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엄청난 흥행을 몰며 각종 인터넷매체 인기순위를 차지한 드라마가 있다. 바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다. 드라마 속 ‘우영우’ 캐릭터는 자폐스펙트럼을 지닌 장애인, 자폐아로 등장한다. 우영우가 자신을 소개하는 방법을 이렇다.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별똥별, 우영우” 우영우를 통해 사람들은 장애인도 차별받지 않고 함께 사회를 살아가야한다는 따스한 시선을 던진다. 놀랍게도 나는 이런 훈훈한 분위기에서 최근까지 비난받던 장애인 시위 현장이 생각났다. 왜 우영우는 흥행하는데
‘팩트체크(fact-checking)’란 주로 언론인들이 기사 작성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었다. 이젠 ‘가짜뉴스’가 횡횡하면서 팩트체크란 단어가 일상으로 들어왔다. 일상생활은 물론 정치 분야에서 의도된 가짜뉴스는 큰 이슈다. 언론사들도 취재 분야 중 ‘팩트체크’를 따로 두는 경우도 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아예 시민참여형 ‘팩트체크넷’을 운영하고 있다. ◇공약 지키기 제대로 되고 있을까?선거 과정에서 각 후보들은 유권자를 향해 공약을 발표한다. 남발될 정도다. 올해 진행된 대선, 지방선거, 교육감 선거에서 발표된 공약만 이행된다면 국
제주 BOOK카페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좋아하고,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아한다. 제주도에는 이야기가 많다. 마을지에 수록된 이야기들만으로도 재미있는 책을 여러 권 낼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하다.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은 중요한 일이다. 그 이야기에는 사람들의 정신이 들어 있다.이 책 『사라진 골짜기』의 이야기는 어렸을 때 할머니에게 들었던 옛날이야기와 비슷하다. 아주 옛날에는 제주도에도 호랑이가 있어서 그 호랑이가 사람들을 못살게 굴었다. 그래서 한 스님의 도움으로 주문을 외워 호랑이를 사라지게
필자는 한 교양 수업 중 학교 쓰레기를 줍는 시간을 가졌다. 인문대학에서부터 걸어서 운동장 한 바퀴를 돌며 바닥 쓰레기를 주웠다. 쓰레기의 90%가 담배꽁초였다. 손으로 담배꽁초를 줍다 보니 손에도 담배 냄새가 뱄다.평소 담배 냄새를 싫어하는 나는 길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저절로 코를 막게 된다. 또 학교를 다니다 보면 단과대 앞이나 뒤편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마주치기도 한다.현재 학과 내만 해도 흡연자가 대다수이다. 비흡연자보다 흡연자의 수가 더 많은 정도이다. 이렇게 보니 학교에 왜 그렇게 담배꽁
학교 수업에서 조별 과제는 언제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마음이 잘 맞고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팀원들을 만나면, 과제는 말할 것도 없이 수월하고 무난하게 풀려나간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거의 없으며, 보통 조별 활동에서는 의견 충돌이 발생하고 적극적이지 않은 팀원들을 만나 일이 쉽게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그렇다면 구성원의 자질이나 책임감과 관계없이 좋은 팀을 꾸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최고의 팀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안정감이 필요하다. 만약 팀원 중에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거나, 노력하지 않으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
선거가 끝났다. 당락이 결정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시장을 비롯해 국민의힘은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에서 12곳에서 승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대 격전지였던 경기도지사와 제주 등 5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유권자들이 ‘정권 안정론’을 택했다는 언론의 분석도 쏟아지고 있다. 전국적인 판세와 달리 제주에서는 민주당이 20년 만에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했다. 도의회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27석을 차지해 다수당이 되었다. 28세의 역대 최연소 당선자를 비롯해 20, 30대 정치인들도 탄생했다.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부분은 정의당, 녹
