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신체 건강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병역의 의무를 지게 된다. 의무를 다하는 기간 동안 의식주 모두가 열악하여 국군에서 지급하는 봉급으로 저축은 꿈도 꾸지 못했으며 오히려 병사들의 생활비를 부모가 보내야 할 정도였었다. 하지만 2023년 현재 병장 월급은 100만 원이며 또한 국방부와 시중 은행이 협력하여 병사의 사회 정착지원금의 목적으로 군 적금 상품을 따로 챙겨주니 육군을 기준으로 18개월 동안 복무하여 전역하면 월급과 군 적금 수령액을 합쳐 약 24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군 적금의 가입 대상은 대한민국의 병역의무를
한국 청소년들의 문해력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과문에 “심심한 사과 말씀드린다”라는 표현이 쓰이자 일부 누리꾼이 “성의 없는 사과”라며 비판했다. ‘심심하다’의 뜻을 ‘깊고 간절한’이 아니라 ‘지루하고 재미없다’라는 뜻으로 이해한 것이다. 이 외에도 ‘사흘’을 ‘4일’로 잘못 이해하거나, ‘설빔 설을 맞이하여 새로 몸을 단장하기 위한 옷ㆍ신 따위’을 빙수 프랜차이즈와 헷갈리는 사례등이 퍼지며 젊은 세대의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말이 이어지고 있다. 2021년 교육부·한국 교육과정 평가원이 주관하는 ‘국가 수준
최근 4ㆍ3을 왜곡하는 현수막이 도내 곳곳에 게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제주 4.3 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하며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는 내용으로 도민 사회가 분노로 들끓고 있지만, 4ㆍ3 왜곡 현수막을 마땅히 철거할 방법은 없다. 이 현수막들이 ‘정당 명의’로 게시됐기 때문이다. ‘옥외광고물법’ 제8조 제8항에 따르면 광고물 등의 설치에 있어 ‘정당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보장되는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하여 표시ㆍ설치하는 경우’는 현수막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없다. 정당법
제주지역에 청년들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호남통계청과 제주특별자치도가 발표한 제주 청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인구(만 19~39세)는 16만8726명으로 전체 인구(67만6759명)의 24.9%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평균(26.9%)보다 2% 포인트 낮은 수치다. 도내 청년인구 비율은 2011년 28.2%에서 2021년 24.9%로 감소했다. 2050년 청년인구는 10만6378명까지 줄어 전체 인구 대비 비중이 15.2%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청년들이 감소하는 주요 원인으로 출생률 하락과 더불어 도외 전출 증가가
‘spec’은 ‘specification’의 줄임말로, 기계나 물건의 ‘사양’과 ‘설명서’를 뜻한다. 우리가 취업을 위해 쌓는 ‘스펙’은 ‘자격’인 ‘qualification’으로 고쳐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학벌, 학점, 영어성적은 직무 역량을 위해 갖춰야 할 ‘자격’이 아닌, 내 ‘사양’을 요약한 ‘설명서’에 더 가깝다.언론계는 특히 대학 간판을 중시하기로 악명이 높다. 지방대 출신 언론인 지망생들은 내세울 수 없는 학벌을 토익 고득점으로 메꾸려 한다. 대학 졸업 요건인 토익 600점을 충족하고도 900점 만들기에 돌입하는
1970년대 초, 가족계획과 산아제한을 부르짖는 표어가 많았다.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덮어 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남자도 아기를 밴다면! 그래도 얼마든지 갖겠습니까?그러다가 2014년 ‘하나는 외롭습니다’라며 산아제한과 가족계획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인구정책이 출산장려책으로 급선회했다. 대한민국이 사라진다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0.78명이다. 올해 출산율은 작년 0.78명보다 0.05명 더
바닷가를 거닐다보면 속 빈 뿔소라를 발견하게 된다. 뿔소라는 조간대에 주로 서식한다. 뿔소라 빈 껍데기를 귀에 대면 바다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난다. 그것은 어쩌면 뿔소라의 기억이다. 소라의 나선은 해류에 따라 형성이 된다고 한다. 마치 나이테처럼 바다가 만든 무늬인 것이다.이 시집에는 두 편의 시 「뿔소라」가 있다. 앞에 실린 작품은 바닷가에 주운 껍데기에 대해서 말하고, 뒤에 수록된 작품은 그걸 갖고 집에 온 이후를 말한다. 그러니 뿔소라는 사랑일 수도 있고, 기억일 수도 있다. 두 편 모두 뿔소라에 귀를 대보는 장면이 있다.뿔소
