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제주어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흔히 언어는 그 지역의 문화와 가치관 등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가 우리민족의 말을 없애버리려고 한 이유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2010년 제주어는 유네스코로부터 소멸위기 언어로 지정됐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는 “한 번 소멸된 언어는 복원되기 힘들다”며 제주의 정신과 문화ㆍ정체성도 함께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처럼 현재 제주어는 많은 위기에 처해있다. 그렇다면 제주의 지역거점국립대학인 제주대의 실태는 어떠할까? 기자는 본 기획을 통해 대학내의 제주어 실태를 파악하고,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아보려한다. <편집자 주>

◇접하는 방법이 달랐던 다 지역의 학생들
 
제주대 학생들은 제주어를 얼마나 알고 있고 일상생활에서 어떤 식으로 활용하고 있을까? 본지는 10월 27일부터 4일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남ㆍ여 재학생 각각 175, 125명의 답변을 이끌어냈다.
 
설문에 참가한 학생들의 거주지는 다양했다. 제주시내에 사는 학생들이 약 60%(178명)의 반응을 나타냈고 서귀포시내 지역 학생들이 15%(46명), 제주서부(한림, 애월 등) 학생들이 8%(25명), 제주동부(조천, 세화, 성산 등)학생 7%(20명), 도외지역 학생들이 10%(31명)의 설문응답을 보였다. 또한 전반적으로 제주시내에 학생들보다는 서귀포시지역의 학생들의 제주어 이해 비율이 높았다.
 
‘제주어를 가장 많이 접한 곳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서 47%(141명)의 학생들은 ‘가족과의 대화를 통해 가장 많이 접했다’고 응답했다. 그 뒤를 이어 45%(135)명의 학생들이 ‘친구들과의 대화’, 4%의 학생들이 ‘초ㆍ중ㆍ고교의 수업시간에 가장 많이 접했다’가 차지했다. 나머지 4%(12명)는 기타의견란을 통해 지역방송을 통해,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등의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가장 높은 답변율을 보인 ‘가족과의 대화를 통해’를 답한 의 한 답변자는 “아무래도 친척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제주어를 익히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전반적으로 높은 학생들의 제주어 이해율
 
제주어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국어문화원 김순자 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20개의 질문을 학생들에게 물어봤다. 문항은 일상생활에서 쓰고 있는 음식과 대화, 문화 등으로 이뤄졌다.
 
대체로 학생들은 주변에서 자주 보이는 제주어에 대해서는 높은 이해율을 보였다. 올레길에 정확한 뜻을 물어보는 설문에서 ‘무슨 뜻인지 알고 있고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사용한다’는 답변과 ‘뜻은 알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답변의 응답률이 각각 43%(128명), 33%(99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하영, 호꼼의 뜻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서도 각각 88%(264명). 90%(269명)의 높은 결과과 집계됐다.
 
이외에도 ‘동물의 제주어에 대해서 묻는 질문, ‘~햄시냐 등의 어미를 붙이는 말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적으로 70%(210명)에 상응하는 응답을 보였다. 대부분의 설문지에’ 알고있다‘라고 응답한 한 학생은 “아무래도 일상생활에서 쓰던 말이다 보니 설문지를 봤을 때 용어에 대해 난해하다의 느낌은 받 지 못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응답률이 대체로 낮은 항목도 있었다. ‘배우 송일국의 아들인 대한, 민국, 만세는 세 골레기이다’라는 질문에 ‘일상생활에서도 이 용어를 사용한다’, ‘무슨 뜻인지 알고는 있다’고 대답한 학생은 각각 5%(15명), 10%(31)명에 그쳤다. ‘상추의 제주어인 부루에 대해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72%(217명)의 학생들이 ‘정확한 뜻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설문지에 적혀있는 단어가 제주어인지 모르는 학생도 있었다. ‘아강발을 아느냐’라는 질문에 약 33%(100명)의 학생이 ‘아강발에 대해서 들어는 봤으나 족발과 같은 단어인지는 몰랐다’고 답했다.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제주어는?
 
‘평소 어떤 제주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학생들의 답변은 조금은 통일된 의견을 보였다.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무사(무슨일이냐)’였다. 이외에도 제주어 특유의 동사 어미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핸,~맨,~인,~언,~랜 등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 모습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잘못 알고 있는 상식도 발견할 수 있었다. 많은 학생들이 ‘감귤’의 제주어를 ‘미깡’으로 오용하고 있었다. 참고로 ‘미깡’은 밀감의 일본발음이다. 제주어는 표준어와 같은 귤이다.
 
김순자 국어문화원 연구원은 “학생들에게 제주어를 쉽게 접촉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ㆍ환경 측에서 끊임없이 접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학교에서는 제주어와 제주문화와 관련한 교양강좌 등을 개설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상생활에서도 제주어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동아리 활동이나 조사 등 자발적인 활동을 한다면 보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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