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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물결이 넘실거렸던 어느 여름밤의 콘서트빅뱅 10주년 기념 전시회&콘서트 관람기

관객 6만5천명… 성별ㆍ세대ㆍ국적 불문 전 세계 열광
스탭 인원 부족과 통제, 관리 소홀에 아쉬움 남아

2006년 8월 19일 가요계의 대폭발이라는 의미를 가진 ‘BIGBANG’이라는 신인 그룹이 등장했다. 그날부터 빅뱅의 역사는 시작됐다. 그때 아무도 몰랐으리라. 큼지막한 옷을 입고 바지를 내려입던 이 신인 그룹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대스타가 되어 전 세계에 대폭발을 일으키게 되리라고는.

   
▲ 빅뱅 10주년 콘서트 현장


10년 전, 10대 소년이었던 멤버들이 처음 빅뱅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왔을 때 대중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빅뱅은 당시 인기를 누리던 동방신기나 SS501처럼 꽃미남 이미지가 아닌 ‘힙합하는 아이돌’, ‘실력파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대중 앞에 나섰다. 그들은 실력으로 인정받는 그룹이고 싶어 했다. 그러나 대중은 외모를 지적하며 그들을 깎아내리기 바빴다.

고난과 수많은 논란을 겪으며 성장과 발전을 이뤄낸 그들은 이제 데뷔 10년차 가수다. 픗풋한 소년이었던 빅뱅과 그들을 좋아하던 어린 소녀들이 모두 어른이 되어버릴 정도로 10년은 긴 시간이다. 10년 동안 빅뱅은 자신들의 청춘과 열정을 음악에 쏟아냈다. 그리고 증명했다. 자신들의 가치를.

2016년 올해는 빅뱅의 데뷔 10주년이다. 빅뱅의 맏형인 탑이 군입대를 앞두고 있어 팬들에게는 이번 10주년이 특별하다.

◇A TO Z 전시회

8월 19일 빅뱅의 데뷔일. 그들의 데뷔 10주 년을 기념해 빅뱅의 A TO Z  전시회에 다녀왔다. 전시회는 A부터 Z까지 빅뱅을 표현하는 단어들로 전시가 구성돼 있다. 빅뱅은 팬들과 함께 10년의 추억을 나누며 공감하기 위해 이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성수역 3번 출구로 나가 바로 보이는 산업은행 골목으로 쭉 들어가면 빅뱅 10주년 전시회가 열리는 ‘S Factory’ 건물이 보인다. 2층 건물이다. 12시부터 오픈하기에 12시 25분에 도착했으나 전시회를 보러 온 사람들이 건물 주위를 빙 둘러싸고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1시간이 넘어서야 매표소에서 미리 예매해 놓은 표를 수령할 수 있었다. 땀이 얼굴에서 흘러내렸다. 놀라웠던 것은 수백 명의 사람도 사람이었지만 세계 각국에서 모인 팬들이었다. 일본인, 중국인은 물론이고 금발부터 히잡을 두른 사람들까지. 국적과 피부색은 다양했지만 그들이 더위와 싸워가면서 머나먼 낯선 타국까지 온 이유는 빅뱅 하나 때문이었다.

1시 50분이 돼서야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Artist라는 글자와 함께 전시는 시작된다. Love방에는 데뷔 초 YG사옥이었던 덕양빌딩의 담벼락을 그대로 뜯어와 전시돼 있는데 그 벽에는 팬들의 낙서로 가득하다. 그 글자 하나하나에서 빅뱅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담벼락 뒤에는 팬들에 대한 멤버들의 메시지와 그림들이 담겨있다. Icon방에는 이 시대 패션 아이콘인 빅뱅의 10년 동안 입었던 의상들이 조명과 함께 탑처럼 쌓여있다. 빅뱅이 유행을 이끌었던 하이탑과 해골무늬 의상. 무엇 하나 평범한 것이 없이 화려하다.

