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줄거야’ 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보통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의문이 풀리고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고 1년. 시간은 여전히 해결해 주지 않고 있다. 너무 성급한 생각인지도 모른다. 아직 시간이 덜 흐른 것인지도 모른다.
 
현재까지 확실한건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서 세월호유가족들과 유가족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거 언제까지 할거냐?’, ‘이제 그만해라’고 말한다. 심지어 자칭 보수를 주장하는 몇몇 단체들은 그들에게 ‘종북아니냐?’는 발언도 서슴치 않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성역없는 진상조사 하겠다’,‘민간이 참여하는 세월호 특별법 만들겠다’,‘유가족들이 여한이 없도록 하겠다’. 박근혜 정부는 6·4지방선거가 끝나기 전만해도 이렇게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는 어떠한가? 미동도 않는다. 내가 보기에 정부는 세월호 사건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문제가 정부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이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자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은 ‘그들을 기억하자’라는 노란리본을 달며 그들의 편이 돼주고 힘이 실어주었다. 전국적으로 세월호 집회가 일어나면 사람들은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해라’그리고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전국에서 주장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아니 시간과 사람들만 흘려보냈다. 유가족을 지지해주었던 시민과 학생들은 점차 사라졌다. 노란리본을 달고 ‘기억하자 4·16’, ‘잊지말자 세워호’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다시 평범한 학생, 직장인으로 돌아갔다.
 
나 또한 사건이 일어나고 많은 활동을 했다. 그중 ‘제주노란우산’이라는 단체에 가입했다. ‘제주노란우산’은 세월호사건을 향한 제주 청년들이 내쉬는 숨들의 공간이었다. 당시 이 단체에 가입한 나는 노란우산행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몇몇 학생들과 함께 제주대에서 시청까지 걸으며 ‘잊지말자 세월호’를 외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점차 활동은 저조해졌고 결국 중지됐다. 나 또한 그저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갔다. 이제는 그들이 귀찮아 진 것일까?,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내 자신을 포함한 모두에게 묻고 싶다. ‘관심은 일시적일 것이다’, ‘결국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로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라고 예상을 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막상 관심이 무관심으로, 지지가 비난으로 바뀌는 현 사회를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다. 한순간만 기억하는 세상이 너무나도 차가워 보였다. 아직 바다에우리가 찾지 못한 실종자가 있지만 우리는 너무나도 일찍 포기해버렸고 유가족들의 손을 놔버렸다.
 
아직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상황은 더 악화됐다. 유가족들은 여전히 진상조사와 세월호 인양을 주장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에게 힘을 실어줄 사람들이 부족하다. 이제 곧 4월 16일이다. 그리고 이날은 세월호 사건 1주년이다. 아이들을 잃은 부모님들의 마음은 천갈래만갈래로 찢어져 왔다. 우리가 그들을 잊어버리고 기억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지만 여전히 시간은 흐르고 사람들의 관심은 저조해지고 기억은 흐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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