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태도는 도전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는 것

김창희 비엠아이(BMI) 대표이사는 경영학과 72학번으로 1982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 등을 거쳐 10년 만에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2000년 제주 해비치호텔 앤드 리조트 대표이사, 2005년부터는 현대차그룹의 건설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구 현대엠코)의 대표이사(부회장)를 맡으며 시공능력 평가액 순위와 매출액 성장에 큰 공을 세웠다. 김 회장은 또한 2011년 현대차그룹이 계열 분리됐던 현대건설을 인수하며 초대 CEO로 임명되는 등 현대차그룹 부회장으로 제주출신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기업인으로서 경영이나 인간관계에서의 원칙이 있다면.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쳤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인 ‘신뢰’를 중요시 했다. 신뢰를 바탕으로 주변 사람과 성실한 인간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신뢰가 없는 인간관계는 사상누각(沙上樓閣)과 같아 언제라도 무너지고 만다.

▶대학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당시 대학생들의 캠퍼스 생활과 다를 바 없었다. 졸업을 앞두고 대기업 입사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입사시험을 치르려고 하니 우리 대학에는 대기업 원서가 오지 않아서 당황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래서 서울행 비행기를 타고 직접 본사를 찾아가 인사 담당자를 만나서 취업 원서를 받았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각종 강연이나 인터뷰에서 현대그룹 故 정주영 회장님의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

정 회장님이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 “해봤어?”였다. 이러저러한 난관이 예상돼 실행하기 어렵다는 담당자의 보고에, “해봤어? 해보기도 전에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마라!”였다. 난관에 봉착해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그 원인을 분석하고 방법을 찾는 도전정신은 회장님이 현대그룹을 세계적 기업으로 만든 밑거름이었다. 개척정신과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도전정신은 우리 후배들이 가져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30여년을 성공적인 기업인으로 활동하셨지만, 지금까지 제주도, 제주대 출신으로서 1%의 한계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졸업할 당시 일부 대기업에서 지방대 출신에게는 입사원서도 주지 않았다. 입사 후에도 지방대 출신이라는 주위의 선입견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선입견이 스스로를 키우는 원동력이 됐다. 맡은 일에 남보다 먼저 전력을 다해 그 결과물로 주위의 시선에 답했다. 그러다 보니 사람을 대할 때도 편견 없이 사람 됨됨이와 실력만을 주목하게 되는 안목을 갖게 됐다.

▶2002년과 2006년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로 각각 지정되면서 제주 사회의 법적ㆍ제도적 변화와 함께 세계적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밖에서 제주를 보시면서, 심각하다고 생각되는 제주 현안을 꼽아 달라. 

굵직굵직한 국책 사업 시행으로 불거지는 갈등과 중국 등 외국 자본의 유입에 따른 부동산 가격 폭등 소식을 듣고 있다. 제주의 자원은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과 청정 지역 이미지이다. 이를 훼손하는 난개발을 미연에 방지하는 노력을 기울여 쾌적한 국제자유도시로 거듭 발전해야 한다. 자연환경의 무분별한 파괴는 제주도민들에게 큰 재앙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로 인해 제주도민이 밀려나는 상황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대전제가 있어야 한다. 제주도민이 아웃사이더가 되는 정책이나 법령은 지양돼야 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한마디.

예전과 달리 우리 제주대학교의 위상도 높아졌고 자긍심을 가져도 좋을 만큼 상당히 좋아졌다. 자신의 실력을 갖춘 후에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우리 인생은 늘 위험으로 가득차 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태도는 도전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다. 지방대 출신이라는 부정적 자세에서 탈피해 적극적인 자세로 자신의 길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도전 정신을 갖춘 준비된 사람들에게 미래는 열려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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