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수와 학생간의 정이 예전 만 못하다는 소리를 자주 접한다. 분명 학생들의 교수에 대한 ‘예의’가 상당 부분 실종된 것만은 사실이다. 어느새 버릇없는 제자가 돼버린 것이다. 반대로 교수들의 제자사랑도 곱씹어보면 씁쓸하기만 하다.
 일부 교수들은 제자의 여러 면을 찬찬히 살피고 더불어 고민해주기도 하지만 이것도 극히 일부분이다. 특히 교수와 토론하고 사회전반에 걸친 대화의 장은 찾아보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이젠 학교생활이나 전공과목 선택, 진로와 취업 등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학업과 진로, 생활은 물론이고 인성과 관련한 상담을 위해 마련했던 ‘지도교수제’ 또한 무색케 됐다.
 본래 지도교수제는 교수와 학생들과의 대화창구를 개설해 입학에서 졸업까지 학생 개별지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이다.
 이에 따라 우리대학은 지도 시간과 지도 횟수를 모든 학생 면담 지도 및 상담에 대해 학기 중 주당 2시간으로 하고 있으며, 방중에는 지도교수와 학생간에 지정 일시 및 사전 협의 지도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결국 학생이라면 누구나 담당 교수님이 있고, 교수라면 누구나 담당 학생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이나 교수나 얼마큼 자신의 담당 교수 혹은 학생을 알고 있는가.
 지도교수제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학생들이 태반이다. 지도교수제만이 교수와 학생사이의 절대적 대화통로는 아니다. 하지만 “지난 1~2년간 제출하라는 소리가 없어 지도교수제 면담 일정표와 지도일지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무성의로 일관하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은 문제다. 제도적으로 마련된 학생과 교수의 대화가 사실상 단절된 것이다.
 다른 지역 대학에서는 면대면 직접 대면과 인터넷 두 가지 방식을 취하기도 하고 교수 자격으로 상담교육 과정을 마련하여 학생들과의 진지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또 강의를 하지 않고 상담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학사지도교수제가 이뤄지기도 하며 지도교수제를 원활히 하기 위한 방안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더욱이 취업후 3년 동안 졸업생을 관리하는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도교수제를 졸업생에게까지 확대 운영해 업무현황과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조언하는 등 대학과 교수의 역할을 더욱 포괄적으로 넓혀나가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대학의 지도교수제는 사실상 문서화되다시피 한 지침만을 정해놓고 속빈 강정이나 다름없다. 물론 제도가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자율’을 뒷받침 하기위해 마련한 지침이 교수들부터가 외면한다면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은 더욱 가중될 게 확연하다. 더구나 우리대학은 전국의 대학은 물론이고 세계의 대학들과도 치열한 무한경쟁시대로 돌입하고 있다.
 교수의 업무는 교수(teaching), 연구(research)만이 아니라 지도(guidance)까지 포함되는 것이다.
 전국 상위권으로 평가받는 국공립대와 유명 사립대의 교수들이 제자들의 ‘취업’ 등의 진로를 위해 발벗고 나선다는 소식들이 종종 들려온다. 그 대학이 우리 학교보다 뒤쳐져서 교수들이 제자들을 위해 ‘구걸’하고 다니는 것은 분명 아닐 터이다.
 아니 차라리 ‘구걸’이라도 해서 우리대학 교수들의 노력과 선행이 입소문을 타고 번질 정도가 됐으면 하는 게 지금 심정이다. 최근의 졸업생과 재학생들의 불안한 마음을 ‘교수님들’도 귀담아 헤아리길 바란다.
 제발 먼지 수북히 쌓인 ‘지도교수제’의 뚜껑을 툭툭 털어 열어주시고 우리 제자들에게도 새희망이 열려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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