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라 기자

인천 아시안게임이 19일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막이 열렸다.
 
올해로 17회째 열리는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국가들끼리 겨루는 스포츠 대회로 4년마다 개최된다. 올해 우리나라가 개최하는 아시안게임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이어 3번째이다.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아시아 올림픽평의회(OCA) 소속 45개국 선수와 임원 1만3855명이 참가한다. 인천 아시안게임은 시작부터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했다. 초반에는 많은 사람들이 인천 아시안게임이 우리나라의 아름다움과 미덕을 널리 알릴 좋은 기회가 될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규모 식당과 다양한 시설을 갖춘 숙소는 많은 사람들의 칭찬을 받았다. 또한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외식문화인 ‘치맥’은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나라만의 특수성이 세계의 주목을 끌것이라는 예상들이었다.

그러나 아시안 게임은 시작부터 문제에 당면했다. 재정에 맞지 않는 무리한 유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민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이런 우려와 걱정을 잠재우기 위해 아시안게임 개막식부터 성공적인 성과로 보여줘야 했다. 그래서 국민들이 개막식에 거는 기대는 매우 컸다. 19일 보여준 개막식은 국민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개막식이 아니라 한류 콘서트를 보는 착각마저 들게했다.
 
남성그룹 EXO, JYJ, 배우 장동건, 김수현 등 과도한 연예인들의 출연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영애의 성화 점화는 점입가경이었다. 아시안게임은 스포츠 대회이지 한류대회가 아니다. 우리나라에 마땅한 스포츠 선수가 없나? 라는 의문을 들게 만들었다.
 
한국에는 아시안게임의 주인공이 될 스포츠 선수가 없는가? 아니다. 축구스타 박지성이나 피겨의 여왕 김연아는 한국이 낳은 인재다. 선수들이 아닌 유명 배우의 성화 점화는 자국민들도 의아하게 했다. 국가가 스포츠 정신에 까지 K-Pop의 유명세를 끼워 팔기 하려는 것 같기도 했다.
 
이런 반응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각 나라 외신들도 동일했다.
 
대만의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연합보’는 “성대한 체육행사는 제법 대단한 한류 콘서트가 됐다”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일본 뉴스통신사 ‘지지통신사’도 “성대한 체육행사가 커다란 영화제와 비슷하게 됐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스포츠를 문화 콘텐츠 사업의 작은 부분으로 밖에 여기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사전준비부족이라고 말하기에는 우리나라에서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상당히 여러 번 유치한 적이 있다.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2002년 한ㆍ일 월드컵 등이 그것이다. 그 당시의 상황과 결과, 그리고 국민의 여론을 전부 고려해 봐야 하겠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의 시작이 그리 평탄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개막식이 끝나고 아시안게임이 도입으로 접어든 시점에서도 많은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지난 14일 문학경기장 축구전용구장에서 아시안게임 한국 대 말레이시아 축구 예선전을 보기위해 몰려든 관람객들이 미리 온라인에서 구매한 입장권을 종이 입장권으로 교환하기 위해 기나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관객들중 일부는 축구경기가 전반전에 접어들 때까지 입장하지 못했다. 첨단정보기술을 활용한 아시안게임을 만들겠다는 국가의 호언장담과는 다른 결과물이다. 그 뒷편에는 문학경기장과 이동통신사 사이의 문제 떠넘기기식의 대응 방식이 있었다. 그만큼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외형을 중시한 나머지 가장 중요한 대중의 편의와 사용자의 효율성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주먹구구식의 이러한 해결은 많은 불만을 낳았고, 여론은 진행 능력의 부족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게 만들었다.
 
수많은 해외 관람객들이 모이는 대회에서 이러한 입장관리 부실 등의 운영에 관한 실수는 한국이 IT강국이라는 면모를 보여주지는 못할 망정 국제적으로 안좋은 이미지를 형성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비단 인천아시안게임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아시안게임은 단순히 인천만의 축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축제이고, 또 인천 발전을 뛰어 넘어서 대한민국 재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런 국제적인 행사는 비단 인천만의 이미지가 아니라 국가적인 이미지이다. 이러한 시선이 하나하나 축적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전체적인 틀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가 비난만이 아닌것은 더 나아가 앞으로 있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서이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고대하던 평창올림픽을 2018년에 개최한다. 그토록 기대하고 수많은 금액을 투자할 행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예행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폭죽이 터지는 양이 많다고 해서 하늘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그만큼 빈 공간의 하늘이 있어야 밝은 폭죽이 아름다워 보이듯이, 다음의 행사를 위해서 우리는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고,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아름다움을 더욱더 연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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