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sad so sad / It’s a sad sad situation / And it’s getting more and more absurd / It’s sad so sad / Why can’t we talk it over / Oh it seems to me / That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살아 있는 전설’ 싱어송 라이터 엘튼 존이 1976년 발매한 가사 일부다. 이태원에서 발생한 ’10.29 참사’ 앞에서 시민들이
제주 BOOK카페 < 21 >서점 우편함을 열어보니 책 한 권이 있다. 이제 사람은 없고 책이 도착했다. 고(故) 고봉선 작가의 책 『책방길 따라 제주 한 바퀴』이다. 서점 가운데 매대에 놓았다가 제주 관련 책을 모아놓은 책꽂이 옆 동그란 탁자 위에 놓았다. 책은 마치 늦게 도착한 편지처럼 차마 꺼내서 읽어보기가 망설여졌다.책방을 운영하면 기자나 책방 관련 책을 내려는 사람이 인터뷰를 요청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러한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사전에 조사를 철저히 하는 사람과 반대로 사전 조사 없이 방문하는 경우. 결과적
기독교의 에덴동산, 중국의 무릉도원, 티베트의 샴발라 등 고통 없이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알려진 가상의 공간을 우리는 낙원(樂園)이라 부른다. 낙원에 대한 상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리에게 삶을 이어나갈 원동력이 돼줬다. 하지만 ‘모두가 행복한 세계’에 대한 단순한 상상을 넘어서 ‘이상 사회’에 걸맞은 구체성을 확보한 것들 또한 존재한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16세기 당시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사회적 부조리를 통렬히 비판하는 동시에 이러한 부조리의 이상주의적 해결 방안인 ‘유토피아’에 대한 설명한다. 유토피아의 주요
해장국은 대개 술을 마시고 난 뒤 거북한 속을 풀기 위해 마시는 국을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 ‘해장국 언론’은 2019년 한겨레에 쓴 전북대 강준만 명예교수 칼럼에서 나온 말이다. 그 칼럼에서는 “누가 나의 속을 후련하게 만들어주는가?”라는 기준에 따라 ‘의인’과 ‘참언론’의 여부가 결정된다고 지적한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해장국 언론’을 갈망하고 있는지 성찰하게 한다.해장국 언론을 갈망한다고 볼 때, 전제되는 것은 언론사를 선택적으로 접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언론에서 필요한 정보, 가치, 체계를 얻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
참담하다. 아무도 거리에서 죽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청춘의 한때가 그렇게 무참히 저버릴 까닭도 없었다. 철없는 치기도 아니었고, 주최 측이 없어서도 아니었다. 세월호 참사의 트라우마를 겪었던 아이들이, 그때 살아남은 스물의 아이들이 다시 죽음의 공포 앞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해야 하는 국가의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침묵의 애도’가 아니라 ‘책임의 추궁’이다. 뒤늦은 후회로서의 애도가 아니라 어른으로서, 한 아이의 아버지와 어머니로서, 비통의 무게를 오롯이 짊어져
나쁜 습관은 금세 배우고.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습관의 양면성은 자신의 삶에 있어 중요한 방향성을 갖게 하는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습관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이나 심리학적으로 학습된 행위가 되풀이되어 생기는, 비교적 고정된 반응 양식으로 풀이된다. 비슷한 말로는 관례나 관습, 버릇 등이 있다.습관은 한 사람을 긍정적으로 또는 부정적으로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좋은 습관은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는 지난 6월 출간된 나태주 시인의 시집 제목이다. 나태주 시인은 이 시에서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조금쯤 모자라거나 비뚤어진 구석이 있다면 내일 다시 하거나 내일 다시 고쳐서 하면 된다. 조그마한 성공도 성공이다. 그만큼에서 그치거나 만족하라는 말이 아니고 작은 성공을 슬퍼하거나 그것을 빌미 삼아 스스로를 나무라거나 힘들게 하지 말자’는 말을 전한다.요즘 현대사회는 바쁘게 돌아간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라는 말이 현대인들의 공감을 받아 유행어로 쓰일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졌다. 