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 개교 7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제주대학교는 제주와 도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제주의 아픈 역사와 재건, 발전의 성취들이 제주대학교 70년에 새겨져 있다.제주대학교는 언제나 제주사회의 ‘지성과 담론의 중심’에 있었다. 중심에서 앞장서 시대 정신과 과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며 진전했다. 이는 제주대학교의 정체성이자 발전의 핵심 토대다.70년 이후 제주대학교를 생각한다. 생각의 지점은 올해 ‘6ㆍ1 지방선거’에 머문다. 미래 담론과 구체적 실천 공약들이 쏟아지고 교류하는 지방선거에 제주대학교의 자리가 있는지 의문이다
필자는 고등학교 수학여행에서 청와대를 탐방해 본 경험이 있다.이번 새 정부가 최고 권력자의 전유 공간을 74년 만에 국민에게 공개한다고 하는데 고등학생 때와는 얼마나 다를지 궁금해 청와대 경내와 북악산 등산로 신규 개방구간을 둘러보고 왔다.등산로 코스와 청와대 경내를 둘러보는 데는 두 시간 정도가 걸렸다.관람 프로그램은 존재했으나 경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지는 못했던 기존과는 달리 이번 개방은 건물 내부를 제외한 청와대 본관과 영빈관, 상춘재, 대통령 관저 등을 둘러볼 수 있었다.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호기심에 가
제주 4ㆍ3 문제는 이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잘못된 국가공권력에 의한 4ㆍ3 학살에 대해 국가 차원의 보상금 지급이 올해 시작된다. 액수 논란도 있고, ‘배상’이라는 법적 언어는 획득하지 못했지만, 의미 있는 역사의 진전이다.4ㆍ3특별법 개정에 이르기까지 지난한 20년 세월을 넘기면서 싸워 온 제주도민들의 성과다. 하지만 3만 명에 육박하는 4ㆍ3 희생자를 낳게 한 가해자에 대한 기억과 책임 문제는 여전히 미완성이다.◇ 4ㆍ3 학살의 주역 박진경 대령4ㆍ3 대학살의 책임은 당시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에 있다. 이와 함께 잊지
눈물-소 : 너무 서러워서 늪이 이루어질 만큼 많이 흘린 눈물. *눈물소에 베 세와 두곡 한숨이랑 지으멍 살라.(‘눈물소’에 배 세워 두고 한숨일랑 지으며 살아라.)[전역]『개정증보 제주어사전』(제주특별자치도, 2009)에 나와있는 ‘눈물소’에 대한 부분이다. “너무 서러워서 늪이 이루어질 만큼 많이 흘린 눈물”이라니. 서러운 과장법이다. 그 소엔 배를 세울 수 있을 정도로 눈물이 가득하다. 제주도에서는 추울 때 ‘얼다’라고 말한다. ‘춥다’보다 ‘얼다’가 매우 감각적이다. 또 이 섬에서는 비슷할 때 ‘같다’보다 ‘닮다’를 더 많이
국립대학육성사업은 나에게 지역사회에 기여해 함께 성장하는 가치를 선물해줬다. 2021년 국립대학 육성사업 홍보대사 5기에 지원헤 홍보대사로 선정돼 약 3개월간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2021년은 나에게 참 뜻깊은 해였는데,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하기 전 다양한 국립대학 육성사업이 나에게는 경험이 되고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다양한 국립대학육성사업 활동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제주대학교와 함께하는 주민참여예산”어르신을 위한 나만의 자서전 만들어 드리기에서 느꼈던 나의 생각들을 나눠보고자 한다. 우선, 주민참여예산 사업은 제주지역 주민
각종 언론매체에 대서특필될 정도로 현재 도내 전기차는 사후관리가 부족해 애월읍에 위치한 목장 지대에 방치된 모습을 볼 수 있다.지난해 도내에 방치됐던 전기차 렌터카는 제주지방법원(2021타경23614)이 지난해 4월 30일 채권자들이 임의경매를 신청해, 그 해 5월 3일부로 경매가 개시됐다. 1차 경매에서는 200대 중 168대가 낙찰됐으며, 나머지 32대에 대해서는 4월 5일 오전 10시에 2차 경매로 넘겨졌다. 3월 23일 제주지법에 따르면 22일 오후 제101호 경매법정에서 매각결정 기일을 열었으며, 경매가 개시된 2015~2
벚꽃이며, 유채꽃이며,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4월이다. 기나긴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여기저기서 팝콘 터지듯이 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리며 연일 축포를 쏘아댄다.길게 늘어선 제주대학교 통학로는 물론 교정에도 연분홍빛 벚꽃들이 만발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하늘하늘 떨어지는 꽃비는 가히 봄날, 몽환적이다.이런 봄꽃의 향연 속에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인물이 있다. 그 인물은 시간의 더께 속에 아름다움에 묻혀버린, 제주와 연관된 푸른 눈의 프랑스 출신 에밀 타케(Emil Taquet: 한국명 엄택기 1873-1952) 신부이다.1908년
