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고 지내온 것은 아니지만, 나의 인간관계론을 소개하고자 한다. 고등학생 때의 일이다. 학기 초반에 같이 다니는 친구들끼리 있을 때 어딘가 소외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매점에 같이 간다든지 피시방을 간다든지 하는 그러한 행동에서 왠지 모르게 나만 빼고 가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것들은 굉장히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닌 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학업보다도 더 신경이 쓰였던 것 같다. 몇 날 며칠을 마음 속으로 끙끙 앓고 그 친구들과 잘 지내기 위한 나름의 노력도 기울였지만 변하는 건 없었
결국 사 버렸다. 군 복무 시절부터 4학년인 지금까지 꾸준히 모아온 알토란 같은 적금을 해지하고 주식을 구매했다. 나는 내가 모르는 분야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외골수지만 오르는 물가를 무시한 채 은행이 1%의 이자를 주는 것을 더는 용납할 수 없었다. 게다가 주변 사람들은 적절한 타이밍에 주식을 구매해 쏠쏠한 재미를 보는데 나만 좋은 기회를 놓치고 손해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알아본 종목을 구매하기 위해서 증권 계좌를 개설해놓고 막상 돈을 넣으려니 지금 사는 것보다 조금만 더 내려간 후에 사는 것이 낫다는 막연한 기
‘촉법소년’과 ‘N번방’. 이 둘은 최근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전자의 경우에는 법의 허점을 악용하는 청소년들이, 후자의 경우에는 피해자의 인권을 끔찍하게 훼손한 행위를 한 사람들이 문제가 됐다. 국민들의 분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곳 저곳에서 법(法, law)의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가해자의 인권이 이미 훼손당한 피해자의 인권보다 더욱 보호되는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생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법은 죄질에 비해 형량이 체감상 적다는 의견이 보편적이다. 그렇다면 국민의 목소리에 따라서 처벌의 수위를 높여
졸업을 눈앞에 두니 수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열심히 살았을까라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과 미래에 대한 고민은 매일같이 나를 생각하게 만든다. 많은 학생들이 그렇지만 나 또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좋아했다. 각종 활동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은 특별했고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미래를 설계하기도, 자극을 받기도 했다.하지만 회자정리(會者定離)라 했던가. 각자 꿈과 목표를 달려가면서 몇몇 교류는 조금씩 끊기기 시작했고 그 자리는 다시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졌다. 누군가의 의도가 아닌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만남과 이별
내가 재수하던 학원 담임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군인 한 명이 흔들리는 건 주변에서 잡아주면 되지만 사령관이 흔들리면 군인 전체가 흔들린다. 그게 군인들을 이끄는 사령관의 무게이고 책임이다. 고로 나는 너희를 이끄는 담임으로서 절대로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겠다”재수를 경험한 지 2년이 지난 지금에 나는 이 말이 자주 떠오른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가 마비됐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중에서도 요즘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대학생들이다. ‘대나무숲’이나 ‘에브리타임’ 같은 각 대학교
개강으로 즐거워야 할 3월이 지나고, 벚꽃엔딩이 마무리되는 4월말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로 개강은 비대면 강의로 이뤄지고, 사이버 강의가 한창이다. 신입생은 물론이고 재학생이 기대했던 2020년의 대학 생활은 분명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하고 비대면 수업은 계속 연장되고 있다. 우리 모두가 이런 상황을 처음 맞닥뜨리기에 혼란스러울 뿐이다. 일이 있어 교내를 걷던 중 내가 신입생으로 입학한 2015년도가 생각이 났다. 분홍빛 벚꽃이 흩날리는 교내를 걸었고, 대학생이라는 설렘에 두근거렸다. 이번 사태로 신입생들이
직전 학기의 나는, 학업과 더불어 다양한 비교과 활동에 참여했다. 나 자신의 역량을 증대하기 위해 여러 분야의 활동을 해왔다. 이러한 활동을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됐기에 몇 가지 소개하려 한다. 먼저, 제주대학교의 교양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교육혁신본부에서 기획한 활동이다. 자청비 꿈 이룸단과 학습공동체 두 개에 참여했다. 앞의 프로그램은 도내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멘토링 활동을 하는 것이며, 이어서 한 프로그램은 교내 학생들로 공동체를 구성하여 학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활동을 했다. 자청비 활동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공유할 수
