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윤/ 오가다 대표

제주대학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의소리와 함께 국제화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래지향적 마인드를 키워주기 위해 대학생 아카데미를 마련했습니다. 국내의 명강사를 초청해 매주 화요일 오후 4시 국제교류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대학생 아카데미는 12월 9일까지 모두 12개의 강좌가 마련됩니다. 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제 능력을 발휘하기에는 취업보다 창업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부모님은 일단 회사에 들어갔다가 창업을 하고 싶으면 그때 하라고 말렸지만 마음먹은 건 당장해야 잘 할 수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무작정 취업해서 남의 회사라고 대충 시간을 보낼 모습을 상상하니 도저히 용납이 안됐다. 그래서 지난 2009년 25세의 나이로 창업의 길을 선택했다. 진정으로 원하는 삶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다 마침내 고른 사업은 찻집이었다. 어릴 적 집에서 마셨던 따끈한 한방차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서울시청 인근에 다섯 가지 한방차를 테이크아웃 방식으로 판매하는 2평 남짓 가게에서 현실이 됐다.

 

◇어릴 적 마셨던 한방차를 테마로 창업

하지만 세상 일이 모두 그렇듯 손쉬운 성공은 없었다. 매장을 연 첫날 지인이 팔아준 매출이 전부인 상황 앞에서 커피 대신 한방차 를 마시게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을 설득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기대가 너무 컸던 나머지 엄청난 좌절감이 몰려왔다.

영업 둘째 날, 젊은 여성 두 분이 매장을 찾았다. 진정으로 감사하면서도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그 후 매 순간순간마다 성심성의껏 손님들을 응대하겠다고 결심했다. 매장을 찾는 손님들의 인상착의나 인적사항, 그리고 어떤 메뉴를 주문했는지 등을 기억하려 애썼다. 진심으로 손님을 응대하면 그 진심이 통해 손님들이 다시 매장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진심은 손님들에게 전해졌고 주변에 입소문을 내주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달 뒤, 첫 날 공을 치던 매장에서 하루 500여 명의 손님들이 찾을 정도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첫 매장을 연 지 3개 월 만에 2호점을 내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해에 3호점을 내는 등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다. 5년 후 조그만 찻집은 국내외 모두 합쳐 51개(일본 3곳) 매장을 운영하는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했다.

청와대를 비롯해 인천공항과 방송국 등 상징적인 장소에 매장을 내며 지금보다 많은 이들이 오가다를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올 연말에는 서울 강남의 코엑스에도 매장을 연다. 유명한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모두 탐내는 자리였지만 한방차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응찰에 성공했다. 한방차 전문점이기 때문에 입점할 수 있었던 곳도 많다. 특히 청와대의 경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곳이기 때문에 국적불명의 커피 전문점이 들어서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오가다는 일본 등 해외진출도 이뤘다. 최근에는 아랍권에서 프랜차이즈 제안이 들어와 검토하고 있다.

 

◇자신감과 도전정신이 일궈내

공군 장교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리더십과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어렸을 때부터 배웠다. 고등학교 시절 학생회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 뽐내기를 좋아했고 저한테 잘맞았다. 학교 선배님이신 손기정 선수의 기념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주도한 적이 있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손기정 선수의 존경과 쾌유를 기원하는 자필 편지를 쓰도록 하고, 월계관을 직접 만들어 그를 찾아갔었다.

창업에 대한 관심은 이미 대학 3년 때부터 시작됐다. CI(Corporate Identity) 디자인회사를 세우고 영업부터 시작했다. 청년창업가들이 다들 온라인 쇼핑몰과 앱 개발에 몰두할 때 발로 뛰며 사람들과 직접 맞부딪쳤다.

예비 창업자가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청년 창업이든 인생 이모작이든 오래 갈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프랜차이즈 창업의 핵심이다. 매장을 간편하게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유행을 좇는 단명할 아이템인지 아닌지를 가려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가다는 커피만큼 오래된 인류의 차 문화에서 시작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다른 카페들과 달리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고유한 문화를 차별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후배들에게 창업정신을 전수하기 위해 매장을 직접 운영할 기회를 주는 청년창업 육성 프로젝트 를 진행하고 있다.

창업은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갖고 남들이 하지 않는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 도전하는 것에 자신이 가진 철학을 접목시켜 개척 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년 창업인들은 부족한 인적 네트워크, 자본금 등 한계점만 찾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부족한 것에 대해 고민하기 보다는 나이와 체력 등 청년만이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어떤 길이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하기보다는 가장 하고 싶은 걸 고른 후에 노력해서 그 선택이 최고였음을 보여주는 것이 행복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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