사월이다. 어김없이 꽃은 피고 진다. 제주4ㆍ3특별법이 개정되고 희생자에 대한 보상도 실시될 예정이다. 누군가는 이제야 봄이 왔다고 한다. ‘완전한 해결’이 멀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봉인된 기억으로 남은 이들도 적지 않다. 4ㆍ3에 대한 색깔론도 여전하다. 4ㆍ3학살의 주범인 박진경 대령의 추도비에 시민단체들이 역사의 철창을 세웠지만 조선일보는 박진경을 ‘남로당과 맞서 싸워 대한민국을 지킨 인물’이었다고 호도하고 있다. 양손자의 입을 빌려 ‘창군 주역에 대한 조롱’이었다고 공격한다. 진상규명이 책임자 처벌로 이어지지 못한
제주대의 4월은 벚꽃으로 상징된다. 교내ㆍ외 만개한 벚꽃길은 학내 구성원들에게 설렘을 제공한다. 도민들과 관광객들에게는 ‘사진맛집’ 장소가 되고 있다. 80년대 말과 90년대 초반까지 제주대의 4월은 사실 벚꽃 향기만 진동하던 교정은 아니었다. 4ㆍ3을 도민들에게 알리고자 했던 제주대 학생들이 있었다. 교문을 나서자마자 마주친 것은 벚꽃길이 아니라 ‘백골단’과 ‘체류탄’이었다. 격렬하게 한판 격돌 후 제주시청이나 중앙로까지 가두시위를 이어가면서 4ㆍ3의 진상을 제주도민들과 함께 공유했던 청년들의 몸짓이 있었다. 그동안 4ㆍ3 운동
4월 5일은 제77회 식목일이었다. 필자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는 식목일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필자의 주변에는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경북 울진을 시작으로 삼척·강릉·동해 지역을 강타한 산불로 인해 엄청난 숫자의 나무가 소실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동해안 산불 피해 지역에서 불에 탄 나무가 울진·삼척에서 1961만 7587그루, 강릉·동해 522만 1872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산불로 인해 소실된 나무를 생각해서라도 올해 식목일에는 꼭 나무를 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어디에 나무를
제주 BOOK카페 30년이 흘렀다. 1992년 다랑쉬굴에서 유해가 발굴되었다. 11명의 유골이 깜깜한 굴속에 있었다. 30년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 다랑쉬굴의 슬픈 노래는 여전히 현재진행이다. 포클레인으로 덮어버린 진실 위에서 우리는 여전히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는 게 부끄러운 2022년이다. 다랑쉬굴 희생자 유해 발견이 갖는 의미는 4ㆍ3의 실체를 드러낸 것으로 상징하는 바가 크다. 문서와 증언만으로 알려졌던 수많은 집단학살의 실체가 드러났다. 이 발굴은 4ㆍ3의 역사를 실증적으로 고증하여 4·3의
지난해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동안 제주 환경에 관심이 많은 제주청년들이 모였다.제주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과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 직장을 다니고 있는 청년, 제주 바다에 관심이 많은 청년들이 함께한 블루가든. ‘블루가든’은 제주 올레길 플로깅을 통해 제주 해안가, 올레길 쓰레기 실태를 파악해 쓰레기 수거에 그치지 않고 수거 이후 재활용을 통해 해당 지역에 다시 공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의 프로젝트다.전국 1등의 쓰레기 배출량 1위 도시가 어디일까? 놀랍게도 인구 60만의 섬 도시 제주도이다. 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계를 불안에 떨게 했다. 2년 넘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속하면서 수많은 것이 변했다. 특히 교육에서 대면교육을 방해하고, 온라인교육을 활성화했다. 동시에 이 팬데믹 상황은 현재 교육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위기이자 기회다. 교육에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경고이자 대전환이 가능한 토대 위에 있다. 팬데믹 상황은 교육에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팬데믹이 우리가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자명한 사실을 증명했고, 세계시민으로 살아야 함을 명시했다. 무한 경쟁이 교육에서 생태교육, 민주시민교육 등을 방해한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이번 대선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는 가운데 극심한 세대와 남녀 간 시각차를 드러내며 치열한 접전 속에 마무리되었다. 선거는 승자와 패자를 나누고, 선거 결과에 누군가는 안도하고 누군가는 절망한다. 이번 대선은 우리 사회에 극심한 후유증을 남기는 것 같다. 그 동안 진보적이고 개혁적이라고 인식됐던 이십대와 삼십대의 보수 성향이 드러났고, 또한 이삼십대 남녀 간 극심한 표 쏠림 현상도 나타났다. 더구나 이십대 남자를 일번남과 이번남으로 구분하는 세태까지 등장하는 걸 보면, 이번 대선은 가히 분열의 대선이라고
