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학기 개강 전, 페이스북 팬페이지 ‘제주대 대신 알려드립니다’에 게시된 실제 기숙사 매매 거래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장모(21)군은 2학기 기숙사 모집에서 떨어졌다. 한 학기동안 지낼 곳을 구하기 위해 우리대학과 관련된 홈페이지와 SNS를 찾아보던 중 장모군은 독특한 게시글이 눈에 들어왔다. 그 글은 기숙사를 사고 판다는 내용이었다. 중고 상품을 매매한다는 글은 봤어도 기숙사를 거래한다 것은 전혀 생소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학생들 사이에서 기숙사 방을 거래하는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숙사에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사고 파는 학생들은 먼저 서로 게시글로 접촉한 뒤 연락처를 교환한다. 두 학생의 거래의사가 결정되면 구매자는 입주자로 선정된 학생에게 일정 금액을 추가로 지불한다. 이후 직접 만나 비용을 지불하거나 만나지 않더라도 계좌이체 등을 통해 거래를 진행한다. 판매자는 대가로 본인의 명의를 빌려준다. 이러한 상황은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되풀이된다.
 
‘기숙사 매매’에 관한 글은 주로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 ‘제주대학교 대신 전해드려요’ 등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익명으로 글을 작성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이다.
 
오소범(언론홍보학과 2)학생은 “우리학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기숙사의 학생 수용률이 낮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자취를 선택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기숙사에 떨어진 학생들이 이런 시도라도 해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생활관 강병근 행정실장은 “기숙사는 공공시설이므로 매매의 물건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의 프라이버시 보호 위해 ‘동침’(학생생활관 자치위원회)을 운영하고 있지만 단속이 쉽지만은 않은 실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생활관 측은 본인 명의로 입주하지 않은 학생 적발 시 퇴사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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