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적 상상력과 민주시민의식 함양을 위한 교양교육

▲ 강 봉 수윤리교육과 교수

인류 역사상 시공을 막론하고 교육의 현상은 늘 있었다. 타잔이 아닌 한 모든 인간은 처음부터 인간 세계에 내던져진 존재이고, 인간의 세계로 진입케 해주는 통로가 바로 교육이다. 국가 사회적 요구의 측면에서 교육은 인간된 삶으로 입문 시키는 동시에 사회적 충원을 위한 것이고, 학생의 개인적 요구의 측면에서 교육은 자아의 실현과 인격의 발달 을 위한 것이다. 이것이 인류 역사상 변치 않은 교육의 목적이고 목표였다. 사회적 충원과 자아실현을 위한 교육의 관점에서 국가(학교)는 공동체의 유지발전을 위해 다양한 능력을 가진 인재개발에 관심을 가지며, 개인들은 자기만의 소질을 계발하여 원하는 직장을 얻어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하면서 궁극적으로 자아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니까 모든 학교는 이러한 국가와 개인적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제공해 주어야 한다. 특히, 대학이 전공과 학과를 구분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충원과 자아실현을 위한 교육에 앞서 인간된 삶으로 입문과 인격 발달을 위한 교육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것이 우선되지 않으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공동체를 운영하고 더불어 사는 공동의 원칙을 세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사회의 구성원들은 인간된 삶을 보장하는 공동체의 이상(理想)이 무엇인지를 정하고, 그런 이상실현을 위한 제도나 규범들을 모색하기 마련이다. 나아가 그것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교육활동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교육을 위해서 요구되는 교육과정은 폭넓은 인문 사회적 교양교육이라 할 것이다.

인간이란 한자말 그대로 사람사이를 살아가는 존재이다. 따라서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사회성과 공동체에 헌신하는 민주적 생활양식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 높은 예술적 감수성과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생활태도도 길러져야 한다. 특히 인간은 다른 존재와 달리 삶 자체에 대해 근본적 물음을 던지고 답을 탐구하는 철학적 존재이다. 오늘날 첨단 과학들이 철학적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해 회의적 질문을 던지고 있지만, 인간의 근본 문제를 다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인간은 사유를 통하여 삶의

의미를 물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 것이다. 우리대학의 교양교육과정도 이러한 점에 유의하여 운영되어야할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채용시장에서 마저 인문학적 소양과 상상력을 평가하는 추세이다. 그동안 학교에서는 그러한 소양을 길러준 적이 없는데, 갑자기 채용시장에서 인문역량을 요구하는 꼴이다. 그래서 취업준비생들은 인문역량을 갖추기 위해 벼락치기로 인문학 과외를 받고 문제풀이 식으로 인문학 참고서를 뒤지고 있다. 이러한 인문학 공부는 대학생들에게 또 다른 스펙 쌓기를 강요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래서는 안 된다. 인문학적 소양과 상상력은 갑자기 키워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학의 교양 교육과정은 이러한 시대적 추세에도 적극 부응할 필요가 있다. 채용시장의 인문학은 인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해 산업화 실용화하자는 것인데, 이러한 응용이나 인문학의 대중화를 위해서도 우선 필요한 것은 기초 토대 연구이고 교육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대학과 강단의 인문학은 위기이고, 제대로 된 인문학적 교양교육도 미약하다. 우

리대학의 인문학 연구와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우리대학에서 교양교육과정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 보다 많은 시간과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교양교육과정을 수립하는 기준은 인문학적 상상력과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의식 함양에 두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