모소 대나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얼마 전 제주중앙여고 정문 옆에 걸린 현수막 문구에서 그 존재를 알게 됐다.중국 극동지방에서 자라는 이 대나무는 씨앗이 뿌려진 후 4년 동안 단 3㎝밖에 자라지 않는다. 그러다 5년이 되는 해부터는 매일 30㎝씩 폭풍 성장하고, 6주차가 되면 15m 크기로 자라나 그 주위를 울창한 대나무 숲으로 만든다.모소 대나무에게는 지난 4년간 무슨 일이 있었을까.식물 전문가들이 땅을 파봤더니, 이 대나무는 그 기나긴 시간 동안 깊고 단단한 뿌리를 땅속에 내리고 있었다. 엄청난 도약의 힘을 만들기 위해 인고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지난 6월 1일에 실시됐다.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교육감, 도의회의원(지역구ㆍ비례대표), 교육의원의 5개 선거가 치러졌으며, 제주시을은 재ㆍ보궐 선거로 진행됐다. 이번 지방선거 전국 투표율은 50.9%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전국 투표율인 60.2%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제주도는 65.9%였던 4년 전 대비 12.8% 낮아진 53.1%를 기록했다. 이처럼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계속해서 낮아지는 추세이며 특히 2030세대 청년 투표율이 다른 연령대 유권자들의 투표율에 비해 저조하게 나타난다. 우리
큰 병이 나면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로 가는 도민들이 많다.원정 진료를 가는 이유는 제주지역 의료 수준에 대한 불신과 정보 부족, 진료의 한계, 수도권 대형병원 선호에 따른 것으로 아픈 몸을 이끌고 서울로 가면 치료와 입원, 간병에 있어서 많은 불편과 제약이 따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원정 진료를 떠난 도민은 전체 환자의 16%인 11만3820명에 이른다.이로 인해 도외로 유출된 의료비는 1870억원이다. 항공료와 숙박비 등을 포함하면 도민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원정 진료로 인한 도민 불편과 의
제주 BOOK카페 이 책의 저자 김유경은 미술치료를 연구해왔다. 저서 중에 (학지사, 2014)가 눈에 띈다. 기억의 색을 찾아 그림으로 복원하는 것은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이 책은 북촌리에서 4ㆍ3을 겪은 이영자의 기억을 스케치북에 담은 책이다.1934년생인 그는 1949년 1월 17일 북촌초등학교에 영문도 모른 채 마을 사람들과 함께 모였다. 군인은 민보단 책임자를 먼저 총살하고, 이어 기관총을 난사했다. 그리고 주민 수십 명씩 근처 밭으로 끌고 가 다시 총살했다. 이
에서 자유는 말했다. “임금을 섬김에 번거롭게 자주 간언을 하면 곧 치욕을 당하게 되고, 친구에게 번거롭게 자주 충고를 하면 곧 소원해지게 된다.”처음에는 이 말에 반대했다. 20년을 조금 더 산 풋내기가 2000년도 더 산 앞에서 목을 빳빳이 들고 ‘이게 고전의 지혜냐’고 따져 물었다.그런데 대학 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자유의 말이 옳았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에서 누군가를 알아갈 때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제주대학교 학생 상담센터에서 오는 5월 27일과 6월 3일 이틀 동안 “인간관계?
2010년 9월 G20 서울 정상 회의 폐막식에서의 한국 기자들을 기억하는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폐막 연설 직후 한국 기자들에게 따로 질문할 기회를 줬지만 단 한 명도 그 기회를 활용하지 못했다.사실 이러한 모습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대학 수업만 봐도 한국 청년들은 질문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교수님들이 하시는 공통된 말씀이 있다. 2학기보다 1학기 수업이 더 어렵다고. 안 그래도 질문 안 하는 학생들이 1학기엔 더 경직 돼 있어 그 누구도 선뜻 질문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1시간이 넘는 수업을 온전히 홀
제주지역 풀뿌리 자치 일꾼 48명이 6월 1일(사전투표 5월 27~28일) 선출된다. 제주특별자치도지사 1명과 제주도 교육감 1명, 도의원 40명(지역구 32명ㆍ비례대표 8명), 교육의원 5명이 탄생한다. 제주시을 지역구 국회의원 1명도 새로 뽑힌다.6ㆍ1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후보는 총 100명이고 보궐선거 후보는 3명이다. 제주도지사 선거 후보는 4명으로 모두 도지사를 향한 첫 도전이다. 교육감 선거는 2명이 출마했다. 4년 전 선거의 리턴매치다. 도의원 선거는 32곳 지역구에 6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비례대표 도의원 후보는
