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뽀로로가 있다면 브라질에는 ‘모니카와 친구들’이 있다. ‘모니카와 친구들’은 남미의 월트 디즈니라 불리는 브라질 만화의 거장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Mauricio de sousa)’가 그린 브라질 국민만화이다. 재미는 물론 교육적 효과까지 있어 브라질에서 사랑받고 있는 국민캐릭터라 할 수 있다. 
 
▲ 모니카 비너스의 탄생
◇모니카와 함께하는 세계명화여행전

작가는 브라질 아이들의 문화적 소양을 높이고자 모니카로 명화를 재해석하여 이 전시회를 만들었다. 이 전시회는 브라질 도시 8개를 순회하여 150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전시회의 첫 아시아 순회전이 안산경기도미술관을 시작으로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제주도립미술관은 11월 29일까지 개관 6주년 기념 특별전인 ‘모니카와 ’함께하는 세계명화여행전’을 개최하고 있다. 2015년은 모니카와 친구들의 탄생 52주년,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의 탄생 80주년을 맞는 해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전시회는 문화체험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제주도 어린이를 비롯한 도민들에게 좋은 문화체험의 기회가 될 것이다.
 
 
요금 : 어린이/학생 - 무료, 성인 - 5000원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1100로          
2894-78 제주도립미술관 
이용시간 : 평일 09:00~18:00 월요일, 
설날, 추석 휴관.
가는 길 : 신제주로타리에서 70번 승차 
제주도립미술관에서 하차 
 
 
◇모니카 

이 사랑스러운 소녀의 이름은 ‘모니카’다. 모니카는 작가가 자신의 딸을 모델로 하여 탄생한 캐릭터다. 52년 째 7살. 툭 튀어나온 앞니와 곱게 빗어 넘긴 헤어스타일이 이 소녀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항상 손에 들고 다니는 파란색 토끼인형은 모니카의 분신 ‘삼손’이다.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는 이 소녀의 비밀은 힘이 무지하게 센 소녀 장사라는 것이다. 또한 모니카는 만화캐릭터 최초의 유네스코 홍보대사인 어마어마한 스펙을 가진 소녀이다. 모니카의 친구들을 잠깐 소개하자면 이렇다. 모니카의 삼손을 호시탐탐 노리는 장난꾸러기 지미파이브. 씻는 것을 싫어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스머지. 동물을 사랑하는 밀짚모자 소년 처크빌리. 모니카의 절친, 상냥한 먹보대장 매기. 과학자를 꿈꾸는 프랭클린. 프랭클린의 강아지 비두까지. 이 귀여운 아이들 모두 상파울루에 살고 있는 모니카의 친구들이다.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

지금은 브라질 만화의 거장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그가 처음부터 그림 그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범죄 사건을 취재하는 범죄 담당 기자였다. 어릴 적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던 그는 아이들을 유달리 사랑했다. 신문기자 생활을 하면서도 만화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던 그는 1959년 자신만의 첫 캐릭터인 ‘비두’를 일간지 ‘폴라 다 마냐’에 주 1회 연재하며 만화작가로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963년 자신의 딸을 모델로 한 모니카를 만화에 등장시키면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브라질 만화의 거장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의 만화가로서의 삶이 시작됐다.
 
◇전시소개
▲ 지미파이브의 창조

1층 전시관으로 들어서면 모니카와 지미파이브 마네킹이 눈길을 이끈다. 미술관을 찾은 아이들은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에 매료된다. 모니카와 지미파이브 옆에서 사진을 찍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 옆으로 하얀 벽에 모니카와 친구들이 그려져 있다. 그림 옆에는 모니카를 소개하는 글들이 펼쳐진다.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의 만화 철학을 알 수 있는 문구가 눈에 띈다. 
 
“나는 만화를 통해 우정과 사랑, 가족들과 사람 사이의 유대관계를 그려내고 싶습니다.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삶을 긍정하는 기쁨을 주어야 한다는 내 철학이 거기에 녹아있습니다.”
 