농협은행 제주대학교 지점에서 직장생활 한 지도 봄이면 9년 차가 됩니다. 제주대학교와의 인과 연은 2007년 태풍 ‘나리’로 제주시가 물난리 피해가 있을 때 시내 모 마트 주차장에 수해로 고립된 제주대학교 대학생을 구조하면서부터였습니다.안중근 의사의 ‘백일막허도 청춘부재래(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청춘은 다시 오지 않는다)’라는 명언처럼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고교 시절 하굣길 폭우로 내천이 범람해 동창 6명을 잃고 트라우마로 방황을 하기도 했습니다.가버린 친구들을 위해서 독하게 마음먹고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내가 해야 할
나는 4년 차 제주도민이다. 하지만 누군가 제주에 관해 묻는다면 제대로 답해줄 수 없다. 코로나19로 제주 문화를 제대로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에서야 정상적으로 개최되는 전통축제에 참여하며 비로소 진짜 제주도민이 된 것만 같다.3월 9일부터 12일까지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열린 들불축제에 다녀왔다. 제주 들불축제는 가축 방목을 위해 마을별로 불을 놓았던 목축문화를 재현한 제주의 문화 축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최우수 축제로 지정될 만큼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이번 들불축제는 특이하게도 ‘불’이 빠진 들불축제였다. 최근
2023년 개강 전, 충격적인 소식이 대학과 제주 사회를 덮쳤다. 제주대학교를 비롯한 도내 모든 대학이 수시ㆍ정시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대학들은 심상치 않은 불안감을 안고 3월을 시작했다.2월에 대학들은 추가모집을 했다. 제주대는 입학정원의 6.2% 정도인 154명(정원 내 1명, 정원 외 153명)의 신입생을 충원해야 했다. 도내 다른 대학보다 비교적 나은 여건이라고 하지만, 위기에서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 잠시 유예된 것 뿐이다. 지금 드리운 먹구름은 앞으로 더욱 크고 짙어질 것이 분명하다. 걱정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요즘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는 물론 대면수업으로 정상 등교하는 재학생들의 신학기 최대 관심사는 아르바이트(이하 알바)일 게다. 용돈 마련은 물론 고금리와 고물가로 학비 부담에 한 끼 식사를 하는 데도 경제적 부담이 만만하지 않아서 그렇다.4년 만에 마스크를 벗고 등교하는 대학가에는 낭만보다는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이 역력하다. MZ세대를 빗대는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아니라 요즘은 ‘청춘은 아프다’는 말이 맞겠다. 대학생 3명 중 1명은 학자금 대출로 빚을 지면서 20대를 시작하는 게 현실이다. 그 빚은 청춘을 포기하라 강요한다.
2023년도 어김없이 새 학기가 밝았다. 몸에 깃든 관성에 버거워하며 등교하는 일상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나를 사랑하는 선택’으로 채우자고 결심했다. 작년 한 해는 친구 관계와 과제, 대외활동에 쫓겨 스스로를 돌보지 못한 게 후회가 돼서다.신나는 학교생활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신입생들은 두 말 할 것도 없다. 벌써부터 학생회관 게시판에는 동아리 홍보지가 나붙었고, 곳곳에 교내외 지원 사업 현수막이 펄럭인다. 학생회를 들어갔다거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는 친구들의 근황이 유독 크게 들리는
부산 남구에 가면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있다. 국립이다. 반듯하게 올라간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일제강점기에 자행된 아픈 역사의 기록이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다.강제징용의 대표적 사례로 영화로 알려진 ‘군함도’ 부터 위안부 할머니의 사연까지 확인 할 수 있다. 역사관 작은 한 켠에는 제주 곳곳에서 확인되는 ‘진지동굴’ 내용을 소개한다. 10여넌 전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가 조사해 공개한 일제 강점기 조선인을 강제노역에 동원했던 일본의 핵심 기업은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였다. 이들 3대 재벌을 포함해 모두 23개의 일본 기
