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없는 하루는 어떨까?

오전 7시 눈을 뜨면 먼저 찾는 것은 머리맡에 있는 스마트폰이다. 누운 채로 연락들을 확인하고 페이스북에 들어가 그 날의 이슈를 보곤 한다. 그러다 보면 20분이 훌쩍 지나가고 부랴부랴 폰을 쥔 채 일어난다. 어딜 가든 꼭 노래를 트는 버릇이 있는데 심지어 화장실을 갈 때에도 폰을 챙긴다. 노래를 들으면서 머리를 감으면 흥겨운 아침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가끔 노래에 취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지각을 한 적이 꽤 있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대학생 미디어 이용 형태’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생의 전체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 20분이다. 미디어 중 스마트폰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런 버릇이 오래돼 스마트폰 없이는 하루를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심각한 스마트폰 중독
 
이제는 무엇을 하든 손에 폰이 쥐어 있었고 틈 날 때마다 인터넷 정보 검색과 카톡, 페이스북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항상 폰을 만지고 난 후에 멀미가 온다. 아마 너무 많은 정보를 찾느라 눈과 몸이 지친 탓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폰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네이버 건강백과에 따르면 이러한 중독은 후에 소통과 대인관계까지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 심해지면 거북목 증후군, 수면장애 등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OFF스마트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오늘 하루 24시간동안 폰의 전원을 끄는 결심을 해봤다. 물론 아침부터 힘들었다. 아침 알람이 들리지 않아 지각을 했다. 하지만 가장 큰 고통은 노래를 듣지 못하는 것이었다. 노래를 듣지 않아 허전하고 공허한 느낌이 들었다. 항상 버스에서나 길을 갈 때는 노래를 들었다. 하지만 오늘은 버스를 탔는데 노래를 듣지 못해 귀와 손이 심심해서 이리저리 방황했다. 하지만 덕분에 앞에 있는 아주머니가 길을 물어보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만약 이어폰을 끼고 있다면 대화가 이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스마트폰을 켜 노래를 듣거나 정보검색을 했다. 나는 스마트폰을 대신 지금까지 놓쳤던 주위 풍경을 보았다. 흔들리는 버스에 앉아 스마트폰에 집중하다보면 눈의 피로가 생기고 몸이 찌뿌듯했는데 그 날 아침은 상쾌했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수업시간이 되자 ‘중요한 연락이나 문자가 오지 않았을까’하는 불안감에 폰을 켜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처음에는 다리를 떨며 초조했었는데 끝까지 꾹 참아보고 버텨보았다. 결국 전원이 꺼졌음에도 불구하고 진동소리를 듣는 환청까지 시달렸다. 뭔가를 풀어야겠다는 마음에 ‘원래부터 스마트폰이 없었다’고 생각해보면서 마음을 달래봤다. 그리고 맨날 지루한 수업에 지쳐 스마트폰을 만지던 나는 ‘스마트폰이 없다’는 생각으로 수업에 집중했더니 빨리 끝난 기분이 들었다.  

▷소통의 소중함
 
집에 가는 길에 친구를 만났다. 친구가 “카톡을 남겼는데 왜 보지 않느냐”라는 말에 “하루동안 스마트 폰을 꺼두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자 친구가 “일부러 받지 않을 줄 알았다며 오해했다”고 말했다. 연락이 두절되면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하루만이라도 모든 것을 다 놓아두고 모든 것에 얽매이지 않고 스마트폰을 꺼두는 것은 어떨까. 스마트폰 보다 대면관계가 늘어나면 직접 대화를 하거나 소통하는 시간이 많아져 사람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지금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람에게 직접 다가가 말을 걸어보자. 더 친근하고 가까워 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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