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어지러운 마음으로 쓴 탓에 완전히 포기하고 있었는데 당선됐다는 말에 정말이지 믿을 수 없었다. 일단은 이런 글을 읽은 데다 평가까지 하게 된 심사위원분들께 감사와 사과의 말씀 올린다. 내 글로 인해 글을 보는 눈이 낮아지지 않았길...

올해는 시를 쓰기에 최고로 힘든 해였다. 시 관련 강의를 듣다보니 예전엔 아무 생각 없이 끄적였던 글들을 생각하며 쓰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쓴 시들은 그 성장의 발로이며 남들에게 보이기 부끄러운 것들뿐이다. 그중에서도 <정의 할 수 없는>은 넣지 않으려다 많은 고민 끝에 끝자락에 넣게 된 글이다. 원래 어려운 시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어려운 시에 접하려 하지 않았는데 시 관련 강의들에서 어떻게 접하다보니 그에 영향 받게 됐고 나도 모르는 새 완성돼 버린 시이다.

많이 부족해서 무언가를 부여해 달라기에도 미안한 시지만 그래도 나름에 스토리가 있는데다 그게 상황에 따라 어떤 의미든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이 시에 부여한 의미를 말한다면 고정된 이미지에 막혀 그러한 것을 찾는 재미가 떨어질 것 같아 별다른 사설은 붙이지 않으려 한다.

이번 백록문학상은 여러 난제에 빠져있던 내게 가장 큰 난제였으며 그랬기 때문에 커다란 반환점이 됐다. 배운 것도 얻는 것도 많았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1학기 가장 큰 영향을 준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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