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태 / 트랙터 여행가

제주대학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의소리와 함께 국제화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래지향적 마인드를 키워주기 위해 대학생 아카데미를 마련했습니다. 국내의 명강사를 초청해 매주 화요일 오후 4시 국제교류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대학생 아카데미는 12월 9일까지 모두 12개의 강좌가 마련됩니다. 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지난 2008년부터 느린 속도의 트랙터와 함께 하는 여정을 시작해 2009년 3월까지 180일간 트랙터 전국 국토순례를 완주했다. 트랙터 여행을 준비하면서 주변의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안 된다고 보았다. 첫째는 다른 운전자들이 트랙터는 원래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배려해주고 양보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둘째는 이 여행이 농기계를 홍보하고 농촌 현장을 방문하는 목적이므로 대도시 번화가로 트랙터를 운전할 일이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2012년에는 1년간 트랙터로 총연장 4만㎞의 터키와 중국, 중앙아시아 투어에 성공했고, 지난해 3월에는 네팔과 인도 등의 실크로드 도보여행 등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트랙터 타고 전세계 일주

트랙터로 전국일주를 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05년 여름,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로 체 게바라를 만나면서부터다. 영화는 23살의 의대생 게바라가 낡고 오래된 포데로사 라는 이름의 모터사이클로 남미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을 그렸다. 남미 민중의 현실을 몸으로 체험하는 과정이다. 영화에 감명 받고부터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여행수단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자전거,오토바이, 자동차, 도보 다 이미 나왔던 거라 빼놓고 경운기나 트랙터를 이용한다면 최고의 여행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무작정 13장짜리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고 전국 1위 트랙터 업체에 찾아갔다. 아르헨티나의 리바에서 스페인 산티아고까지 트랙터를 타고 여행하고 싶다고 하니 기획 홍보 부서의 말단 직원을 불러줬다. 물론 퇴짜였다. 국회의원을 찾아갔다. 성과 없이 돌아왔다. 결국 포기하고 군에 입대했다.

시간이 흘러 군 제대를 하려니 막막했다. 꿈을 아직 이루지 못했는데, 일단 국내에서 트랙터 여행을 완주하면 외국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38장짜리 발표 자료를 만들고 한국농업기계학회 회장님에게 편지를 썼다. 도전 정신으로 여행하면서 자신의 이상을 표현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학회장이던 한 대학 교수님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내가 누군지 아세요? 라며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알고 보니 한 트랙터회사의 이사였다. 우여곡절 끝에 지원 약속을 받았다.

고향인 경남 하동에서 출발해 6개월간의 여정이 시작됐다. 어려움에 처한 농민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놓고자 전국 일주에 이어 더 큰 불가능에 도전하게 됐다. 이후에 여행기를 묶은 80일 간의 트랙터 다이어리 란 책을 냈다. 라디오에 출연하고, 대담 토크쇼에도 출연하고 잡지에도 실렸다.

주변에서 처음에는 트랙터 여행은 안 된다, 어려울 거다 고 얘기할 때도 내 계획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르게 생각하기의 힘이었다. 가능할 방법이 뭔가도 좋지만 반대로 실패할 경우와 못할 방법을 찾아봤다. 안 되는 이유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못할 이유가 무엇인지를 찾는거다. 그랬더니 못할 이유가 단 한 개도 없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왜 안 되지? why not? 을 많이 생각한다. 할 수 있다, 될 수 있다 는 생각으로 추진하는 게 원칙이다.

돈이든 사랑이든 성공이든, 삶에서 추구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목표를 세워놓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목표가 자연스럽게 나를 따라오게 만드는 것이다. 보통은 전자인 목표 지향의 방법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은 험난하며 목표를 달성하고도 허탈함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시시콜콜할 정도의 사소한 행동과 습관들이 매 순간을 바꾸고 그 순간들이 모여 삶 전체를 바꾼다.

◇다르게 생각해 보자

죽음을 무릅쓰고서라도 운명을 창조해보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봤으면 한다. 내가 그 일을 하다가 죽어도 정말 괜찮은 일이 있는지 상상해 보자. 죽기 10분 전, 아 20대때 정말 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하지 못했어 , 난 최소한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어 라는 생각이 든다면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인가. 자신이 무엇을 이루려 할 때 다른 사람의 눈과 시선을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얻되, 모든 결정권은 자기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하지만 말 뿐이 아닌 실천이 앞서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미루지 말고 10분 안에 행동해야 한다. 10분 안에 행동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메모하는 습관이야 말로 꿈을 이루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꿈을 실천하는 사람 중에 메모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적는 순간 일이 이뤄졌다고 보면 된다. 꼭 이뤄야만 하는 한 가지 일을 찾아 당장 행동에 나서길 바란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