참사였다. 소중한 20대 청춘이, 자식이, 친구가 한순간에 사라져갔다. 어느 누구도 유족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겠지만 이태원 참사 소식은 세월호 이후 다시 전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참사 초기 윤석열 정부는 “주최자가 없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는 모습이었다. 서둘러 애도기간 선포 등으로 추모하려 했지만 이제는 추모의 마음과 함께 분노하는 국민들도 생겨나고 있다.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헌신한 일선 경찰, 일선 소방관도 있었다.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몇 시간씩 심폐소생술
제주 BOOK카페 < 20 >어렸을 때 어른들의 차에는 꼭 ‘전국도로 관광지도’가 있었다. 책으로 돼 있어서 전국 어디든 자세히 나와 있었다. 어른들은 차를 멈춘 채 지도를 짚어가며 길을 찾았다. 나는 지리부도 보는 것을 좋아해 그 책을 차에서 보는 걸 좋아했다. 차는 한림을 향했지만 나는 1번 국도를 따라 동해안을 달렸다.나는 타고난 길치다. 길라잡이로서는 부족하다. 동광리 큰넓궤 소재로 동화를 쓴 까닭으로 동광리 일대를 안내한 적이 두어 번 있다. 문제는 동광육거리다. 길치에게 육거리는 버뮤다 삼각지나 마찬가지다. 사거리면 그나
삶은 늘 낯선 것의 연속이다. 하나가 익숙해질 무렵이면 새로운 낯선 무언가가 등장하고 또 익어가는 과정이다.우리는 낯선 것을 기피하는 성향이 있다. 처음 마주한 낯선 감정에 지레 겁먹어 두려워한다. 작게는 첫걸음마를 떼는 것부터 크게는 사회에 처음 발을 디딘 스무 살의 첫 알바처럼 말이다. 처음이라는 이름 아래 걱정은 달고 사는 것이고 익숙해 마지않아 어쩌면 당연하게 여기기도 한다. 어째서 우리는 이토록 방황하고 낯선 것을 두려워하는가. 나는 여기서 의문을 시작했다. 살면서 한 번은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학생회는 없어져야 하는가. 역사적으로 시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권력기관은, 결국 시민의 손에 개혁됐다. 몇몇 자치기구가 그러한 위기에 놓였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하지만 나는 일말의 희망을 본다. 학생회는 수십 년 동안 바뀐 것이 없어도, 학우들이 직접 학교의 악습과 잘못된 관행을 바꾸려 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반의 학생회가 곧 탄생할 것이라 믿는다. 그 기반에 보탬이 되고자 경험담을 통해 학생회가 무엇을 하고,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말해보고자 한다.2019년 ‘만인’ 총학생회는 장애 학생들과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대학생들이 종이책을 갈수록 멀리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0년 전만해도 대학생의 독서량은 한 달 평균 3~4권이었지만 요즘은 1년 치와 맞먹고 있다는 것은 슬픈 현실이다. 물론 전자책이나 웹툰 등을 읽는 대학생들이 적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다.요즘 국정감사에서 대학생들의 독서율 하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9월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무소속)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역거점 국립대학 10개교의 지난해 1인당 도서대출 건수는 3.25권으로 4년 전에 견줘 절반 가까이 줄은 것을 알 수
얼마 전 MZ세대(1980년생부터 2004년생까지)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이 조사는 제주도 MZ세대의 삶과 인식 구조를 파악하여 지역사회 내에서 MZ세대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성을 설정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행되었다. 조사 결과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MZ세대의 특성과 일치하거나 어긋나는 인식이 병존하였고, 의외이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용어이다. 사실 MZ세대는 20대
“추락, 오늘은 당신이 될 수 있습니다.”집으로 향하던 중 마주친 건설 현장의 현수막 문구다. 귀갓길 내내 이 문구를 보며 출근하는 노동자는 어떤 마음일까, 생각했다.머지않아 의문이 들었다. 산재사고는 온전히 개인의 부주의일까? 왜 직장에서는 그들의 퇴근을 보장해주지 않을까?고용노동부가 내건 이 문구는 왜인지 경고보다는 협박 같은 느낌이 들었다.마치 어렸을 적 엄하신 선생님께 들었던 “이 문제를 틀리면 집에 못 가”와 비슷한 맥락으로 다가왔다.비유하기에 적절치 않은 사례일 수 있지만, 어느 정도는 전통처럼 이어져 온 사회 구조를 보
