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딜라이트 대표

제주대학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의소리와 함께 국제화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래지향적 마인드를 키워주기 위해 대학생 아카데미를 마련했습니다. 국내의 명강사를 초청해 매주 화요일 오후 4시 국제교류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대학생 아카데미는 12월 9일까지 모두 12개의 강좌가 마련됩니다. 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창업은 재미있게 하면 된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성공과 실패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처음 창업에 실패하더라도 얻을 것은 많다. 창업에 허황된 꿈을 담지도 않았고, 그저 현실에서 즐겁게 일하며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인 딜라이트 는 지금은 주목받는 사회적기업이지만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대학시절, 남들이 취업을 준비하고 토익을 공부할 때 가난한 어르신들도 이용할 수 있는 저렴한 보청기 개발에 들어갔다. 당시는 너무나 초조했다. 하지만 사람이 경제력이 부족해서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일념으로 보청기 사업에 뛰어 들었다.

 

◇취약계층에 저가형 보청기 보급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모아둔 돈이 있어서 돈 걱정은 좀 덜하고 공부에 전념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학업을 통해서 진리나 삶의 의미에 좀 더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창업을 생각했다. 1년 반 정도 경영학 공부를 하다가 2008년 사회적기업 연구모임인 넥스터스를 만들었다. 넥스터스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스터디를 하고 이를 어떻게 국내에 적용할지를 고민하는 모임이었다. 여기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우선 드는 생각은 왜 이런 걸 시작하게 됐을까 다. 돈을 벌어서 내가 잘 먹고 잘사는 것 말고 뭔가 다른 게 없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나중에 뭐가 남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넥스터스를 통해 경로당에 봉사활동을 다니다 귀가 잘들리지 않는 노인들이 150~200만원을 호가하는 보청기를 구입하는 것을 봤다. 2009년 4월 중소기업청에 저가보청기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는데, 사업지원금 20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자금을 시드머니(Seed Money)로 하고 본격적으로 보청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0년 7월 문을 연 딜라이트는 사각지대에 방치된 사회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이름 그대로 세상에 즐거움을 주는 기업 을 지향한다. 미리 사업 제안서도 썼고, 몇 차례 창업 경험도 있으며, 창업 동기도 뚜렷했지만 역시 사업은 그리쉽지 않았다. 보청기를 자체 기술로 만들려다보니 첫 모델이 나오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우리 기업은 보청기를 시중 가격보다 보다 70~80%나 저렴하게 기초생활수급자인 청각장애인에게 지원하는 정부 보조금에 맞춰 가격이 책정됐다. 그래야만 이들이 부담 없이 보청기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렇게 대박 이 날 줄 몰랐다. 2010년 보청기를 처음 개발한 뒤 온라인 판매를 했는데 어르신들이 너무 많이 찾아 거래처에서 요구하는 물량을 맞추기가 버거울 정도였다.

이후 대기업의 투자도 받았으며, 공장도 세우고, A/S점도 전국 곳곳에 설치했다. 그렇게 4년이 훌쩍 지나 이제는 정부에서 대표적인 청년 CEO의 성공 벤처의 사례로 뽑힐 정도가 됐다.

 

◇포기할 수 없는 꿈이 있다

무엇을 이루겠다는 꿈이 없이 단지 취업만이 목표 인 대학생들을 보면서 우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제주건 서울이건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진로가 공무원이다. 주변에서 쉽게 하는 것들, 막연하게 좋아 보이는 것들이나 좋다고 평가되는 것들에 쉽게 빠져들고 있다. 하지만 창업을 하고, 사업을 해본 사람은 모든 면에서 시각이 달라진다. 설령 중간에 포기하거나 실패한 경우라 해도 그 시간을 보내면서 이전과 다른 시각, 감각을 배우기 때문에 1년간 어학연수로 스펙을 쌓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맨몸으로 나가서 세상과 싸우고 여러가지를 체득하기 때문에 스스로 성장하게 된다. 창업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갖지 못해서 포기할 순간이 오더라도 그 시간들을 사회가 알아줄 거란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

20대에 무엇을 고민해야 하고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보를 습득하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한 번 사는 인생이고 누구나 소중한 사람인데, 무엇을 하고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스스로 엄밀히 따져보지 않는다. 만약에 시험을 어렵게 통과해서 공무원이 된다고 해도 그 다음 것들을 해나가야 한다. 결국 무엇을 한다해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차라리 낫다. 자기 뜻을 위해 일하면 일을 할 수 있는 역량도 커진다. 이런 이치를 터득한 후 자기 할일을 발견할 수 있고 자기 하는 일에 신념을 가진 자는 행복을 얻기 마련이다. 도중에 포기하지 말자. 망설이지 말고 최후의 성공을 거둘 때까지 끝까지 밀고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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