과 함께 ‘어울림’선거운동본부가 당선됐다.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동안 선거를 관장했던 사회과학대학 선거관리위원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게 많은 격려와 박수를 보내줬으면 한다. 아울러 지난호 제주대신문에서 썼던 ‘재투표’에 관한 내용은 취재원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있었던만큼 독자님들께도
이번 단과대학 사회과학대학 총학생회 선거에서 ‘어울림’ 선거운동본부와 ‘명대사’ 선거운동본부가 경선에 맞붙어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총 유권자 642명중 어울림 204표, 명대사 202표 ,무효 13표로 어울림 선거운동본부가 당선됐다. 하지만 명대사 선거운동본부의 페이스북 성명서와 이의제기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재개표를 진행, 11월 20일 밤 10시 40분경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무승부로 판정돼 21일 자정을 기준으로 3일간의 이의제기 기간, 이어지는 3일 내로 재투표 기간을 정하게 됐다.문제는 개표를 진행할 때 학내언론사가
선거로 대학 캠퍼스가 열기를 띠고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각 단위의 선거운동본부는 유권자인 학생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분주하다.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요즘이다.하지만 선거운동본부에 반감을 표하는 구성원들도 적지 않다. 한 대학생 커뮤니티 사이트 제주대학교 학생게시판 인기게시물에는 학생회 선거에 혐오감을 드러내는 글이 적지 않은 공감을 얻고 있다. 일부는 학생회 자체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가 하면 학생회 선거운동으로 발생하는 소음공해에 불만을 제기하는 학생들도 있다.학생회에 대한 무관심은 선거를 통해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