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는 현재 제주대신문에서 학생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한번 해볼까?”라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일이 어느덧 1년 가까이 흘렀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배운게 참 많았다. 막연하게 머릿속으로 생각한 내용을 글이라는 구체적 수단으로 바꿔 내려니 생각을 깊게 해야 했다. 그 과정은 문제에 대해 분석하고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했다. 그래야 신뢰성 있는 기사가 탄생할 수 있고 그 글을 읽을 독자들에게 정확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달 전에는 기숙사 경비아저씨로부터 “신문 잘 읽고 있으니 열심히 해라”라며 응원을 받기도 했다. 기자생활을 통해 이러한 뿌듯함을 얻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몇가지 힘든 점도 있다. 정확한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교수님들이나 학교 관계자분들의 의견은 필수적이다. 그렇기에 그분들에게 몇가지 인터뷰를 요청드리면 “못하겠다”는 거절이 다반사이다. 그럴때면 기운이 쫙 빠지는 것 같다. 이뿐만이 아니다. 필자는 지난주 기사를 쓰기 위해 본관의 어느 부서를 찾은 적이 있었다. 그 일에 대해 더 자세한 상황과 해결방안을 듣기 위해 질문지를 대략 10개 정도 만들어 갔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상당히 전형적이고 원론적인 대답만 돌아왔을 뿐이다. “그러지 마시고 자세히 좀 말씀해주세요”라며 정중히 말씀드렸지만 “더 자세히 알려면 총장님 찾아가라”는 어이없는 경우도 더럭 있었다. 정말 웃고픈 일이다. 
 
물론 이와 반대로 친절하게 대해 주시는 분들도 많다. 취재하러 왔다고 말씀드리면 “잘 왔다”며 “무엇이 궁금하냐?”라고 적극적으로 대답해 주시는 분들도 있다. 그럴땐 요청드리는 입장으로서 기분이 좋다. 그래서 항상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빼놓지 않고 하곤 한다.
 
학생기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인지 꼽으라면 주저없이 ‘청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제주대신문은 신문이 발간될 때마다 ‘교수시론’이라는 칼럼을 싣고 있다. 학보사이다보니 교수님들의 말씀을 싣는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고 필수적인 부분이다. 그래서 기자들은 교수님들께 글을 부탁드리기 위해 학교 이곳저곳을 쉼없이 돌아다닌다. 하지만 그렇게 다님에도 불구하고 돌아온 대답은 “글 재주가 없어서…”, “요즘 너무 바빠서…”라는 거절의 의사뿐이다. 그러다보니 신문에는 꼭 글을 실어야 하는데 써줄 사람은 없는 ‘진퇴양난’의 상태에 빠진다. 필자는 간혹 거절을 당할 때 “누구를 위해 내가 이 짓을 하고 있지?”라는 못된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 글을 통해 교수님들께 부탁드리고 싶다. 연구와 수업준비로 바쁘시지만 우리학교 발전을 위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를 위해, 제자들을 위해 따뜻한 글 한편 시원하게 써주셨으면 한다. 더불어 우리 기자들도 학교 학생의 일부이다. 우리 학교가 더욱 좋은 학교로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은 여느 누구만큼이나 클 것이다. 그러니 학교를 비판하는 글을 왜 쓰냐며 손가락질 하는 것 대신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라고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그저 그것뿐이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