김일환 제주대학교 제11대 총장이 3월 25일 취임했다. 먼저 김 총장에게 축하를 보낸다. 김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 4차 산업혁명, 코로나 팬데믹 등 교육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첨단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며 “기초학문 육성과 4차 산업혁명 대응 융ㆍ복합 교육 확대를 위해 교육혁신본부를 교육혁신처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김 총장은 총장 임용 후보자 선거 과정에서 제주대의 비전으로 ‘함께 만드는 미래, 새로움을 향한 도약’을 내걸고 △교양과 미래 역량을 갖춘 창의인재 양성 △지속 성장을 위한 연구생태
겸손도 미덕이란 말은 과거와 다르게 현대 사회에서 자주 쓰이진 않는다. 자신이 지닌 강점과 능력을 솔직하게, 당당하게 표현하는, 이른바 ‘사이다’와 같은 효과를 끊임없이 재창출하는 현대 사회 속 겸손은 미덕이 아닌 그저 솔직하지 못한 감정표현으로 여겨진다.맞는 말이다. 겸손에는 대부분 부정문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겸손은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을 때, ‘아닙니다’와 같은 말로 부정을 하고, 상대방을 자신보다 더 치켜세우는 용도로 사용된다. 그러기에 겸손을 부정적으로 보며 칭찬을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멋짐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주 영화 을 봤다. ‘레벤느망’,( L’Evenement)은 프랑스 단어로 뜻은 ‘사건’이다. 영화는 아니 에르노의 소설 을 원작으로 한다. 오드리 디완이 연출한 은 2021년 ‘제78회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베네치아 영화제’는 국내에서 ‘베니스 영화제’로 잘 알려져 있다. 칸,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국제영화제다. 이 한국에서 화제가 된 건 영화제 심사위원장 때문이다. 황금사자상을 준 심사위원장이 봉준호 감독이다. 봉준호와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이 책은 제주도로 이주해 사는 외국 여성들이 낸 책이다. 낯선 나라에서 일을 하면서 틈틈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다. 나는 서귀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이 여성들을 만나 시를 함께 공부했다. 결혼 이주 여성들은 처음엔 시를 어려워했지만, 시의 매력에 금방 빠져들었다. 낯선 이미지를 형상화하면 좋아서 그들의 나라 이야기는 시의 제재가 되기에 충분하다.레 응우옌 뚜 프엉은 베트남의 껀터 까이랑 수상시장에서 가족과 함께 장사를 했던 경험을 시와 그림으로 표현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배를 타고 수상시장에 과일을 팔러 간다. 배 옆구리에 파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미사일로 공습하고 지상군을 투입하는 전면 침공을 실시했다.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고, 경제적 피해 또한 막심하다.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이웃 국가로 간 난민들의 수가 200만 명을 넘는다. 전쟁 발발 후 약 한 달의 시간이 지났지만, 전쟁의 공포는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뒤덮고 있으며,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차마 21세기에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유럽대륙에서 진행되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방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2020년 시작된 신종 감염병과의 전쟁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지금껏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주고 있다. 물론 2년 전과 비교하면 높았던 치명률은 점차 둔화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안심하기에 이른 분위기다. 여기에 계속되는 변이 바이러스도 한몫하는 것은 분명하다.이 유례없는 전염병은 병적인 합병증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곳곳을 병들게 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의 출현도 전염병이 나은 병 중의 하나인데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이 긴 싸움에서 안고 가야 할 또 하나의 짐이 되었다. 이처럼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은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