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대학 2층에는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구라도서관’과 ‘구라학습당’이 있습니다. 동쪽 문으로 들어가면 도서관이고, 서쪽 입구로 들어가면 학습당입니다. 한글로 구라는 흔히 ‘거짓말’을 대신 쓰는 일종의 비속어지만, 한자로 구라(口羅)는 입에서 술술 쏟아져 나오는 비단처럼 아름다운 말을 의미
여러분은 자신의 삶에서 어떤 가치를 중시하고, 어떤 것에 의미를 두시는지요? 제가 독서한 내용 중에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 꽤 있는데, 이것을 우선 소개하고자 합니다.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스의 신화’는 오래 전에 읽었던 책입니다. 이 책에서 시지프스는 산 위에 바위를 옮겨다가 떨어뜨리는 일을 반
<이타적 인간의 출현>이라는 재미있는 책을 쓴 경제학자인 고려대학교 최정규교수한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경제학자가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이라는 경제학의 전제를 검토하기 위해 게임이론을 이용해서 실험을 했다고 한다. 실험의 내용은 2인 1조를 짜고 그 중 한 사람에게 10만원을 주고 다른 조원과 서로 나눠 갖게
독일에서의 교육방법은 한국과 차이가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나누어져 있는 한국에 비해 독일은 ‘김나지움’이라는 하나의 교육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학의 교육과정도 학사와 석사가 분리된 한국과 달리 6년에 걸친 ‘디풀롬’ 과정을 이수해야 대학 졸업을 하게 된다. 이러한 외적인 과정의 차이 뿐 아니라 교육 내용상
2월이면 또 교수들이 정년퇴임을 하게 된다. 자기 직업을 천직으로 삼고 그 천직에 일생을 바친다는 것은 어렵다. 천직에 걸맞는 지조와 청절을 끝가지 지켜내기는 더욱 어렵다.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는 지식인의 경우에는 더 그렇다.지식인은 역사와 사회 발전의 연관성 속에서 그 역할과 몸가짐이 중요한 만큼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격변의 시대일수록 지식인들
대학생활 때 하지 못해서 가장 후회스러운 것이 무엇인가? 한 대학원생이 인터넷에서 제기된 질문이라면서 1위를 한 답변이 ‘공부를 더 열심히 할 걸’이라는 후회였다고 알려주었다. 그 대답은 예측이 되었다. 나도 대학을 졸업할 때 공부를 더 열심히 할 걸이라는 후회가 있었고 내(회사CEO, 은행임원, 자기회사 개척을 한 오우너사장 등이 포
위대한 혁신은 문제의 본질에 숨어있는 모순을 해결한 데서 비롯된다. 둘 중 하나만 택하고 나머지 하나를 버리는 양자택일의 이분법적 사고는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 수준이다. 위대한 혁신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모순해결의 사고에서 출발한다. 로켓이 지구 중력을 이기고 우주로 날아가기 위해서는 매우 빠른 속도가 필요하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을이 무르익고 있는 이 순간, 답답한 사무실이 아닌 공기가 좋고 환경이 아름다운 제주대학교 내에 나 자신이 있다는 것이 무척 고마운 지금입니다. 5년 5개월 동안의 로펌 생활을 청산하고 법학전문대학원에 온지 이제 한달 조금 지났습니다만, 제가 기대했던 그 이상의 포근함이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아직까지 학교 교정 한번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지만, 지난 10
인류 역사상 최고의 성인(聖人) 군자를 들라면 당연히 순(舜) 임금을 든다. 그 순 임금이 밤중에 아버지를 등에 업고 바닷가로 도망을 간 적이 있다. 어쩌다 살인을 한 아버지의 잘못을 감추고, 자기 아버지를 살리기 위한 행위였다. 순 임금 아버지의 이름은 ‘고수’다. 그가 어느 날 살인을 했다. 잡히면 사형을 면할 수 없었고, 순 임금
나는 매년 강의 첫 시간에 나의 수업 모토 두 가지를 학생들에게 알려준다. ‘잘난체 하기’와 ‘선배 맞먹기’. 내가 10여년간 우리 대학에서 강의를 해오면서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이 두 가지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우리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논의 중인 주제에 대해 나름대로 매우 독창적이거나 논의 전개에 도
