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2일자(926호) 제주대신문 보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사라캠퍼스 학생식당에 생활협동조합을 유치하려던 교육대학의 절실한 노력은 재정적 문제로 인해 직영이 어렵다는 생활협동조합의 회의 결과로 돌아왔다. 기사에 따르면 생활협동조합은 현재 아라캠퍼스 백두관 식당운영에서 이미 막대한 적자를 안고 있기 때문에 사라캠퍼스 학생식당을 운영할 시 추가적으로 발생이 예상되는 적자분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라캠퍼스 학생식당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과 대학당국에 이의 개선을 요구하는 교육대학 학생회의 노력은 지난 2012년 7월 4일자 제주대신문 기사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교육대학 소속 학생 38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식당에 만족하고 있다 는 응답은 전체의 8%에 불과하며, 학생식당에 불만이 있다 는 응답은 식단의 다양성 부족 및 가격에 대한 불만 등을 이유로 무려 6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교육대학 학생회가 2014년 9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 또한 실망스러웠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6%,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이 1%에 불과하며, 반대로 불만족에 대한 목소리는 66.8%에 달하고 있어 2년 전의 설문에 비해 전혀 나아진 점이 없었다.

특히나 우려스러운 점은 교육대학 학생의 절반에 가까운 47%의 학생이 학생식당을 전혀 이용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사라캠퍼스에서 운영되고 있는 학생식당에 대한 교육대학 학생들의 인식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라캠퍼스의 주변 환경과 학생복지의 개선을 고려한다면, 이에 대한 학교당국의 대책마련이 더 이상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대학생활협동조합은 대학에서 이뤄지는 갖가지 생활, 즉 소비와 문화생활 등을 보다 나은 생활로 바꾸기 위해 대학인 스스로가 결성한 협동조합이다. 다시 말하자면 보다 경제적인 소비생활과 건전한 문화생활, 그리고 무엇보다 쾌적한 환경 속에서 대학생활을 보내고자 하는 대학인의 요구에서 출발한 자조운동이다. 만약 대학의 생활협동조합이 고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경영단체라면 굳이 이와 같은 조직이 아니어도 더 높은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경영조직을 선택했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대학에서 대학생협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이유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 문제의 해답은 당연히 협동조합이 지닌 특징과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은 인적결사체다. 그래서 협동조합을 구성하는 사람. 즉 조합원은 협동조합을 결성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출원한 출자자이면서, 이렇게 만들어진 대학생협이 나를 포함한 조합원을 위해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를 작게는 물건가격 하나를 결정하는 것으로부터 조합원의 대학생활에 필요한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고 이 모든 사업을 통한 경영의 결과에 책임을 지는 운영자가 되기도 하며, 그렇게 결정된 사업을 내가 이용하는, 바로 내가 주인인 가게에서 내게 필요한 물자를 구입하는 이용자도 된다. 따라서 우리 스스로가 대학의 후생복지사업을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대학 외부의 전문 경영인에게 임대해 주거나 또는 대학에만 맡기지 않고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주인이 되고자 한 것이 대학생협을 설립한 진정한 목적이자 의의라 할 것이다.

물론 우리대학 생협이 아직 탄탄한 자립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볼수 없고, 생협과 대학당국의 재정압박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교육대학의 아라캠퍼스 이전이 완료될 때까지 교육대학 학생들의 가장 기본적인 복지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점 또한 학생복지 차원의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2007년 11월, 10여 년간 안건으로 오르내리던 제주대와 제주교대의 통합이 체결되었고, 이듬해인 2008년 양 대학은 완전한 통합과 함께 제3 창학원년을 선포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딪었다. 이후 꾸준히 제기된 교육대학 학생식당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협동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공동체 건설이라는 큰 지향점을 지닌 대학생협과 학교당국의 능동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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