분명히 짚고 넘어가겠다. 이 글은 개인적 평가와 주장에 기반하고 있다.‘재밌다’는 평가는 주관적이다. 제목의 ‘재밌다’가 불편할 이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 글과 다른 의견도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두 프로그램을 좋아하고 즐겨본다. 프로그램을 보며 느낀 다양한 감정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살폈다. 함께 생각할 만한 의미와 질문들을 나름대로 찾았다. 이 글은 그 결과물이다. 나는 지금은 시즌 1이 끝난, tvN 예능 프로그램 ‘뿅뿅 지구 오락실’(이하 지구오락실)이 MBC의 ‘놀면 뭐하니?’보다 재밌다. 그 평가는 통계로도 나
제주 BOOK카페 < 19 > 최근에 문학가들도 여러 명 제주도로 이주했다. 떠오르는 사람들을 그냥 나열해 보면, 강지혜 시인, 최금진 시인, 임철우 소설가, 장정일 소설가, 한영인 평론가, 장이지 시인, 문태준 시인 등이 있다. 문태준 시인의 시집 《아침은 생각한다》는 시인의 말에서 “2022년 2월 제주 애월읍 장전리에서”라고 표기되어 있는바 제주도에서 이 시집을 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시를 쓰려고 늦깎이로 대학에 가서 시 공부를 할 즈음, 문태준 시인의 시를 접했다. 시도 시이지만, 1970년생이라는 프로필이 오래 기억에 남았
얼마 전, 신문에서 대학생들의 글쓰기 수준에 충격을 받은 교수님이 글쓰기 오류와 관련된 논문을 썼다는 기사를 읽었다. 기사에서는 유사 어휘의 반복, 잘못된 어휘 사용 등을 문제로 지적했고, 그에 영향을 미친 것은 영상 매체를 자주 접한 세태의 흐름인 것으로 덧붙였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는 세상에서 아날로그 감성과 같은 글은 뒷전이 되기 일쑤다.작문이 어려운 이유는 글을 자주 접하지 못한 것한테서 오는 ‘낯섦’일 것이다. 다독과 다작은 글을 잘 쓰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다. 이렇게 글을 많이 읽고 또 쓰다 보면 글을 쓸 때 중요한 것
이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나가 과거의 경험에 사로잡히거나, 혹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인해 현재에 집중하지 못했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책 은 그러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마음 챙김 방법에 대해 다양한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습관적으로 나쁜 상상에 빠져 불안감에 짓눌리고, 분주한 일상에 치여 자기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면, 그때가 바로 마음 챙김을 연습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작가는 말한다.위와 같은 마음 챙김을 실천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형식적 실천과 비형식적 실천. 우
2022년도가 3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다. 서서히 올해를 돌아보며 성과와 과제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시간이다. 동시에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 새해를 향한 발걸음의 긴장도를 지금부터 올려야 한다. 그래야 내년을 안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 우선 2학기 학사일정과 아라대동제 등을 안전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대외적으로 시행될 국정감사 등의 평가 자리를 순탄하게 건너가야 한다. 그러면서 내년 정책과 사업, 예산을 꼼꼼하고 현실적으로 편성, 수립해야 한다. 내년을 안정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이 실현할 새해 비전과 구체적인 실천
아라대동제가 21일부터 23일까지 캠퍼스 일원에서 열린다. 아워스타, 환장의 커플, 멍 때리기 대회, 보리보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제주대 아라대동제는 대학생들이 주최하는 최대 규모의 축제로 꼽힌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제주도민이 한데 어울려 화합하고 서로 소통하는 무대로서 역할을 해 왔다. 아라대동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정상 개최되지 못하다가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다.앞서 아라대동제는 2019년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된 래퍼 영비(본명 양홍원)를 섭외했다가 논란이 제기되자 부랴부랴 축제 출연을 취소했다. 당시 총학생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