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백년대계라 한다. 대학의 본질은 교육과 연구를 통해 고급인력을 양성하고 인류의 미래를 개척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이다.

얼마 전 교육부의 평생대학 계획이 이화여대에서 학생들 반대에 부딪히며 교육 정책과 대학의 본질을 되새길 계기를 마련해 줬다. 교육부는 과연 대학을 포함한 국가의 교육에 대한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있는 걸까?

세계 최고의 대학 진학률을 보이는 양적 팽창에 학력 버블이 생겨났고, 학생들의 이해와 글쓰기 능력 저하 등에 대한 세간의 걱정이 많다. 교육을 시장 원리와 경쟁으로 향상시켜 보겠다는 신자유주의적 사고를 얼마나 고민해보고 시행하는지 궁금하다. 경쟁 논리는 점수는 높이지만 내실이 부족한 부정적 측면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 안목의 교육은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해 능력을 배양하는 게 아니었던가? 대학진학률 세계 최고가 만들어 낸 대학 졸업자의 증가는 고급 인력의 실업으로 이어지고 산업현장에서는 기술, 임금 불일치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게 하고 있다. 평생대학은 대학졸업 비율을 더 높이고 이를 수익 확대의 기회로 삼으려는 교육부와 대학의 잇속이 맞아 떨어진 아이디어였다. 이러한 정책의 한계를 학생들이 지적해 문제가 노출되었다는 것은 물론 경쟁자를 줄이려는 이기적 발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절차를 무시하고 교육부의 정책에 무조건 경쟁적으로 덤벼드는 대학의 본질에 대한 문제를 지적해 주고 있다.

제주대도 평생대학을 유치하며 6관왕을 달성했다는 광고를 이곳저곳에 게시하고 있다. 우리는 제주도정이 경쟁에 이기는 것만을 좇다 창피를 당했던 세계7대경관의 경험이 있다. 당시 대다수의 선진국들은 그러한 허명 쫓기를 거부했으나, 개발도상국 지역들은 경쟁에 뛰어들다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다. 한국이나 제주대의 경쟁력은 양에 있는지 질에 있는지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의 올림픽 목표 10-10은 무엇이기에 이를 위해 매진하고 또 달성 실패라 하는가? 어찌보면 단순한 10진법의 숫자에 불과하기에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최선을 다한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있는 이번 올림픽은 우리의 성숙함을 보여주었다. 인구나 면적 규모로 보아 제주도, 제주대가 추구할 목표가 전체 경쟁에서 승리를 도모하는 것보다 제주의 특성을 찾아, 본질을 충실히 추구하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고민을 필요로 한다. 교육부의 세계 최고 대학진학률, 직업훈련 지향의 정책은 우리의 미래를 도모해야 하는 대학의 본질을 저하시키고 있다. 교육부는 경쟁 논리로 예산의 차별적 지출을 위해 대학 줄세우기에만 급급한 단기적 계획에서 더 나아가, 지역균형발전을 통한 한국의 성장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밝게 하는 장기적인 안목의 거대 계획을 수립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제주대를 위시한 대학 또한 지역, 국가, 그리고 인류의 성장과 성숙을 지향하는 본질적인 고민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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