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광장, 공지영 작가 초청해 특강 진행

▲ 4월 27일 아라뮤즈홀에서 탁현민(공연기획자)교수의 사회로 공지영 작가의 특강이 진행되고 있다.

고양이도 비를 피하러 나무판자 밑으로 내려간 오후였다. 아라뮤즈홀은 소설가 공지영을 보기 위해 비를 뚫고 모여든 청강생들로 북적거렸다.

하늘색 레인부츠를 신은 공 작가는 미소 띈 얼굴로 말문을 열었다. “1988년 ‘동트는 새벽’으로 창작과 비평을 통해 등단한지 거의 30년이 되어 가네요. 소설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서 자주 묻곤 하시는데 번뜩이는 영감을 잡을 수 있는 준비된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탁현민 교수수업과 달리 불편한 수업은 아니니 피곤한 수강생들은 잠을 자도 좋아요.” 공 작가의 ‘소통과 공감’ 강의는 이렇게 시작됐다.

“인간은 ‘통’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분노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모든 감정을 다 눌러야 합니다. 그것이 모든 정신 질환의 근원이 되는 거죠.” 생존자가 정신 질환을 앓는 주된 이유는 사고 현장에서 희생자들이 도와달라는 눈빛을 외면한 자책감과 원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인간의 탁월한 공감과 소통 능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주인공들이 부당하게 고통받는 잔혹함이 담긴 전래동화를 어린아이들에게 읽어주다보면 큰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고 작가는 전하면서도, 고통에 대해 알고자 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정신상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강의를 마친 후 30분간의 질의ㆍ응답 시간에서 한 수강생이 “20대 총선 이후 권력의 흐름이 바뀌었는데 대한민국의 20대 청년들이 할 일은 무엇일까요?”라는 물음에 정부 제도의 변화가 청년 개개인의 변화보다 청년들의 실업이나 임금문제에 결정적인 열쇠가 될 것이라 강조하며 강의를 마쳤다.

특강을 들은 김민지(언론홍보학과2)씨는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은 것 같다”며 “공지영 작가가 이야기를 얽어내는 능력과 말솜씨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공 작가의 강연이 열린 문화광장은 탁현민(공연기획자)교수의 사회로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아라뮤즈홀에서 다양한 게스트를 초청해 진행한다. 청강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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