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환(국어국문학과 교수) 신임 국어문화원장

▶취임소감은.
 
제주대에 부임한지 얼마 안 됐다. 그런데 국어문화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마음이 무겁고 책임감이 크다. 강영봉 전임 원장님이 문화원 운영을 잘 이끌어 왔다. 그 분이 잘 일궈온 터를 바탕으로 국어문화원이 더 발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어문화원은 어떤 일을 하나.
 
2005년, 정부는 국민의 올바른 국어생활을 위해 ‘국어기본법’을 제정했다. 법을 바탕으로 각 지역별로 국어에 대한 ‘교육’ ‘상담’ 등을 도맡아 하던 곳이 ‘국어상담소’였다. 또한 상담뿐만 아니라 ‘연구’의 필요성을 부각시킨 의미로 통합된 것이 ‘국어문화원’이다. 우리 대학도 2006년 ‘국어상담소’로 시작해 2008년 ‘국어문화원’으로 명칭을 변경해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특히 우리 제주도는 육지와 다른 독특한 제주방언이 있다.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은 표준어를 중심으로 한 올바른 국어생활과 지역 방언 보존, 연구라는 중요한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상담과 교육, 그리고 연구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상담’에는 글쓰기나 한글맞춤법에 관한 상담이 진행 중이다. ‘교육’ 부분은 수강생이 신청을 하면 국어에 대한 다양한 교육을 우리 연구원들이 직접 찾아가 가르쳐주는 ‘찾아가는 문화학교’를 시행하고 있다. ‘연구’ 분야는 제주도 방언에 대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매년 시리즈로 자료집이 발간된다. 그리고 제주방언 보존을 위한 ‘제주어 말하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국어문화원이 설립된 지 10주년을 바라보고 있는데 앞으로의 10년은.
 
지난 10년간 전임 원장이신 강영봉 교수님이 닦아 놓은 터를 바탕으로 더욱 노력하겠다. 특히 절멸해가는 제주방언의 보존 방법과 후손들에게 효율적으로 전승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대표적인 행사는.
 
‘찾아가는 문화학교’, ‘ 우리말겨루기 대회 제주 예선’, ‘제주어 말하기 대회’, ‘제주 문화로 배우는 제주어 학교 운영’, ‘성인 문해 백일장’, ‘한국어 말하기 대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각 프로그램에 대해 도민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참여 비율이 적다.

▶대학생들이 외국어에만 집중하고 국어를 등한시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수업 시간에도 비슷한 말을 종종 학생들에게 전한다. 동북 아시아인들은 피부색이 같고 생김새가 비슷해 서로의 국가를 쉽게 구분할 수 없다. 우리가 한민족이라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징표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느냐 안 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어를 잊는 순간 민족의 동질감은 사라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학생들에게 한마디.
 
제주도에는 ‘제주방언’이라고 하는 민족의 위대한 유산이 있다. 이것은 필시 제주도만이 아닌 한겨레로서의 징표다. 각 지역의 방언을 합친 것이 진정한 의미의 한국어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제주방언은 한국어를 떠받치고 있는 중요한 기둥이다. 현재 제주도의 젊은 세대는 제주어를 많이 쓰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제주방언이 가까운 미래에는 거의 소멸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든다. 민족의 유산인 방언을 여러분이 아끼고 거리낌 없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했으면 한다. 여러분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제주도 방언을 지키고 보존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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