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록문학상 수상소감

부족하고, 또 부족한 작품을 뽑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뱃놈’이 가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당황스러움이 앞섰습니다. 숨겨오던 저의 모습을 남들 앞에 보여주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또,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독자와 나 자신에게, 희망을 심어주기보다는 절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소설이 끝난 이후, 주인공의 삶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독자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뱃놈’을 쓸 때에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잠자리에 누우면 이따금 생각나던 이야기의 끝을 보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글에서 비린내가 나는 소설을 써보겠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두 가지 목표 중 앞에 것에만 치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비린내가 나는 작품을 쓰겠다는 당찬 포부는 있었지만, 그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구차한 핑계를 대자면, 저는 고깃배 한번 타보지 않은 샌님이었고, 제 역량이 부족했습니다. 다음 소설의 목표는 부족한 역량을 더욱 키워, 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소설을 쓰는 것으로 해야겠습니다.
 
군소리가 구구절절 많았습니다.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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