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아 반도에는 ‘레밍’이라는 쥐과의 설치류가 산다. 레밍들은 단체로 절벽 아래로 뛰어드는 ‘자살쇼’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한 동물이다. 레밍의 집단 자살 행위의 시발점은 이러하다. 어느 날 몇 마리의 레밍이 막무가내로 절벽 아래로 뛰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고서, 주변의 수많은 레밍들은 영문도 모르고 그들과 같이 따라 뛴다. 그런 식으로 그들은 그저 뛴다. 뛰는 이유는 하나다. 다른 레밍들도 뛰니까. 레밍이 왜 저러는지에 대해선 밝혀진 것이 없다. 그리고 우리는 레밍처럼 특별한 이유도 없이 무작정 다수를 따라 하는 것을 ‘레밍효과’라 한다.

레밍효과의 예는 우리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중매체에서 소개된 곳은 사람들이 모이고, 사람들은 인지도 있는 사람이 어떤 잘못이나 행동을 했을 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여론에 따라 편승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고 남이 하는 대로 그저 따라한다.

2016년 8월 25일 학업을 마친 학생들은 정든 학교를 떠난다. 졸업 후 그들은 어느 곳으로 향할까?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5월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 비경제 활동인구 중 취업시험 준비자는 65만2000명(13.1%)으로 2015년 5월보다 0.8% 상승했다. 취업준비생의 취업시업 분야는 ‘일반직 공무원’이 가장 많았으며 39.3%로 전년대비 4.4%나 상승했다. 성별을 비교해봐도 남성이 42.2%. 여성이 36.1%의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러한 상황을 일반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경기불황으로 취업시장이 힘들어지면서 안정적인 일자리에만 선호도가 커진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필자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해봤다. 과연 안정적인 일자리에 대한 선호도가 공무원 선택의 첫 번째 이유일까? ‘졸업 후 뭐하지, 내가 잘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는 상황에서 딱히 할 게 없기에 누구나 준비하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아닐까?

주변사람들을 봐도 그렇다. “대학 졸업하고 뭐하지? 요즘에 다 공무원 시험 준비한다는데 나도 그냥 공무원이나 할까?”라는 무기력한 소리가 쏟아진다.

공무원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것이 옳지 않다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분명히 누군가는 공무원을 희망하고 원했을 것이다. 다만 학생들이 무분별하게 공무원시험이라는 제도를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가장 대중화된 직업의 선택지에 놓여 있다보니 학생들이 무작정 다수가 하는 레밍효과를 저지르고 있다. 그 결과 이 사회에 공무원이 최고인 시대,  시험만 붙으면 적성과는 관계 없이 공적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부여되는 세상으로 변했다.

필자는 아직 졸업하는 학생들보다 어리다. 하지만 꿈이 있다. 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이제 갓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젊은 청년들이 어렸을 적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를 작게나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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