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날개에 소개된 저자 트리나 폴러스는 한국 독자를 위한 감사의 말을 전할만큼 감사와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사는 분이다. 또한 14년 동안 공동 농장에서 일하면서 우유를 짜고, 채소를 길렀고, 그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리고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식품의 우수성을 선전하는 소규모 환경 센터인 농장을 운영할 정도로 더불어 살아야 할 삶의 의미를 직접 실천하고, 전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작가 스스로 평화롭고 정의로운 세상에서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고, 이 책이 독자들에게 또 다른 혁명-애벌레 하나도 죽이지 않는 혁명-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두 애벌레가 자신의 참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은유적으로 나타난다.

이 책은 두 마리의 애벌레가 겪는 사랑과 희망을 향한 모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알에서 세상으로 나온 호랑 애벌레는 먹는 것이 전부인 삶을 살아가다 새로운 삶에 대한 갈망으로 길을 떠난다. 그 길은 수많은 애벌레들이 꿈틀거리고 있는 애벌레 기둥 에 도전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 기둥 끝에 단순한삶 이상의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안고. 하지만 그 기둥 끝은 너무 높아서 구름에 가려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애벌레들은 서로 먼저 꼭대기에 이르려고 기를 쓴다. 기둥을 이루고 있는 다른 애벌레들과 똑같이 오로지 남을 딛고 올라서야 한다 는 생각에 사로 잡힌 호랑 애벌레는 다른 애벌레를 밟고 또 밟으며 자신이 점점 더 높은 곳을 향해 가고 있다는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그 여정은 불안에 휩싸이게 되고, 떠밀림에 의한 막막한 길이 되고 만다. 그러던 중 자신의 밑에 깔린 노랑 애벌레와 대화를 하게 되고, 둘은 다툼과 미움이 있을 뿐인 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미망에서 깨어난다.

자신의 참모습이 무엇이고, 참모습을 발견하는 길은 어디에 있는지? 나비가 되는 것이 진정한 자아에 이르는 길이다.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죽을 위험을 무릅쓰고 단단한 고치 속에 들어가 거꾸로 매달려야 한다.

노랑 애벌레는 결국 자신의 몸에서 실을 뽑아 고치를 만들고 나비가 된다. 애벌레 기둥으로 다시 올라갔던 호랑 애벌레 또한 갖은 고생 끝에 꼭대기에 이른다. 그러나 그 꼭대기에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다. 그 꼭대기에는 거기까지 올라오면서 습득한 기술을 총동원하여 제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미동의 애벌레들만이 있을 뿐이었다. 호랑 애벌레는 높이만 오르려고 했던 자신의 본능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를 깨닫고 기둥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노랑 애벌레에서 거듭 태어난 노랑 나비의 안내를 받으며 나비가 되기 위해 애벌레 기둥이 아닌 나무를 기어오른다.

많이 알려진 책인 만큼 누구나 한번쯤 읽었을 것이다. 하지만 혼란과 갈등으로 가득 찬 우리 사회에서 중심을 잡고 희망을 향해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에서 이 책을 다시 한 번 권해 본다. 지금도 애벌레 기둥을 힘겹게 오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이 자신에게 맞는 것인지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꼭대기에 이르면 분명 빛나는 순간이 올 것이라 굳게 믿으며 다른 이들을 밟고 올라간다. 그러나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아니라면 꼭대기에 올라선 순간이 올지라도 자신의 과오와 헛헛함에 또 다른 고난의 길을 가야 할 것이다.

삶은 때때로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고통스러운상태를 지나지 않고는 좀 더 아름답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그런 삶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요. 사랑과 희망입니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고난의 길일지라도 자신의 참모습을 찾아서 또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있는 사람들의 의지는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이 더욱 빛날 수 있으려면 삶의 가치를 스스로 엮을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나비는 미래의 네 모습일 수도 있단다. 나비는 아름다운 날개로 날아다니 면서 땅과 하늘을 연결시켜 주지. 나비는 꽃에서 꿀만 빨아 마시고,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사랑의 씨앗을 날라 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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