원고 청탁을 받고 무엇에 대해 쓸까 한 참을 고민을 하다 갑자기 말콤 글래드웰의 책 제목이기도 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단어가 생각이 났다. 단어 뜻을 찾아 보면 ‘호조로 전환되는 급격한 변화 시점’이라 정의하였다. 쉽게 풀어 말하면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노력하면 어느 순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강의를 잘 하는 교수는 학생에게 인기가 있다. 강의를 잘 받는 학생도 교수에게 인기가 있다. 이해하고 흥미가 있다는 표현을 잘 하기 때문이다.신문에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인기가 있다. 그래서 원고지 1장에 20만원이 넘는 원고료도 받고 독자의 생각을 이끌어가기도 한다.손석희 아나운서는 토론을 재미있게 만든 사람이다. ‘시선집중’의 핵심
몇 년전, 추석 명절에 고향에 들렀다가 쓴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목격하게 되었다. 동네로 들어가는 길 어귀에서 한 청년 녀석이 멀찍이 떨어져 서있는 아버지인 듯한 노인을 향해 심한 욕지거리와 함께 포악을 하고 있었다. 괘씸한 생각이 들어 눈초리를 세우고 청년에게 다가가보니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었다. 청년도 나를 아는지 겸연쩍은 얼굴로 가
아직도 여름이 끝나지 않았지만, 한라산 자락을 타고 아슴아슴 가을의 그림자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제 곧 취업 경쟁철이 시작되고, 금년도에도 아마 고학력자 취업난에 관한 기사들이 터져나올 것 같습니다.제가 이런 예측을 하는 것은 금년도 경기가 특별히 나빠서가 아닙니다. 다른 나라들은 휘청휘청하는 데도 우리나라는 오히려 놀라운 성장을 유지하고, G20 정상회
소통(疏通)은 ‘막힌 것 없이 트여서 오가는 데 거침이 없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우리말사전에서는 이 말을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라고 풀이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소통이라고 번역하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라는 말의 어원을 보면
▲허남춘 국어국문학과 교수 © 지방선거가 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오만과 독선이 심판받았다. 국민의 저항이고 당연한 결과다. 전쟁을 원하지도 않지만 피하지도 않겠다는 ‘전쟁불사론’이 결국 국민으로부터 비판받았다. 온 세상을 파헤쳐 죽음으로 만드는 삽질공화국의 4대강 사업에 대해 국민들이 염증을 느끼고, 그만 두라는 경고를 한 셈이다. 4대강 사업은
▲김현돈 철학과 교수 © 1980년 5월 17일 나는 중앙도서관에 있었다. 그날 낮 교문을 사이에 두고 경찰과 대치하며 최루탄과 돌멩이가 오가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던 우리는 해가 지면서 도서관을 점거하고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1979년 박정희 저격사건을 계기로 권력의 중심에 들어온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정권장악 음모가 노골화되어가던 때였다. 보안사
지난해 말 국내 총 체류 외국인과 이민자는 116만8477명(제주도는 7,343명)으로, 우리 사회는 인종적·민족적 다양성이 충분한 사회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관련 법률 조례 제정과 재정지원을 통해 다문화정책을 압축적으로 추진해왔고, 그 목표를 다문화가족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응 지원, 다문화가족에 대한 사회적 책임성 제고와 질 높은 사회통합의 실현에
▲정창원 사학과 교수 © 작년 WBC에서 이치로로 대표되는 일본타선을 무력화시킨 봉중근 선수는 이를 계기로 팬들로부터 ‘국민 영웅’ ‘봉중근 의사’라는 칭호를 얻었다. 아마도 야구팬들은 일본 야구계를 대표하는 이치로 선수에게서 ‘이토 히로부미’의 이미지를, 그리고 그를 경기에서 완벽하게 제압한 봉중근 선수의 모습에서 의사(義士) ‘안중근’의 모습을
UN은 1965년부터 국제 수문 10개년 사업을 벌여 세계 수자원 관리를 위한 종합적 해결방안을 조사하여 왔다. 그 일환으로 1967년 세계 물 평화회의, 1972년 UN 민간 환경회의, 1977년 UN 수자원 회의를 개최하여 국제 음용수 공급 및 위생설비 10개년 계획 실시 결정 등 세계 물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후 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