코로나19가 기승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의 열쇠가 됐고, 친구들은 물론 학교와도 거리두기를 앞장서 실천 중이다. 네모난 강의실의 네모난 강의. 온라인 강의가 마냥 편할 줄 알았지만 벌써부터 아날로그가 그립다. 새내기다운 설렘에 부풀어 있던 작년의, 매일같이 드나들던 과방과 강의실, 노트북 너머로 주고받던 사소한 대화들, 강의 전 부리나케 챙겨 나가던 교재와 과제물까지 모두가 그립고 그립다.기계적으로 제출, 버튼을 누르다 뜨악한 점을 깨닫는다. 올해는 프린트를 단 한 장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작년엔 매일같이
2020년을 맞이하기 3일 전, 상상으로만 그려오던 뉴욕에 도착했다. 14시간이라는 긴 비행(인천에서 뉴욕 직항기준)은 처음이었고 새해를 외국에서 보내는 경험도 처음이라 설렘이 가득했다. 제13회 JDC 글로벌 인재 육성 해외 인턴십 연수생으로서 7주 동안 뉴욕 맨해튼에서 머물게 됐다. 뉴욕에서의 첫 시작은 인턴 면접이었다. 에이전시와의 사전 인터뷰를 바탕으로 매칭된 기업의 면접을 봤다. 시차 적응이 덜 되었고 인생 첫 인턴 면접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나의 능력과 원하는 근무시간 등을 대답하고 나서 다른 직장동료들을 소개받았다.
어떠한 새로운 일을 도전하든 간에 자신이 알게 모르게 세워놓은 선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해외연수를 다녀오기 전에는 주변의 시선에 대한 신경도 많이 쓰고, 낯도 많이 가리는 수줍음이 많은 소극적인 사람이었다.해외대학 연수 합격자 결과 발표날에 선발 공지에 올라온 내 이름을 보고 기뻤다. 한편으론 해외여행 경험이 많지도 않고 더군다나 학생 신분으로 해외에서 살아가야 하니까 솔직히 조금은 두렵기도 했다. 잘 살 수 있을까? 나 자신에게 대한 물음의 대답은 불확실함이었다.걱정과 달리 경제적인 부담을 덜고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간의 세계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해외 교육봉사라는 활동과 베트남이라는 나라에 가는 것까지 전부. 1월 5일, 나는 제주대학교 2019년 동계 아라국외봉사단의 일원으로 베트남 후에시로 향했다. 교육봉사의 장소는 후에시 Nguyen Tri Phuong (NTP) 중학교로, 시에서 명문으로 꼽히는 교육적 환경이 뛰어난 학교였다.내가 준비한 수업은 영작문 및 영문법, 그리고 영어 말하기 수업이었다. 방과후 영어수업뿐만이 아니라 정규 영어수업 시간까지 배정받았기 때문에 나로서는 부담감이 굉장했다. 그러나 명문 중학교 학생들답게 영어실력이 출중해서 진
동·식물만이 생명체는 아니다. 도시도 생명체이다. 도시가 기운이 다 빠졌을 때는 도시 재생이 필요하다. 제주도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주도의 칠성로 일대에서는 문화, 예술인들이 다양한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과 의견 충돌이 발생해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언론홍보학과 학생들은 ‘제주 원도심 리디자인(Re-design)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재생 대표 사례인 창원을 답사하여 그 방안을 탐색하고자 했다. 2박 3일간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 ‘창동 예술촌’, ‘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필자에게 2019년은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준비하던 공무원시험에 합격했고 2학기 때 복학을 해 다시 학생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복학했을 당시에는 모든 환경이 낯설었고 새로웠다. 과거 학교는 그저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며 시험을 보는 곳이었고 동아리활동을 하며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였다. 하지만 시험에 합격하고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그리고 학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순간 도움을 준 것이 바로 제주대신문이다. 신
최근 각 대학은 특성화를 통한 대학경쟁력 강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주대학교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을까? 2018 대학 종합안내 책자에는 ‘사람의 가치를 중심에 두는 제주대학교는 기본에 충실한 대학,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이라고 쓰여 있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 이 문구에서는 제주대학교만의 특징이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어떻게 특성화될 것인가?’에 대한 담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물론 제주대학교는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글로벌 대학?’에 대한 논의는 아직 없는 듯하다. 이에 필자는 ‘통일글
