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문제, 이제는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

지난 3월 27일, 총장을 향한 총성이 울렸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는 총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비공개로 감싸는 제주대의 태도를 지적했다. 업무추진비는 전국 국공립대에서 걷고 있는 기성회비에서 충당하고 있으며 말 그대로 총장의 원활한 업무 진행을 위해 사용되는 일종의 활동비다. 모든 결과엔 원인이 있듯이 기사에는 취재원이 있기 마련, 놀랍게도 이 사태를 고발한 취재원은 단 한명이었다. 언론홍보학과 4학년 문준영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4년간 등록금의 70%이상을 차지하는 기성회비를 납부하면서 그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증을 가졌다. 조사를 하며 ‘업무추진비’란 낯선 단어에 의구심이 들어 본격적인 취재를 진행했다. 대학본부에 업무추진비에 대한 정확한 사용 내역을 요청했으나 돌아온 것은 비공개 통보였다. 불합리한 통보에 그는 이의제기신청을 했고 천신만고 끝에 정보를 받아냈다. 하지만 학교측이 송부한 정보에는 추진비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대상은 누구인지 등 일부 내용들이 감춰져 있었다. 결국 그는 이런 사태를 뉴스타파에 제보키로 결심했다.
 
뉴스타파의 동영상이 SNS를 통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제주대는 몰론 다른 지역까지 큰 파장이 일어났다. 뉴스가 보도된 지 이틀 후, So아라 총학생회는 긴급회의를 소집했고 4월 1일 총장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을 통해 학생회는 교내 재정 관리를 담당하는 재정위원회 구성에 학생과 회계ㆍ법적전문가의 적절한 배치를 약속받았다. 학교측은 뉴스타파에서 제기했던 주말 업무추진비 사용도 금지하며 현금사용에 대한 지침을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총장은 추진비를 사용할 때 항상 영수증이 첨부된 지급결의서를 작성해야하며 한달동안 지출했던 금액을 매월 공개하게 됐다. 어느 학생의 용기 있는 날갯짓이 이로운 태풍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하지만 승전보를 올린 문준영 학생은 외압 아닌 외압을 받고 있었다. 일부 주변인들은 그가 고발한 ‘총장의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해 적지 않은 핀잔을 줬다. 또한 그의 행동은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하지 말아야하는 행동이라며 걱정을 했다. 자신에게 회의감을 느낀 그는 졸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퇴까지 고려했다. 투명한 학교를 위해 올바른 행동을 강행했던 그가 되려 비판과 근심을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박용성 전 중앙대 이사장 사퇴가 요즘 대학가의 뜨거운 감자다. 그는 학과 구조조정을 2010년부터 올해 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강행했다. 일부 학생은 이사장의 무단 학과 구조조정에 크게 반발해 총장실 앞에서 농성을 하기도 했다. 3차 구조조정이 추진되자 중앙대 학생들은 학생구조 조정 공동대책위원회를 설립해 학생 3018명의 반대서명을 받고 직접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의견을 피력했다. 결국 박용성 전 이사장은 자신을 반대하는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막말을 퍼부었던 사실이 들통남으로써 지난 21일 사퇴했다.
 
주목할 점은 독단적으로 행동한 이사장에 대해 다수의 학생들이 직접 발 벗고 나섰다는 점이다. 업무추진비의 수상함을 폭로한 주체는 불과 개인이었다. 우리 학생들이 그들을 본받아야 하는 것은 나만의 의견은 아닐 것이다. 투명한 예산 공개를 위한 학교측의 약속을 받아냈으나 아직은 두고 볼 일이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업무추진비는 단지 일부일 뿐이다. 작은 소시민이 홀로 방아쇠를 당겼으나 전쟁은 모두가 참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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