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이날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아마도 빼빼로 데이가 머릿속에 가장 먼저 스쳐갈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겐 농민들의 한 해의 수고로움을 위로하고 고마움을 생각하는 농업인의 날일 수 있다. 11월 11일,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그 날에 대해 알아보자.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 이제는 문화적 일례!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성인남녀 567명을 대상으로 ‘데이 마케팅에 대한 인식’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해 ‘~데이’를 챙긴 적이 있다(83.1%)고 답한 응답자에게 다시 어떤 종류의 날을 기념하고 있는지를 묻자 1위는 빼빼로 데이(72.8%)였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빼빼로 데이는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
 
원래 빼빼로 데이는 숫자 ‘1’을 닮은 가늘고 길쭉한 과자 ‘빼빼로’처럼 날씬해지라는 의미에서 친구끼리 빼빼로 과자를 주고받던 것에서 시작됐다. 빼빼로 제조사에서 영남지역 여학생들이 ‘날씬해지길 바란다’며 빼빼로를 주고받았던 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마케팅으로 이용하며 일반인들에게까지 이런 문화가 확산됐다. 빼빼로의 연간 매출의 절반이 이날 하루에 이뤄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어느새 많은 사람이 챙기는 문화적 이벤트로 자리 잡고 있는 실정이다.
 
같은 11월 11일. 빼빼로를 챙겨주는 기념일이 아닌 국가에서 지정한 날도 있다. 바로 ‘농업인의 날’이다. 일부에겐 들어본 적이 있는 날이겠지만 아직까진 우리에게 어색한 이 날. 과연 어떤 날일까?

▲ 당신에게 11월 11일은 누군가에게 빼빼로를 나눠주는 날인가. 농민들의 노고를 기억하는 날인가.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이 원조!
 
1996년, 정부는 농민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농업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지정했다. 11을 한자로 쓰면 十(십)과 一(일)로 합치면 ‘흙 토(土)’가 되는 점에서 착안돼 만들어졌다. 또 이 시기는 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마치고 쉬며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농업인의 날은 이듬해부터 제과업체들이 이 날을 빼빼로 데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면서 묻혀 버렸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 아닌 빼빼로 데이로 남게 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분는 농업인의 날을 알리기 위해 2006년부터 쌀로 만든 가래떡을 나눠먹는 행사를 열며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이자 가래떡 데이를 알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이 보낸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가 아닙니다’라는 안내문이 인터넷상에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담임 선생님은 해당 공지문을 통해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가 아니라 농업인의 날입니다”라며 “아울러 우리 반은 빼빼로데이와 관련하여 그 어떤 과자도 사지 않기로 약속했으니 가정에서도 지도 부탁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11월 11일을 앞두고 쌀을 모아 가래떡을 만들어 반 학생들과 나눠 먹겠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11월 11일을 빼빼로 데이로 기억하고 있다.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농업과 가래떡의 의미를 기리고자 하는 것처럼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이날은 농업인의 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농업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이라는 말이 있다. 11월 11일. 농민의 노고와 가래떡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어떨까? 여러분은 11월 11일을 어떻게 부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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