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오는 전화, 잘 모르는데 자꾸만 이야기 하자는 선배, 형형색색 잠바를 걸치고 학교를 누비는 학생들. 11월 제주대를 강타할 태풍. 제주대의 선거문화에 대해 얘기해보려 한다.
　
혹자는 ‘제2의 축제다’라며  학생회 선거 과열을 이렇게 포장하곤 한다. 그들만의 축제를 대학의 축제라 착각한 것은 아닐까?
　
학생회의 선거문화에 대해서 ‘돈 많이 쓰는 사람이 이긴다’, ‘인맥선거다’ 등 부정적인 의견은 과거부터 적지 않았다. 주변지인은 작년에“솔직히 제주대는 인맥 아니냐? 학연, 혈연, 지연 알지? 알아서 잘 뽑아라”라는 말을 들었다. 지성의 메카인 대학에서 이런 대화가 오간다니, 그것도 학생의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공약을 보지 않고 투표를 한다니 들을수록 안타깝고 어이가 없다. 회장이 되기 위한 금액도 적지 않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누구는 몇 천 썼다더라’ 이런 소문이 있을 정도다. 물론 정확한 사실은 아닐테지만 그만큼 학생회의 선거문화가 깨끗하지 않다는 반증일 것이다.
　
흔히 우리는 기성세대들의 선거를 보면서 ‘더럽다’라는 표현을 많이 하곤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 대학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즉 선거가 너무 과열돼있고 기성세대와의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기성세대 선거의 축소판을 보는듯 한 제주대 선거문화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선거기간을 줄여야 한다. 현재 제주대의 선거기간은 15일이다. 많은 학생들은 쉬는 시간마다 오는 후보들, 유세를 하는 선거단들에게 적잖은 불평을 갖고 있다. 선거기간을 줄이면 후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자기를 믿고 따라주는 선거운동본부의 식비를 책임지는 후보들은 줄어드는 기간만큼 식비를 제공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다면 선거의 과열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학생들이 불편해하는 길거리 유세와 강의실 유세를 자제해야 한다. 물론 이런 유세들은 각 후보자들에게 자신들을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다. 그러나 단 한명의 학생이라도 그것이 피해라고 느낀다면 즉시 중단하고 학생들이 피해를 받지 않는 선에서 유세를 진행해야 한다.
　
셋째, 총대의 결단이 필요하다. 제주대 총대위원회는 선거를 책임지는 기구다. 이런 총대위원회에서 회칙개정을 통해 제주대의 선거문화 개선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학생들의 의식 또한 개선돼야 한다. 인맥에 좌지우지 되지 말고 후보자들의 공약을 보고 선택해야 한다. 후보자들 또한 자신들의 목표인 학우들을 위해 노력한다는 목적을 잊지 말고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의 선거활동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학교는 선거를 하기 위해 모인 집단이 아닌 무언가를 배우고 자신의 계발을 위해 다니는 곳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자신들의 당선을 위한 물밑작업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과열을 막기 위해, 제주대의 올바른 선거문화를 위해 품격있는 학내구성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