2층 전시관으로 올라가면 Zero 흰색 터널이 보인다. 지금까지의 전시가 10년동안의 빅뱅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Zero에 담긴 의미는 막연하고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으로 채워진 앞으로의 빅뱅의 모습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빅뱅 멤버들이 팬들에게 전하고픈 마음을 표현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빅뱅 전시회 2층 전시관. BAE BAE 뮤비 속 소품과 노란 꽃, 보라색 꽃들이 예쁘게 어우러져 몽환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0.TO.10 콘서트

8월 20일. 아침 10시에 도착한 상암 월드컵 경기장. 공연은 오후 7시부터 시작인데도 벌써 도착한 팬들이 많았다. 경기장 앞에는 여러 부스들이 설치되고 있었고 YG 밥차도 동원됐다. 또 팬 페이지에서 부채 나눔을 진행했고 지디 버스가 이목을 끌었다. 오후가 되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아비규환이었다. 굿즈를 사고 부채를 받으려는 팬들이 줄을 지어 경기장 앞을 가득 메웠다. 도저히 어디가 무슨 줄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스탠딩석은 4시 40분부터 줄을 서고 입장을 시작했다. 앞줄을 따라가는데 줄 대열이 사라지고 한 시간 동안 입구를 차지 못해 헤맸다. E, F구역의 팬들은 입구를 찾지 못해 경기장 주위를 맴돌았다. 스태프에게 문의했지만 다른 방향을 가르쳐 주거나 잘 모른다는 답변을 해올 뿐이었다. 6만 여명이 넘는 인원을 다 통제하고 관리하기에는 스태프의 인원이 너무 적었고 관리도 소홀했다. 구역과 번호 구분 없이 사람들이 뒤섞여 입장했다. 입장할 때 티켓 검사도 하지 않아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6시가 되자 Choice37이 나와서 디제잉을 한 시간 동안이나 진행했다. 댄스타임으로 관중석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나 빅뱅 공연을 보기도 전에 지쳐 버렸다. 숨 막힐 듯 더운 공기와 긴 기다림에 지친나머지. 스탠딩 석엔 한 구역에 3000명의 인원이 부대끼고 있어야 했다. 그 와중에 놀랐던 건 남성 팬과 4,50대 팬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었다.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그룹임을 실감했다.
뮤비가 나오자 팬들이 다같이 노래를 부르며 빅뱅을 기다리는 설렘과 기대로 한껏 들떠 있었다. 이윽고 오프닝 영상이 나왔다. 그리고 그렇게 기다리던 빅뱅. 그들의 등장과 동시에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입구를 찾아 헤맸던 짜증과 분노 그리고 기다림으로 인한 지쳐있던 마음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첫 번째 무대는 ‘천국’이었다. 그리고 ‘We like 2 party’가 이어졌다. 노래가 나오자 눈물이 나왔다. 왠지 모를 벅찬 감정이 솟구쳤다. 그들의 무대는 감동 그 자체였다.

빅뱅봉의 노란불빛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팬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고 봉을 흔들면서 빅뱅의 목소리, 몸짓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첫 무대가 끝나고 멤버들은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대성의 재치있는 인사멘트는 팬들로 하여금 웃음을 유발했다. “저와 함께 천국으로 가실래요? 여러분의 구수한 사나이 대성입니다”
1부 공연이 끝나고 싸이가 게스트로 등장했다. 싸이는 “역사에 남을 날”이라며 “10년 동안 이렇게 색깔과 정체성이 분명하면서 진화하는 보이밴드가 어느 나라에 또 있을까 싶다. 오늘날 빅뱅은 여러분의 덕이다”라고 말했다.

2부에는 솔로 무대가 이어졌다. 대성과  승리가 지드래곤의 ‘삐딱하게’를 부르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태양의 ‘눈 코 입’이 흘러나오자 팬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 태양과 팬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하모니가 완성됐다. 입장 전에 나눠준 팔찌는 노래마다 파랑, 노랑, 분홍, 빨강, 초록, 하늘색 불빛을 냈다. 팬들은 그 불빛이 “너무 예뻤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물을 2병이나 준비했는데도 목이 타고 숨이 차올랐다. 거의 탈진 직전 상태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버텼나 싶다. 어떤 팬들은 첫 무대 도중 안전요원에게 업혀 나가기도 했다.

10주년을 기념해 팬들은 케이크를 준비했고 10주년 축하 노래를 불렀다. 공연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조명이 꺼지고 암전상태가 되자 팬들은 천국의 후렴구를 반복해 불렀다. 빅뱅은 팬들의 노래 소리를 듣고 다시 등장했다. 붉은 노을, 거짓말, Always, BAE BAE를 연달아 불렀다. 그리고 그들은 팬들을 향해 큰절을 했다. 세 시간의 공연이 그렇게 막을 내렸다.

아쉬움도 많았지만 팬들은 빅뱅과 함께한 10년을 추억하며 행복했고 빅뱅도 자신들을 위해 자리를 채워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느꼈을 것이다. 팬에게도 가수에게도 잊지 못할 여름밤이었다.

김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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