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월봉 엉알길 코스 초반에 보이는 수월봉 정상과 고산기상대의 모습.

제주도 주최로 8월 13일부터 오는 21일까지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 일대에서 ‘지질공원 트레일 행사’가 개최됐다.

2016년 제6회를 맞은 수월봉 지질공원 트레일 행사는 탐방 코스를 비롯해 전문가와 함께하는 지질 탐방, 특별공연, 캘리그라피 부채 만들기, 에코공예, 엽서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탐방코스는 수월봉 엉알길, 당산봉, 차귀도 총 3곳으로 구성돼 있으며, 숲 속 주변언덕을 걸어가며 신기한 퇴적 지층과 굳어진 암석을 구경할 수 있는 친환경적 탐방을 지향한다.

◇화산학의 교과서  수월봉 지질공원

제주도의 많은 오름 중에서 수월봉이 높이 평가 받는 이유는 해안절벽을 따라 드러난 화산쇄설 암층에서 다양한 퇴적구조가 관찰되기 때문이다. 수월봉은 약 1만4000년전 수성화산이 폭발했을 당시 화산분출물이 어떻게 흘러가며 쌓였는지를 볼 수 있다. 또한 화산쇄설층이 있어 지질학적 가치가 뛰어나 세계 화산 지질학 연구의 교과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수월봉은 2010년 10월에 한라산, 성산일출봉, 만장굴 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았다. 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지역을 보전 하며 이를 토대로 교육과 관광을 활성화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사람들이 자신의 고장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고, 지역사회의 경제적 발전을 추구하고자 행사가 계획됐다. 하지만 수월봉 행사를 비롯한 지질명소가 제주도와 세계를 대표하는 관광문화의 메카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아직 미흡한 점이 많아 보였다.

◇관람객들을 위한 배려 부족

수월봉 행사의 메인은 트레일이고, 수월봉 영안길 코스는 왕복 2시간이 걸리는 코스이다. 행사 시기 제주도는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았다. 하지만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한 기본적인 물품이 코스 중간에 위치한 미니 부스에 구비돼 있지 않았으며 코스 정상인 고산기상대에 매점이 있었지만, 오픈시간이 적혀 있지 않고, 11시경에도 가게의 문이 열려있지 않아 방문객들이 불편함을 겪었다.

코스를 올라가기 전 순환 차량(행사 본부→선사유적지→수월봉→해녀의 집→고산우체국→당산봉→자구내 포구→행사본부로 운행)이 정각마다 운행될 것이라는 관계자의 말을 들었고, 배부된 팜플렛 행사정보에도 순환 차량이 주말 및 휴일에 운행될 것이라는 정보가 나와 있었다. 하지만 고산 기상대 전망대에 있는 부스에서는 “순환차량이 운행되지만 주말에도 운행되는 지는 잘 모르겠으며, 운행시간이 언제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혼선은 도보를 걷는데 불편함이 있는 노약자나 장애인 등의 관람객들에게 많은 불편함을 줄 수 있다.

◇특색 있는 관광·교육 문화 프로그램의 필요성

해마다 열리는 축제들이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할 것은 행사 콘텐츠이다. 수월봉은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문화유산의 관광과 해설이 주로 돼 있다. 매 해마다 관광과 해설만 하는 이벤트가 주가 된다면 행사의 역사가 깊어질수록 관광객들은 프로그램을 식상하게 여길 것이다.

수월봉 지질공원에 관해 행사 장소에서 참여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전문가와 함께하는 지질공원 탐방으로 한정돼 있으며, 이 체험도 선착순 모집으로 제한돼 있고 행사 기간 내내 진행되지 않았다. 방문객 전체가 상시 체험할 수 있는 행사의 개성을 가진 체험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한 앞으로는 개막식의 공연과 부스들을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틀에 맞추어서 특성 있게 진행될 필요성이 있다.

제주도는 섬 전체가 다양한 화산지형과 지질 자원을 지니고 있는 지질 공원이다. 수월봉 지질 트레일 행사가 부족한 점을 보완해 제주도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