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단 마라도의 밤풍경은 오염되지 않은 어둠으로 짙었다. 아무리 많은 파도가 쳐도, 알아주는 이 없어도, 불이 한 번도 꺼지지 않는다. 그 곳에서 99년째 마라도 등대는 한반도 시작의 불을 밝히고 있다. 을사조약체결 10년 뒤인 1915년 3월 첫 불을 밝힌 등대는 일본군에 의해 처음 설치된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구성원 모두 힘든 일이 있어도 오직 어두움을 밝혀주는 등대처럼 배려와 희생을 통해 살기 좋은 공동체를 만드는데 동참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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