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곤(철학과 교수)

이 책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위한 ‘철학교양서적’이다. 저자가 10여 년 동안 책의 내용과 유사한 교양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요긴하고 적절한 철학 교양서적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학생들의 현재와 미래의 삶에 실제적으로 도움을 주고자 출간한 것이다.
 
이 책은 총 1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마다 독립된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사유한다는 것’, ‘행복과 도덕적인 삶의 관계’, ‘사랑의 가치’, ‘정치와 법’, ‘사회성과 사회정의’, ‘예술의 가치’, ‘일상의 진리들’, ‘종교적인 삶의 의미’, ‘죽음을 마주하는 인간’ 등 인간이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마주치게 되는 삶의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는 ‘인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나름의 답을 주기 위한 것이다.
 
철학교양서적으로서 이 책이 제시하는 것은 인생의 지혜이다. 지혜란 지식과 다르다. 지식이 단순한 앎을 의미한다면 지혜는 잘 사는 것에 도움을 주는 실천적인 앎이다. 여기서 잘 산다는 것은 ‘행복한 삶’뿐만 아니라 보다 인간다운 삶, 보다 의미 있는 삶, 보다 가치 있는 삶, 보다 정의로운 삶 등을 말하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너무나 짧은 시기에 경제적 성장을 이룩하여 가히 ‘경제기적’을 낳은 국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격언이 있듯이 이러한 불균형적 경제발전은 수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물질문명의 지나친 강조로 인해 인간이 물질화되고, 빈익빈 부익부가 첨예화되어 사회가 양분화 되고, 학교폭력과 가정폭력이 빈번하고 하루에도 수백 명이 자살하며, 이혼율은 세계 상위권을 달리는 불행한 사회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럼에도 미래의 행복한 한국사회의 모습을 생각할 수 있다면 그것은 미래사회의 주인이 될 젊은이들의 건전하고 건강한 정신과 도덕적 심성에 대한 희망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러한 희망에 응답하기 위해서 이 책을 저술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눈여겨 보아야할 이 책의 장점이라면 ‘철학교양서’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단순한 수필식의 전개가 아니라 다양한 현실의 문제들을 철학자들이 말하고 있는 사상적 배경을 통해서 논리적이고 유기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매 장마다 이야기 전개가 마치 소설을 읽듯 유기적인 짜임새로 흘러가고 있기에 쉽게 공감하거나 자신의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러한 글쓰기의 형식은 토론과 논증 형식의 사유가 부족한 20대들에게 설득력 있는 글쓰기나 말하기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된다.
 
저자는 다양한 철학자, 문호, 예술가, 시인, 정치가의 사유들을 답습하면서, 중간 중간에 이들의 명언들을 따로 모아서 제시하고 있다. 어느 하나의 사상이나 철학적 도그마에 안착하지 않고, 가급적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지평에서 이들의 입술을 통해 나타나고 있는 생의 진실과 지혜를 묵상하면서 삶의 진리를 드러내고자 한다.
 
저자의 지식이나 사유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유들을 하나의 지평에 수렴하여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위해 누구든지 필요한 것을 음미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성인으로서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지고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20대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성숙하고 주체적이며 보다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하는 점이 돋보이고 있다. 또한 저자는 파리 유학 시 철학뿐만 아니라 예술분야도 병행하여 수학하였는데 이 책에서 글과 조화되도록 저자가 직접 그린 많은 그림을 보는 기쁨도 함께 누리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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