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보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는 타임머신을 타고 19세기 말 구미 열강들의 각축전을 보고 있는 듯하다. 역사적으로 한반도는 지정학적인 연유로 강대국들의 부침속에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21세기의 한국은 아시아 및 세계의 ‘중심추로써 역할’을 해야하며 한반도 주변국들과는 전략적 제휴를 하면서 경제대국으로의 힘을 키워 나아가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세계는 하나다 라고 외치지만 국가 대 국가 간의 이익이 충돌할 경우에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 할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느 시각에서 바라보느냐는 실체를 파악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주변국가가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시각이 중국은 한국을 ‘혈맹관계’로 본다. 얼핏 들으면 ‘혈맹’은 유교문화권인 우리로서는 더욱 친근감이 느껴지고 가족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그러나 ‘혈연 속’에 ‘수직적인 서열’을 내포하고 있음은 아직도 왕조 시대의 속국 내지는 변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남아 있는 탓이 아닐런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가? 미국은 한국을 ‘우방관계’로 본다. ‘우방’은 ‘수평적’이며 평등한 민주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그러나 친구관계는 사회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후천적이고 가변적이며 서로의 이해와 상황에 따라 등을 돌리는 ‘배신’이 있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국익이 충돌하는 경우에 오늘의 적이 친구가 되기도 하고 또한 친구가 적이 되기도 한다.
 
지금의 한반도와 국제정세는 자국들만의 생존을 위한 총성 없는 전쟁 중임을 인식해야한다.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의 아시아 재 균형 정책의 일환인 칠레-페루-멕시코-미국-캐나다-일본-베트남-싱가포르-말레시아-호주-뉴질랜드를 잇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및 TTPI(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 전략에 맞불을 놓으며 글로벌 신경제구상인 ‘일대일로’정책을 주창하며 경제적 대국으로의 야망을 드러냈다.
 
즉, ‘일대’는 2013년 9월 카자흐스탄 방문 때 제안한 것으로 중국시안에서 이란- 터키- 모스크바 - 로테르담- 베네치아를 잇는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의미하며 ‘일로’는 10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하여 제안한 것으로 중국 푸저우에서 하노이 -자카르타 -콜롬보- 콜카타- 나이로비- 그리이스- 이탈리아를 잇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의미 한다.
 
그리고 일본과는 남중국해 센카쿠(댜오위다오)열도를 둘러싸고 겉으로는 영토분쟁을 하고 있으나 그 속내는 사실상 다른 데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남중국해에는 77억 배럴의 석유와 280억 배럴 등 풍부한 지하자원 때문에 주변국가 간에는 지하자원을 선점하려는 물밑 경제 전쟁이며 남중국해에 대하여 소극적(방어적) 관점에서 적극적(공격적)관점으로 방향을 선회한 중국과 Pivot to Asia(아시아 중시)관점의 미국 간에는 군사적으로 아시아에 대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이 숨어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중국이 주도한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설립과 미국의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계획 등도 결코 위의 여러 전략들과 무관하지 않다. 위와 같이 중국은 동북공정 뿐만  아니라 일대일로정책 및 AIIB설립 주도 등 역사 정치 경제 등에 관하여 미국과 대등한 위치를 세우면서 일취월장하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중국은 도광양회와 화평굴기의 조용한 기조를 유지해왔으나 시진핑 정부 출범 후 지난해 3월 프랑스방문 중 ‘중국이라는 사자는 이미 깨어 났다’라고 하며 신지도부의 대국굴기로의 대외정책 전환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는 이번 70주년 전승절 열병식에서 보여준 군사굴기는 세계에서 미국과의 대등한 지위와 아시아에서의 맹주인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 본다.
 
이러한 복잡한 국제정세 등에 편승한 일본은 최근에 아베 정부를 재신임하므로써 자국보호라는 가면을 쓰고 수정주의 역사관으로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으며 평화헌법 수정으로 전범국가의 탈을 벗고 제2의 군사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자국의 방어 및 세력 구축에 가일층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위와는 달리 필자의 단견으로는 우리나라가 주변 국가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한반도 정세를 보아야 하며 ‘아시아와 세계의 중심추’로써 역할을 하여야 할 때가 도래했다고 본다. 한반도를 세계의 ‘중심추’로 보는 이유는 전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으로써 ‘통일한국’ 이후의 한반도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통일이전의 한국은 대북 관계에서는 중국을 지렛대로 하여야하며 대일관계에서는 미국과의 전략적 수위조절로 일본에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일본의 안보법 통과는 향후 한반도의 정치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우리가 군사적으로 이에 대한 대비는 미국과 공조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친중교북러이다. 대중 관계에 있어서 경제적으로는 통일 이후의 경제대국으로서 한국과 정치적으로는 통일을 위한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와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중국과는 밀월을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사안마다 ‘전략적’이고 ‘능동적’이며 때로는 ‘전향적’인 선택과 집중으로 대응하여야 한다. 통일을 위하여 정치적 후견국인 중국을 지렛대 삼아 북한을 움직이고 남북한 경제와 문화 영역의 민간 교류는 북한 뿐만 아니라 러시아까지 그 외연을 넓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미원일이다. 미국과는 불가분의 동맹국임을 부인할 수 없다. 경제 및 국방ㆍ 안보 등에서 종래에 일방적으로 미국의 우산 그늘 속에서 보호받는 한국이 아니라 이제는 대등한 관계에서 정책별로 주도적으로 대응하여야 할 것이며 대일관계에서는 한국이 경제대국으로서 우위를 점할 때까지 불가근하고 불가원하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미ㆍ일관계가 신밀월중에는 중ㆍ일간 대립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이므로 사안별 수위조절 등 한국의 전략적인 외교술이 더욱 절실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최근 여당은 여당대로 제20대 총선의 주도권을 쥐기 위하여 계파간의 물 밑수 싸움은 이미 시작되었고 야당 또한 중앙위의 혁신안에 대한 의결을 하는 과정에서 한쪽 계파의 박수로써 의결하는 과정을 보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절차’(과정)적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사안에 대하여 ‘결과’의 정당성이 부여될 수 있는지 과문한 필자는 알 수가 없다. 그러한 ‘결과’에 대하여 만장일치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이 과연 공당의 대표로서 리더십이 있는지 아니면 눈에 보이는 파이에만 집중하다보니 눈이 멀었는지 논리가 궁색하기 짝이 없고 그들을 우리의 지도자로 선택한 자괴감과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19세기 열강들이 군사력을 앞세워 ‘힘’(군사력)으로 패권을 잡으려고 했다면 21세기 강국들은 경제력을 앞세운 ‘錢’(경제력)으로 패권을 거머쥐려고 한다. 21세기 동북아 주도권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새로운 국제질서의 재편을 노리는 중국과 이에 편승한 일본 그리고 기존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미국 등으로 숨가쁜 외교 전쟁이 펼쳐지고 있음을 우리는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왜곡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는 길은 오직 대한민국이 ‘경제대국’이 되어야만 가능하다고 본다. 그 길만이 한반도를 그들의 ‘속국’으로 보려는 전 근대적인 사고의 틀을 지닌 자들과 정신 나간 아베 정부와 일본 우익들의 주장을 한방에 잠재울 수 있다고 감히 확신한다.
 
주변 열강들의 총성없는 전쟁이 한창인 이때, 우리는 경제대국 대한민국 만들기 위해 여ㆍ야 모두 힘을 합해야 할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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