‘성인(saint)’이라는 의미는 사전적 의미로 인격과 식견이 뛰어나고 덕망이 높은 인물이다. 얼마 전,영화 ‘세인트 빈센트’를 보고, 성인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진정한 성인이라고 했을 때, 공자, 맹자 등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인물을 말한다.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어린 남자 주인공 올리버가 학교에서 성인에 대해 배우는 시간에 학급 친구들은 나이팅게일, 마더 테레사 등을 소개했다. 하지만 올리버는 자신의 옆집에 살고 있는 성질이 나쁜 할아버지를 성인으로 소개한다. 올리버는 하교 후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2019년 한 해 가장 유행한 신조어 중 하나가 ‘온라인 탑골공원’이었다. 온라인 탑골공원이란 ‘온라인’과 노년층이 주로 찾는 장소 ‘탑골공원’을 합친 말이다. 유튜브 채널인 온라인 탑골공원을 통해서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방영됐던 음악방송을 언제, 어디서든 시청할 수 있다. 시청자들은 실시간 채팅에 참여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함께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곤 한다.온라인 탑골공원이라는 신조어가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며 문득 실제 탑골공원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다. 궁금증 해소를 위해 탑골공원에 다녀왔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문대학 매점 앞은 쓰레기로 자주 몸살을 앓는다. 산더미처럼 쌓인 치킨 상자를 지나치면서 코를 막는 이도 더러 눈에 띈다. 초파리가 꼬인 그곳에는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가 한 가득이다. 치워도, 다음날이면 또 그대로다. 학생회가 별도로 마련한 쓰레기통도 수용량을 넘어선 지 오래다. 특별한 행사가 있다거나, 시험기간이 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매점 앞은 일회용 컵, 먹다 버린 음식을 비롯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쓰레기들이 얽히고설켜 일대 장관을 이룬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앞에서 컵라면에 물을 붓고 햇반을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이
우선 항상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생활협동조합 관계자 여러분들께 경의를 표한다. 필자는 2013년 대학에 입학하고 오랜 기간 휴학을 한 후 올해 복학했다. 학교는 입학할 때와는 다르게 많이 변했고 신입생이라는 꼬리표는 화석이라는 타이틀로 바뀌었다.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학식이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끼니를 학교에서 해결한다. 그렇기에 저렴하고 질 좋은 학식은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만족감을 높여주는데 즁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타 대학에 비해 대학가가 제대로 발전하지 못한 우리학교의 경
최근 들어 기업체에서 공개채용을 줄이고 수시채용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지난 2월 현대자동차에서는 이미 공개채용을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으며, 7월 SK 그룹에서도 내년부터 대졸 신입사원 정기 공개채용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이미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기업들이 밝힌 수시채용 전환 이유를 들어보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필요할 때마다 뽑는 게 효율적”이라는 공통된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기업체에서 기존의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필자의 세대나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욜로, 욜로족, 욜로 라이프가 유행하고 있다. 욜로란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인생은 한번 뿐이다’를 뜻한다. 그리고 한국사회는 이러한 욜로를 원래의 의미에서 확장해 일종의 소비 트렌드로 받아들이고 있다.현재 한국사회에서 추구하는 욜로는 대부분 과감한 결단이나 과소비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것이 자아실현에 관계되었든 아니든 간에 현재의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약간 부담되는 수준이라도 과감하게 행동한다.예컨대 혹자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홀연히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