제주대학교 개교 7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제주대학교는 제주와 도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제주의 아픈 역사와 재건, 발전의 성취들이 제주대학교 70년에 새겨져 있다.제주대학교는 언제나 제주사회의 ‘지성과 담론의 중심’에 있었다. 중심에서 앞장서 시대 정신과 과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며 진전했다. 이는 제주대학교의 정체성이자 발전의 핵심 토대다.70년 이후 제주대학교를 생각한다. 생각의 지점은 올해 ‘6ㆍ1 지방선거’에 머문다. 미래 담론과 구체적 실천 공약들이 쏟아지고 교류하는 지방선거에 제주대학교의 자리가 있는지 의문이다
필자는 고등학교 수학여행에서 청와대를 탐방해 본 경험이 있다.이번 새 정부가 최고 권력자의 전유 공간을 74년 만에 국민에게 공개한다고 하는데 고등학생 때와는 얼마나 다를지 궁금해 청와대 경내와 북악산 등산로 신규 개방구간을 둘러보고 왔다.등산로 코스와 청와대 경내를 둘러보는 데는 두 시간 정도가 걸렸다.관람 프로그램은 존재했으나 경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지는 못했던 기존과는 달리 이번 개방은 건물 내부를 제외한 청와대 본관과 영빈관, 상춘재, 대통령 관저 등을 둘러볼 수 있었다.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호기심에 가
제주 4ㆍ3 문제는 이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잘못된 국가공권력에 의한 4ㆍ3 학살에 대해 국가 차원의 보상금 지급이 올해 시작된다. 액수 논란도 있고, ‘배상’이라는 법적 언어는 획득하지 못했지만, 의미 있는 역사의 진전이다.4ㆍ3특별법 개정에 이르기까지 지난한 20년 세월을 넘기면서 싸워 온 제주도민들의 성과다. 하지만 3만 명에 육박하는 4ㆍ3 희생자를 낳게 한 가해자에 대한 기억과 책임 문제는 여전히 미완성이다.◇ 4ㆍ3 학살의 주역 박진경 대령4ㆍ3 대학살의 책임은 당시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에 있다. 이와 함께 잊지
눈물-소 : 너무 서러워서 늪이 이루어질 만큼 많이 흘린 눈물. *눈물소에 베 세와 두곡 한숨이랑 지으멍 살라.(‘눈물소’에 배 세워 두고 한숨일랑 지으며 살아라.)[전역]『개정증보 제주어사전』(제주특별자치도, 2009)에 나와있는 ‘눈물소’에 대한 부분이다. “너무 서러워서 늪이 이루어질 만큼 많이 흘린 눈물”이라니. 서러운 과장법이다. 그 소엔 배를 세울 수 있을 정도로 눈물이 가득하다. 제주도에서는 추울 때 ‘얼다’라고 말한다. ‘춥다’보다 ‘얼다’가 매우 감각적이다. 또 이 섬에서는 비슷할 때 ‘같다’보다 ‘닮다’를 더 많이
국립대학육성사업은 나에게 지역사회에 기여해 함께 성장하는 가치를 선물해줬다. 2021년 국립대학 육성사업 홍보대사 5기에 지원헤 홍보대사로 선정돼 약 3개월간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2021년은 나에게 참 뜻깊은 해였는데,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하기 전 다양한 국립대학 육성사업이 나에게는 경험이 되고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다양한 국립대학육성사업 활동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제주대학교와 함께하는 주민참여예산”어르신을 위한 나만의 자서전 만들어 드리기에서 느꼈던 나의 생각들을 나눠보고자 한다. 우선, 주민참여예산 사업은 제주지역 주민
각종 언론매체에 대서특필될 정도로 현재 도내 전기차는 사후관리가 부족해 애월읍에 위치한 목장 지대에 방치된 모습을 볼 수 있다.지난해 도내에 방치됐던 전기차 렌터카는 제주지방법원(2021타경23614)이 지난해 4월 30일 채권자들이 임의경매를 신청해, 그 해 5월 3일부로 경매가 개시됐다. 1차 경매에서는 200대 중 168대가 낙찰됐으며, 나머지 32대에 대해서는 4월 5일 오전 10시에 2차 경매로 넘겨졌다. 3월 23일 제주지법에 따르면 22일 오후 제101호 경매법정에서 매각결정 기일을 열었으며, 경매가 개시된 2015~2
벚꽃이며, 유채꽃이며,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4월이다. 기나긴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여기저기서 팝콘 터지듯이 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리며 연일 축포를 쏘아댄다.길게 늘어선 제주대학교 통학로는 물론 교정에도 연분홍빛 벚꽃들이 만발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하늘하늘 떨어지는 꽃비는 가히 봄날, 몽환적이다.이런 봄꽃의 향연 속에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인물이 있다. 그 인물은 시간의 더께 속에 아름다움에 묻혀버린, 제주와 연관된 푸른 눈의 프랑스 출신 에밀 타케(Emil Taquet: 한국명 엄택기 1873-1952) 신부이다.190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