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욱 / 아나운서

스피치는 누구나 갖춰야 할 능력제주대학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ㆍ제주의소리와 함께 국제화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래지향적 마인드를 키워주기 위해 대학생 아카데미를 마련했습니다. 국내의 명강사를 초청해 매주 화요일 오후에 열리는 대학생 아카데미는 오는 12월 9일까지 모두 10개의 강좌와 프레젠테이션 경연대회, 현장체험 등의 다채로운 행사로 마련됩니다. 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2000년 KBS 공채 26기 아나운서로 데뷔했다. 최근에 프리랜서 선언을 하고 ‘스피치 교육 전도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말을 잘하면 뭇사람의 존경을 받는 시대이다. 이에 반해 제아무리 박학다식하다 하더라도 말이 서투른 사람은 평가절하 되기 십상이다. 당당하게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또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을 노출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화하려는 노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그래서 논리적 말하기 능력은 핵심경쟁력이다.

◇스피치 능력을 키워라

TV를 보면서 ‘어휴 저 사람처럼 말을 깔끔하게 잘하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누구나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발표에는 자신이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볼 것은 발표를 하는 것과 효과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이다. 보다 효과적으로 상대방에게 자신을 알리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스피치 기술을 배워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3요소인 화자, 콘텐츠, 청자 중 청자에 무게중심을 두는 게 필요하다. 청자가 달라질 때 마다 적절하게 그들을 고려하고 배려해야 한다. 말을 잘하려면 논리적인 사고력도 중요하다.
 
화자가 아무리 박식하고 달변가라 할지라도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없으면 100% 실패한다. 따라서 화자는 항상 남들 앞에 서기 전에 내 말을 들어 줄 청자는 누구이며, 그들에게 무엇을 말할 것이며, 어떤 내용과 순서로 구성·전개해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자료를 수집, 상황에 따라 청중의 반응도를 읽어가며 적절하게 대처해 나가는 여유를 보여야 한다. 많은 분들이 중요성을 간과한다. 똑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A라는 사람은 청자가 기분 나쁘게 들리고 느낌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B라는 사람은 그 사람 참 괜찮았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것은 말을 함에 있어 상대를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그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이 시선의 각도는 본인은 잘 느끼지 못한다. 주변 사람의 의견이나 자신의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해서 한번 관찰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2인 이상 많은 사람이 있을 때 역시 그 청자들을 골고루 바라봐야 한다. 이처럼 말의 표현에서 비언어적인 요소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말하기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작은 요소들을 꾸준히 훈련을 통해 나가면 반드시 좋은 경험이 된다.
 
‘역지사지’의 자세도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은 청자와 화자 역할을 오가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화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청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언제나 상대방의 역할이 될 수 있다는 걸 이해하면 청자의 입장에서 대화할 수 있다. 그러면서 서로 다 같이 이해할 수 있는 말을 해야 한다.

◇말투는 자아의 노출

많이 아는 것과 풀어서 쉽게 설명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상대방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인정하고 청자를 받아들이고, 그 수준에 나를 맞춰야 한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일상생활 속 언어 습관이 중요하다. 어떤 단어를 선정하고 어떤 분위기로 말을 하고 톤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말투나 말씨가 성공적인 사회생활의 발목을 잡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말씨가 첫인상만큼이나 사람을 판단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말투는 한 사람의 인성, 태도, 가치관 등을 드러내기 때문에 단순한 말버릇으로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말투는 오랜 시간 축적된 결과물이어서 한 사람의 인성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자신이 살아온 길을 보여주는 거울과 같다. 원론적으로 평상시에 바른 말, 고운 말을 제대로 할 때 이 사람의 인성이 돋보이게 된다. 백 미터 달리기를 잘하려면 백 미터를 많이 뛰어보고 기록을 깨기 위해 노력하듯이,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려면 꾸준히 발음교정을 위해 노력하고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를 모두 갖춰서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스피치는 자신감의 전제조건이다. 발표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을 보잘 것 없는 사람으로 치부하게 된다. 발표력이 뛰어난 사람은 무엇을 하든 자신이 있다는 태도로 접근한다. 이런 차이는 일을 하는 태도의 차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의 결과로 이어지며 결국 우리의 인생의 질을 결정하게 된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능력의 영역을 키워나가야 한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