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 창립 세미나
‘대한민국지역도서전’ 내년 제주서 첫 개최

▲ 같은날 제주한라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최낙진 언론홍보학과 교수가 ‘대한민국지역도서전 개최 의미와 전망’을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고사 위기에 직면한 지역의 출판과 문화잡지들의 전통과 민속을 보존·계승하고, 지역의 역사를 기록하고 한국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가 1일 창립했다.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는 한국의 문화산업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모든 장르에 걸쳐 지역의 문화콘텐츠가 존폐의 기로에 섰다고 판단, 이날 지역의 문화잡지사와 출판사의 일꾼들, 학계 연구자들을 주축으로 새 조직을 결성하고 2017년 5월 제주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지역도서전’과 ‘대한민국 지역출판 대상’ 개최 등을 밝히는 제주선언문을 채택했다.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는 1일부터 3일까지 제주 한라도서관과 제주대학교 일대에서 지역도서와 문화잡지 전시회를 겸한 ‘창립총회 및 기념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 첫 순서로 ‘대한민국지역도서전 개최 의미와 전망’을 주제로 최낙진 제주대 교수(언론홍보학과)가 발제했다.

최낙진 교수는 “도서전이란 출간한 책들을 모아놓고 많은 사람들을 관람하도록 하는 전시회로서 책과 독자가 만나는 도서축제의 장을 의미한다”면서 “도서전을 개최한 지역은 그 해당 지역의 문화적 수준을 고양시키고, 지역민들의 독서 분위기 진작과 방문객 유치효과, 출판산업 활성화 등의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지역출판문화가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의한 정책개발과 지원이 시급함과 동시에 지역출판을 ‘지식문화 공공재’로 인식해 지역출판 분야를 사적 영역이 아닌 공공재로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지역출판이 정부의 지원이나 제도 마련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닌 만큼 지역출판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지역도서를 소비할 수 있는 지역내 독서 수요가 새롭게 창출돼야 지역출판문화 생태계가 제대로 복원될 수 있다”면서 “이것이 지역도서를 대상으로 지역민 책읽기 운동이나 지역도서 독서 동아리 활성화 등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지역도서는 지역 지식정보 축적과 문화형성을 위한 ‘지식문화공공재’로서 지역문화를 발신하는 중요한 매개 수단으로서 기능하며, 지역사회의 수준이 지역 출판산업과 직결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일본 ‘북 인 돗토리’ 지역도서전 개최 사례를 소개한 후 “2017년 5월 제주에서 지역 출판사, 지역 잡지사, 지역 저자, 지역출판콘텐츠 등이 함께 어우러지는 대한민국지역도서전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지역도서전의 시작은 지역출판사, 지역잡지사, 지역저자, 지역출판콘텐츠 등의 존재감 확인 의미뿐만 아니라, 지역출판인 교류 및 지역출판문화에 대한 점검 및 성찰, 도서출판을 기반으로 한 지역문화 융성 실천 방안과 전략을 모색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1일 제주한라도서관 시청각실 앞에서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 회원사들의 신간도서와 잡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를 위해 최 교수는 “대한민국지역도서전 프로그램으로 지역 출판사가 발행한 단행본 및 지역잡지를 전시하고, 대한민국지역출판대상을 제정하며, 한국출판학회 지역출판연구회와 공동으로 지역 출판 관련 세미나 및 토론회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사개최에 따른 소요비용은 1인 1만원의 ‘1000인 시민모금’ 방식이 제안됐다.

이어 25개 참가사들의 ‘지역출판·문화잡지 사례 소개 및 제안’을 가진 뒤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 창립총회를 가졌다. 이날 단체는 정관을 확정하고, 황풍년 ‘전라도닷컴’ 대표를 회장으로 뽑았다. 김주완 ‘도서출판 피플파워’ 편집책임, 최서영 ‘사이다’ 대표, 이용원 ‘월간 토마토’ 대표, 최낙진 제주대 교수 등 이사 10명도 선출했다.

황풍년 ‘전라도닷컴’ 대표와 윤세민 한국출판학회 회장은 ‘한국 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제주 선언문’을 함께 낭독하며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밝혔다.

지역연대는 제주선언문에서 “서울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 출판과 문화잡지에 종사하는 일꾼들과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학계의 연구자, 예술단체 회원 등은 지역출판과 지역문화잡지의 미래를 이대로 자본과 시장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여기 제주에 모였다”면서 “문화와 정치가 모두 ‘서울 중심’으로 재편되고 그러한 흐름이 점점 가속화되는 시대상황 속에서 ‘지금 이곳’의 삶과 문화를 밝히는 가치 있는 지역문화콘텐츠를 살려내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활동 방향은 서울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출판물을 망라해 내년(2017년) 제주를 시작으로 해마다 한국지역도서전을 열고, 순수 민간의 힘으로 ‘대한민국 지역 출판 대상’을 제정해 시상하기로 했다. 또 전국에서 발행되는 지역문화잡지의 문화콘텐츠를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고 유통하는 ‘지역문화콘텐츠전’을 열어 지역간 소통과 교류를 꾀하고 문화 다양성을 지켜나가기로 했다.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는 2013년 3월 경기 수원 골목잡지 사이다, 인천 월간 엘로우, 대전 월간 토마토, 광주 월간 전라도닷컴, 부산 함께가는예술인 등 5개 잡지사가 전국 지역문화잡지네트워크 대전모임을 준비하면서 시작했다. 지난해 5월에는 지역출판 진흥과 활성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가졌으며 이날 토론회 이후 지역 출판인과 문화잡지인이 연대해 모임을 꾸리는 시발점이 됐다. 이후 이들은 20여 차례에 걸쳐 모임, 전시, 지역 출판 진흥과 활성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 일본 사례 탐방 등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인천, 수원, 춘천, 청주, 대전, 전주, 고창, 광주, 대구, 부산, 진주, 하동, 창원, 제주 등 전국 각지에 모인 25개 중소규모 출판사와 관련 단체, 민간·학계 전문가로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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