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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 삶의 일부분이었던 아름다운 옹기를 만나다

화창한 가을 날씨인 10월말,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소재 고바치노랑굴 일대에서 29일부터 4일간 제5회 제주옹기굴제가 개최됐다. 기자는 제주옹기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아름다움 등을 보고자 10월 30일 옹기굴제가 열리는 현장에 아라봉사단과 함께 방문했다.  <편집자 주>

   
▲ 제주옹기굴제에서 도자기를 성형하고 있는 도공장
◇제주옹기란 무엇인가
 
오전 11시 옹기굴제 현장에 도착 하자 강한 바람이 봉사단을 반겼다. 이른 시간이고 날씨가 추워서인지 몰라도 많은 인파가 몰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굴제를 준비하는 스태프들의 모습은 인원의 숫자와는 관계없이 분주해 보였다.
 
처음에는 ‘제주옹기란 무엇일까?’, ‘타 지역과 비교해 봤을 때 어떤 특징이 있을지’ 등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있었다. 그런 의문점은 현장에서 스태프들의 설명을 들으며 차차 해소되기 시작했다.
 
우선 제주옹기란 제주사람들의 삶에 의해 생겨난 과학적이고 기능적인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옹기의 형태, 현무암으로 이뤄진 가마의 형태 등이 다른 지역과의 차이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문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제주의 옹기가 타 지역의 것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유약을 바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원료가 되는 제주 흙에 철 성분이 풍부해 유약을 바르지 않아도 내용물이 그릇에 스며드는 것을 방지해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제주옹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본격적으로 제주옹기의 탄생 과정을 보기 위해 옹기를 굽는 가마로 이동했다. 가마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검은 그릇은 구워내는 검은 굴이었고 다른 하나는 노란그릇을 구워내는 노랑굴이다. 검은 굴은 약 800도의 온도에서, 노랑굴은 약 1200도의 온도에서 옹기를 구워낸다. 옹기가 완성되는 날짜의 시간도 가마에 따라 다르다. 검은 굴은 1박2일간의 다소 짧은 작업시간이 걸리지만 노랑굴은 3박4일이라는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소요된다.
 
비록 기자가 방문한 날이 두 번째 날이여서 가마 속에서 옹기를 꺼내는 모습은 보지 못했으나 옹기를 굽는데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다는 것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 검은굴에서 불 온도를 조절하고 있는 불대장
◇제주옹기는 여전히 숨쉬고 있다
 
가마 안에 있는 옹기가 보이진 않았지만 장작이 타오를수록 옹기는 점점 자신의 모습을 찾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가마 앞에서 시간을 보낼 무렵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2대 굴대장 김정근 선생을 만나게 됐다. 그에게 제주옹기에 대해 더 자세히 듣게 됐다. 제주옹기의 작업은 옹기를 만드는 ‘도공장’, 도공장이 옹기를 만들 수 있게 흙이나 장작을 관리하는 ‘질대장’, 옹기를 가마에 넣고 불을 때며 온도를 조절하는 ‘불대장’, 가마를 축조하는 ‘굴대장’ 등 분업·전문화가 돼있다. 이 네 가지 대장들은 현재 제주도 무형문화재 14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제주옹기가 찬란한 역사만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옹기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과거 1900년대 제주옹기는 엄청난 절정기를 맞았다고 한다. 하지만 폐쇄기를 거치면서 1960년대 말에는 맥이 완전히 끊겼다. 다행히 90년대 후반부터 옹기를 살리려는 복원작업이 시작됐고 2000년 복원에 성공한 뒤 제주옹기가 다시 우리 주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 아라봉사단이 가마에 불을 지필 장작을 나르고 있다.
◇위기라 부르고 싶지 않다
 
오랜시간 잊혀져 살다보니 제주옹기는 당연히 위기에 빠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기자 또한 옹기굴제에 참여하는 내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김정근 선생은 “과거에는 기존 선생님들의 전통을 이어 받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위기라고 부를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시간이 지나도 전승받는 장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시대에 해야 할 것은 현대 사람들이 옹기를 쓰게 하기 위해 조금씩 발전을 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에 있는 장인에게  자신감에 차 있는 대답을 들어 당황스러웠다. 그분의 입에서 ‘위기니까 사람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이런 형식적인 답변을 예상했는데 기존과는 다른 답변을 얻어 묘했다. 기자는 묘한 마음을 가진 채 이번에는 카메라를 들고 아라봉사단의 뒤를 따라 다녔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움직인 봉사자들
 
16명의 대학생으로 이뤄진 아라봉사단은 옹기굴제의 자연스러운 진행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움직였다. 옹기가 구워지는데 필요한 장작을 손수 운반하고 굴제를 찾아 준 사람들을 위해 관광객들의 손과 발이 됐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아랑곳 하지 않았다. 특히 옹기가 잘 구워지라고 지내는 신께 기도하는 ‘굴할망제’가 끝나고 굴밥을 나눠줄 때 봉사단원들은 보람찬 땀을 쏟았다.
 
제주옹기는 20세기 중반까지 제주도민과 함께 살아온 제주인의 자존심이다. 관광산업이 특화돼 있는 오늘날의 현실에서 보존할 것은 보존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에서 발전이 이뤄진다면 제주옹기가 세계적인 문화자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김해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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