루브루부터 메트로폴리탄까지 전 세계 유명 미술관 31곳을 6개 권역으로 구성한 전시이다. 권역별로 벽면의 색깔을 달리한 게 눈을 즐겁게 한다. 빨간색 벽의 이탈리아, 스페인관에 들어서면 커다란 조개 안의 비너스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특이한 것은 이 비너스의 다리를 보면 사람이 아니라 인어공주라는 사실이다. 비너스의 왼편의 천사가 비너스를 향해 바람을 불어주고 오른편에서는 모니카가 예쁜 옷을 들고 와 인어공주를 감싸주려 다가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듯 작가의 유머와 재치가 작품 안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아이들에게 세계적인 명화를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려는 작가의 배려가 엿보인다. 그리고 여러작품 중에서도 역시 돋보이는 작품은 천지창조를 재해석한 지미파이브의 창조이다. 개구쟁이 지미파이브가 신과 손가락을 맞대고 이 모습을 모니카가 호기심어린 눈으로 보고 있다. 유명한 작품에 모니카와 친구들이 등장하니 심오한 의미를 가진 작품이 아닌 귀여운 만화 속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그림과 해설까지 훌륭한 미술교육전시라고 생각했다. 
 
다음 파란색 벽의 프랑스관에는 누구나 예상하듯 모르는 자가 없는 루브르박물관의 인기 작품 모나리자의 모습을 한 모니카 리자가 앞니를 드러내며 미소를 짓고 있다. 반쯤 감긴 눈에 앞니를 드러낸 모니카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개구진 모습은 어디로 가고 귀여운 피리부는 지미파이브의 모습도 보인다. 모니카와 친구들이 풀밭 위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강 위에서 뱃놀이를 한다. 말 위에 올라타 모니카의 삼손을 쟁취한 나폴레옹 지미파이브의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매기 비너스와 생각하는 지미파이브의 동상이 프랑스관의 작품과 어우러져 아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 모니카와 친구들의 목욕하는 풍경

초록색 벽의 영국, 네덜란드관에는 고흐의 방과 닮은 처크빌리의 방과 그네를 타는 모니카, 그네를 밀어주며 즐거워하는 지미파이브의 모습, 진주귀걸이 대신 토끼귀걸이를 한 모니카의 모습까지 천진난만한 모니카와 친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노란색 벽 북유럽관에는 단연 절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절규를 지나쳐 하얀색 벽 미국, 브라질관에 들어서면 양산 쓴 모니카의 모습과 발레복을 입은 모니카 동상 등 실제 작품과 비교해보는 재미까지 더해준다.
 
드디어 마지막 올리브색의 동아시아관에는 우리나라의 대표 화가 김홍도와 신윤복 등의 작품 속에 들어간 모니카와 친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미인도의 여인처럼 머리를 올리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름다운 모니카의 모습은 지구반대편 브라질에서 건너 온 7세 소녀가 아시아 중에서도 한국의 문화와 마주하는 뜻깊은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첫 아시아 전시회가 한국이니만큼 이 전시가 의마하는 바가 크다. 전세계를 순회하는 이 전시에 한국명화가 등장함으로써 한국문화가 모니카를 통해 알려지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단오날 그네를 타고 목욕을 하는 모습, 서당에서 공부하는 모니카와 친구들의 모습까지 한국명화 속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모니카와 친구들의 모습이 즐거워 보인다.
 
모니카와 친구들이 그려져 있는 알록달록한 계단을 올라가면 2층에서는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체험관들이 있다. 모니카의 방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곳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마치 모니카와 함께 놀고 있다는 기분에 사로잡혔다. 대형스크린으로 모니카와 친구들 애니메이션을 상영하고 소파에 앉아 만화를 직접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전시뿐만이 아닌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미술관이 아이들의 문화체험에 좋은 교실이라고 생각했다. 직접 벽에 걸린 대형 칠판에 그림을 그리고 좋아하는 작품에 스티커를 붙이며 아이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조용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미술관의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이 전시회는 다르다.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얘기하고 뛰어노는 왁자지껄한 놀이터와 흡사했다. 모니카와 함께 세계명화여행을 한 아이들은 브라질 소녀 모니카와 친구가 되었을 것이다. 관람료는 유치원과 초ㆍ중ㆍ고 학생은 무료다. 20세 이상 성인은 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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