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13년 전, 그러니까 이 책이 번역ㆍ출간된 지 1년 만에 내가 접했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포착하지 못한 채,‘나만의 약점’ 때문에 자존감이 결여된 상태에서, 20년 가까이 강의와 연구에 종사하고 있던 나에게 이 책은 소중한 나를 발견하게 해준 아주 고마운 책이었다. 그래
필자는 자서전이나 평전 읽기를 매우 좋아한다. 한 위대한 인물의 일생을 통해 배우는 것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어쩌다 내게 맞는 자서전과 평전을 만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온전한 책읽기에 빠지게 된다. 디디에 에리봉이 쓴 ‘미셸 푸코, 1926-1984’(박정자 역, 그린비, 2012)가 그랬고, 박석무가 쓴 ‘다산 정약용
벌써 오래 전의 영화다. 내용조차 가물가물한 영화의 제목은 <죽은 시인의 사회>다. 이 영화에서 아직까지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한 장면과 대사 한마디가 있다. 책상에 올라가 학교를 떠나는 키팅 선생님을 배웅하는 학생들의 모습과 키팅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한 말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이다. 유명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은
화가 반 고흐는 너무나 유명한 사람이어서 누구나가 그의 이름을 알고 있다. 그리고 왠만한 사람이면 그의 그림들이 어떤 그림이며,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그는 화가가 되기 이전에 화랑에서 그림을 판매하는 사원으로 잠시 일을 한 적이 있었지만, 이후로 단 한 번도 그림을 그리는 일 외에 다른 일을 해 본적이 없었고, 오직 그림을 그리는 것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면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걱정이 앞서게 된다. 이전까지의 삶은 학교와 부모님에 의해 정해지기에 대입을 제외하면 큰 고민거리는 없어 보인다. 대학에 입학하게 되면 서울대의 김난도 교수님께서 지으신 ‘아프니까 청춘이다’처럼 각자 자신의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싸우고, 결정하고, 방황하면서 아파하는
「코드 2.0」의 저자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은 스탠퍼드 로스쿨 교수로, 헌법학과 사이버법학 분야에서 중요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한 삶의 변화와 헌법적인 가치들의 위기에 대해 천착한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구매하고, SNS를 통해 지인들과 의사소통을 하며, 사이버 공간에서 많은 시
대학에서 형법 및 형사소송법 등 법과목을 가르치고 연구하다보니 아무래도 교양서적보다는 관련 전공서적을 많이 읽게 된다. 형법 관련 전공서적들은 전공자가 이해하기에도 상당히 어려울 정도로 난해한 용어들과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법 관련 학과에 다니지 않는 학생들은 형법의 내용을 습득할 기회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형법은 우리가 국적을 바꾸지
총, 균, 쇠 (Guns germs and steel: the fates of human societies.)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 요즘 한국에서도 학문의 융·복합, 혹은 통섭이 화두가 되고 있다. 대학에서 뿐만 아니라 초·중등학교 교육과정도 ‘융합교육과정’을 지향하고, 실제로 고등학생용 ‘융합과
時間的 空間的 차이가 엄청난 孔子와 Steve Jobs를 함께 이야기 하자면 다른 점이야 당연히 수없이 많을 수 밖에 없겠지만, 그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까? 흔히 스티브 잡스를 옷차림에 있어서 무격식의 대표주자라고 여기지만, 이러한 관점은 참으로 순진한 것이다. 그의 검정 터틀셔츠와 청바지는 무격식이 아니라 오히려 의도된 ‘고도의 드레스 코드&
홀로코스트 생존 작가였던 프리모 레비(1919~1987)는 홀로코스트 문학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는 작품인 「이것이 인간인?뭏?남겼지만 모순되게도 홀로코스트의 재현 불가능성을 주장하였다. 레비의 말에 의하면 ‘생존자들은 진실 되게 증언하지 않는다. 생존자들은 가짜 증인들이다. 역사의 증인들은 가스실에서 사라져간 자들이어야 한다.’ 증언
유엔미래보고서 2040제롬 글랜, 테드 고든, 박영숙, 엘리자베스 플로레스큐여름언덕 1만5000원 학부 신입생 시절, 행정통계학 과목의 데이터 분석 과제를 하려면 학교 전산원에 가서 일일이 카드에 펀칭해서제출하고, 다음날 프린트물을 가지러갔었다. 2학기가 되자 통계패키지를 쓸수 있는 PC가 전산실에 들어왔다. 컴퓨터 사용을 위해서 OS 명령어를 따로 배워야
가깝게는 열흘 전에 좀 덜 가깝게는 삼백 여든 날 전에 수능시험이 끝났다. 4 16 세월호 참사가 있던 날로부터는 이백 스무 이틀이 된다. 작년 수능 수험생 중에 수학이 좀 모자라지만 국어와 영어에서는 만점이 기대되던 고3 친구 한 명이 시험에 응시하지 않았었다. 부모는 수능 시험 며칠 전까지 그 친구가 수능을 내던지리라는 상상을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그
동양과 서양의 차이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하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 지를 구체적으로 비교하며 말하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의 원제목은 생각의 지리: 서양인과 동양인은 어떻게 다르게 생각하나(The Geography of Thought: How Asians and Westerners Think Differently...and Why)로 동양인과 서양인
이 책의 날개에 소개된 저자 트리나 폴러스는 한국 독자를 위한 감사의 말을 전할만큼 감사와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사는 분이다. 또한 14년 동안 공동 농장에서 일하면서 우유를 짜고, 채소를 길렀고, 그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리고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식품의 우수성을 선전하는 소규모 환경 센터인 농장을 운영할 정도로 더불어 살아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프레데리크 그로(이재형 옮김)|책세상|1만4000원“오늘 아침 무슨 생각하며 학교에 왔니?”“오늘 점심 뭐 먹을까 생각했어요.”“그럼, 너는?”“빨리 방학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오늘 아침 하늘 색깔은 어땠니?&rdquo
요즘 우리 사회에서 자주 회자되는 용어 가운데 하나는 ‘안전 불감증’이다. 세월호 사건은 물론이고 요양원 화재 사건, 서울 지하철 사고 등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를 뼈저리게 확인할 수 있었고, 목하 이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지를 놓고 치열하게 고민 중이다. 하지만 나는 안전 불감증보다 더 깊은 문제는
이 책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위한 ‘철학교양서적’이다. 저자가 10여 년 동안 책의 내용과 유사한 교양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요긴하고 적절한 철학 교양서적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학생들의 현재와 미래의 삶에 실제적으로 도움을 주고자 출간한 것이다. 이 책은 총 1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마다 독립된 주제로 구성되어
키르케고르는 실존주의의 선구자이면서 현대철학의 출발점으로 알려진 철학자이다. 그는 젊은 시절 부친의 염원에 따라 목회자가 되기 위해서 신학교에 입학하였으나, 당시 국교화된 덴마크의 기성 목회자들과 끊임없이 마찰을 빗자 목회자의 길을 포기하고 철학자가 되었다. 그의 저술들은 종교인에게는 너무나 세속적으로 보였고, 철학자들에게는 너무나 종교적인 색채를 띄고 있
오래 함께 근무하며 지켜보아온 존경하는 선배 교수의 책을 평하게 되었다. 도덕적 반칙이 아닐까. 그러나 이 책은 충분히 동료 교수의 평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 저자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강단에 선 지 30년이 경과되는 시점에 그 간의 연구 논문을 선별하여 자신의 문제의식과 학문적 성과를 종합적으로 세상에 밝히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자의 삶과 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