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란 무엇인가. 보편적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의 장소이다. 인간성을 실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곳이다. 지성을 배우고, 도덕을 익히며 인간다움의 미덕을 함양하는 장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대학은 어디에 있는가. 교육의 장소는 투쟁의 장소가 됐고, 인간성은 무시되어 불신과 반목만이 넘쳐난다. 이해와 타협은 없고 신뢰를 잃은 사람들의 대립은 점점 극에 달해가고 있다.
 우리대학에서 대화와 타협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다. 매년 지루하게 싸워 온 ‘등록금 투쟁’이 그랬고,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교수와 교직원들의 ‘기득권싸움’이 그랬다. 자신들의 주장을 말할 ‘입’은 있지만, 들어 줄 귀가 없다. 귀를 닫아 버리고 열지 않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무원직장협의회(이하 공직협)과 평의회의 갈등을 바라보며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이토록 싸우는 것일까. 무엇이 저들을 여기까지 몰고 온 것일까. 그리고 대학 구성원을 대표하는 총학생회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권위적인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하는 교수,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교직원, 학교의 주인이면서도 주체가 될 수 없는 학생, 이들이 대화와 타협 없이 불신과 반목만을 되풀이 해 온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아름다운 캠퍼스를 자랑하는 아라벌은 학문을 배우는 곳이다. 제주 유일의 국립대로 지성인의 상아탑이다. 그러기에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교수들이 있을 곳이지 통치자가 있을 곳이 아니다. 보다 질 좋은 서비스의 제공으로 학내를 발전시킬 교직원이 있는 곳이지 투쟁가들이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것이다. 학교의 구성원으로, 주인으로, 주체자로 학생들이 참여하는 곳이지 수수방관 할 곳이 아니란 말이다.
 대학의 3주체는 교수, 교직원, 학생이다. 바로 이 3주체가 대학이다. 자신의 학문 연구의 장으로서, 직장으로서, 모교로서 주인의식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발전을 바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모두가 함께 학교를 이끌어 나갈 주인이고 동반자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대학은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구성원들간의 불신으로 신뢰를 저버린 추태는 대학 밖으로까지 알려지는 오명을 남겼다.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진통을 겪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씁쓸하기만 하다.
 구성원들간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타협점을 찾는 것이 가장 유일한 방법이며, 서로의 신뢰를 쌓는 것이 남은 과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갈등과 혼란이 지나가면 화해와 믿음으로 거듭나고, 우리대학은 앞으로 더욱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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