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의 육성기록을 담은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 발간 맞이 제주 북콘서트가 제주벤처마루 10층 백록담홀에서 열렸다.
작가, 활동가 그리고 유가족,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세월호의 종착지 제주에 왔을까. <편집자주>

▲ 故 문지성 양의 아버지 문종택씨가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성 양의 생전 모습이 스크린 위로 보인다.
◇너무나 평범해서 더 슬픈

사회자가 지성이와 창현이는 어떤 아이였는지 물었다.
 
서로 답하기를 꺼려하는데 지성 엄마가 힘겹게 말을 땠다. “지성이가 수학여행 가기 전에 장기자랑에서 할 춤을 연습했어요. 굉장히 시끄러운 노래를 틀고 언니랑 춤췄어요. 시끄러워도 그 모습 보는 것이 너무 행복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노래 소리가 뚝 끊겼어요. 그 어여쁜 아이들이 생명을 잃었어요”
 
지성 아빠는 세월호 사고 이후 많은 사람들이 법에 관해 과학적 사실에 대해 물어보는데 자신은 전문가가 아니라고 답한다. 그는 “내가 전문가라면 여러분들처럼 세금 내는 전문가이고, 아내는 밥 짓는 전문가입니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현재 수습되지 않은 9명의 실종자가 있다는 사실은 거의 알 것이다. 그런데 9명 중 3명이 제주도로 차마 돌아오지 못한 도민이다. 이에 창현 엄마는 안산시민처럼 제주도민도 적극적으로 인양을 촉구해야 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또 하나 경악스러운 사실이 있다. 사고 당시 딱 하루 일하고 희생된 아르바이트 대학생이 있었다. 그는 친구들이랑 돈을 벌기 위해 승선했는데 구조된 친구 중 2명은 사고 이후 군입대했단다. 정부의 희생자에 대한 관리와 치료가 얼마나 졸속으로 이뤄지는지 방증하는 사례이다.

◇변한 건 하나도 없다
 
“많은 국민들이 세월호 특별법 통과돼서 모든 것이 해결된 줄 아는데요. 아직 시작조차 못했습니다. 배·보상 문제가 해결된 줄 아는데요. 10원 한 장 못 받았습니다”
 
작년 11월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됐다. 하지만 실질적인 조사에는 발도 담그지 않았다. 박진 활동가는 “오늘(3월 27일) 시행령의 정부안을 법제처가 입법 예고했다. 그런데 그 시행령은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다. 여당 소속인 사무국장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고 상임위와 비상임위가 제출한 직책은 깡그리 무시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행령이 확정돼야 본격적 조사가 시작되는데 이대로는 6월은커녕 7월에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사고 1년이 거의 다돼가는 3월26에 있었던 조사위원회 2차 회의에서는 조사 제목을 정했다고 한다. 자리에 참석해 영상을 찍던 지성 아빠는 취재 온 기자들이 “저것들 싸워야 뉴스 내보낼 텐데”라고 말한 것을 똑똑히 들었다고 했다. 결국 별 탈 없이 끝난 회의는 뉴스에 나오지 않았다. 세월호 사고 당시 연달은 오보와 윤리 문제로 ‘기레기’라고 비난받던 언론도 1년 전과 변함이 없었다.  

◇ 끝나지 않는 싸움
 
“세월호, 영해서 영하게 마씸”제주도가 고향인 지성 아빠가 특유의 방언으로 호소했다. 박진 활동가는 “특별법 제정이 100미터 달리기였다면, 이제는 마라톤입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이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 절대 올바른 진상규명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유가족들과 함께 손잡고 안전한 나라를 위해 우리 모두가 힘써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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