제주 BOOK카페 < 24 >계간 《제주작가》 편집 간사를 한 적이 있다. 간사가 하는 주된 일은 원고를 취합하는 일이다. 그때 유일하게 원고지에 원고를 써서 보내오는 사람이 있었다. 민속학자 심우성이다. 솔직히 그때는 내가 민속학에 과문해 그가 어떤 인물인지 잘 몰랐다. 뒤늦게 그의 연구서를 접하며 그의 곧은 글씨체가 떠올랐다.학자는 다른 지역으로 거처를 옮기면 그 지역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는가 보다. 석주명은 경성제국대학 생약연구소(현재는 서귀포시 영천동에 있는 제주대학교 아열대농업생명과학연구소)에서 근무할 때 생물학뿐만 아니
대학생은 원하는 직장에 가기 위해 노력한다. 대학 강의에서 높은 학점을 받는 것은 원하는 직장에 가기 위한 노력 중 하나다. 이를 위해 노력 대비 높은 학점을 받는 강의인 ‘꿀강’을 많이 선택한다. 이런 선택은 강의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치를 볼 기회가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대학교는 강의를 통해 학습한 지식을 활용하여 개인 또는 사회 문제를 논리적 사고를 통해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라 생각한다. 전공 강의는 본인 학과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배우며 선택은 제한적이다. 교양 강의는 본인 학과에 제약받지 않고 자유롭게 선택할
TV 채널을 둘러보다 우연히 DMZ에 대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지뢰 사고가 날 수도 있습니다. 절대 흙이나 풀을 밟지 마세요.” 라는 멘트와 영상 안의 도로는 여느 농촌 풍경과 다르지 않지만 곳곳에 ‘지뢰’ 표지판이 스쳐 지나갔다. 그 때의 내 나이는 중학교 2학년, 한창 사춘기에 접어들 시기였다.그 때의 나는 몰랐다. DMZ가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대학생이 된 지금의 나는 중학교 때의 나와 별반 차이나지 않았다. DMZ는 그저 단순히 “비무장지대”라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랬던 나는 제주지역
얼마 전 ‘심심한’이라는 단어가 화제가 되었었다. 심심한 사과에서의 ‘심심한’은 ‘지루하고 재미가 없는’이 아니라 ‘매우 깊고 간절한’이라는 의미이지만 많은 이들이 의미를 잘못 이해하여 논란이 커졌었다.이와 유사하게 ‘금일’을 금요일로, ‘사흘’을 4일로, ‘고지식’을 고(高)지식으로 오독하는 사례도 흔하다. 1년 전 강의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설문 내용 중 ‘기성세대’의 뜻을 몰라 따로 질문하는 학생도 있었다.그러니 학교 현장에서 교과 개념이나 난이도 이전에 단어의 뜻을 몰라 교과서를 올바로 읽지 못하고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 지금도 졸업식을 맞이할 때면 어릴 적 듣고 불렀던 그 노래 구절이 저절로 떠오른다. 당시만 하더라도 초중고 졸업은 일종의 혜택이었다.제주대학교가 2022학년도 전기 수여식을 통해 학사 1454명, 석ㆍ박사 305명 총 1759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그 속엔 다양한 인생 경험과 각기 다른 사연들 또한 존재할 것이고, 앞으로의 세상사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에 대한 고민도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을 묵묵하게 거쳐 온 졸업생들에게 깊은 경의와 격려를 표한다. 그
‘시작과 끝, 끝과 시작’ 두 개의 단어는 완전히 상반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지만 누구보다 서로 얽히어 상호 연결돼 있다. 시작이 있다는 것은 끝이 있다는 것이며, 끝이 있다는 것은 시작을 했다는 것이다. 2023년 계묘년의 해가 도래했다. 누군가는 졸업을, 누군가는 입학을, 누군가는 퇴임을, 누군가는 위임을 받는 그 절묘한 끝과 시작점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끝과 시작 그 교차점에 서 있는 지금 수많은 걱정과 불안이 스쳐지나갈 것이다. 자신이 한 일이 끝났음을 자각하고 아쉬워 할 수도,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 할 수도 있다. ‘내가 새
6년 전이다. 30대 대학 강사인 김만섭은 라는 책을 펴냈다. 시간강사가 처한 고용 불안과 저임금 지식 노동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이 책은 출간 당시부터 화제가 됐다. 당시만 해도 시간강사는 직장 건강보험도 교원 지위도 적용되지 않았다. 대학원생을 포함해 대학 사회의 불공정한 갑을 관계를 정면으로 다룬 이 책이 발표된 지도 벌써 6년이 넘었다. 그 사이 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보장하고 1년 이상 임용, 3년까지 재임용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시행되었다. 일명 강사법 개정으로 강사의 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