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 정치 캠페인〉 저자 권혁남|커뮤니케이션북스

건전한 민주주의의 핵심은 국민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이고, 국민의 투표 참여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과 결정에 기초하여 이뤄질 때 그 의미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유권자의 합리적인 판단과 결정을 위해서는 후보자의 정책과 비전, 개인적 자질에 대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가 미디어를 통해 충분히 제공될 때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정치와 미디어 간의 연결 고리를 쫓는 책이 <미디어 정치 캠페인>이다.

저자인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권혁남 교수는 “선거 보도는 일반 뉴스 보도의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선거 보도를 접한 이후 유권자가 내리는 판단 결과가 유권자 개인은 물론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치 행위자는 제한된 시간 안에 호의적인 이미지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면서 “정치보도가 어떤 이슈와 내용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재구성하는지는 지역민들에게 중요한 문제가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는 학생은 물론 미디어 정치와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정치인과 언론인,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

1992년 제14대 대통령선거에 들어오면서 텔레비전을 이용한 정치광고 및 연설이 재개됨으로써 미디어를 통한 후보자의 이미지 제고가 크게 관심을 끌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정치의 중심 역할을 했던 정당의 역할이 감소하게 됨으로써, 정치인들은 엄청난 수의 유권자를 일일이 대면할 수 없기 때문에 강력한 도달률을 지닌 미디어를 이용해 유권자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일반 유권자들도 중요한 정치적 정보원으로서 미디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시ㆍ공간적으로 제한된 삶을 살고 있는 바쁜 현대인들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정보를 획득할 수 없게 됐다.

미디어는 정치보도가 후보와 유권자를 매개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미디어가 국민에게 양질의 충분한 정보와 자유로운 정보 접근권을 보장해 주는 것은 민주주의의 정착과 완성을 위한 토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나눠 우리나라 선거보도의 현황과 문제점에서부터 이미지 정치, TV토론, 정치광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와 정치 관계, 선거 여론조사, 정치 캠페인에 이르기까지 미디어 정치의 현실을 상세하게 파헤치고 있다.

제1부 ‘정치제도로서의 미디어’에서는 미디어가 만들어 낸 이미지의 허상과 이미지 정치로 인한 문제점, 선거보도 저널리즘의 윤리와 원칙, 법률을 다루고 있다.

제2부 ‘정치캠페인 뉴스 메이킹’에서는 정치인들이 미디어의 내용과 메시지를 통제하려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갈등 그리고 정부와 권력이 언론을 통제하는 방식에 대해서 자세히 기술했다. 미디어와 정치 간의 관계에서 생산ㆍ보도되는 정치뉴스의 본질에 대해 살펴보고, 우리 언론의 선거보도 실태와 문제점을 분석했다.

제3부 ‘미디어 정치 캠페인 수단’에서는 TV토론과 정치광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선거여론조사 등의 본질과 실태, 문제점 등을 우리나라와 미국의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제4부 ‘미디어 정치 캠페인 연구’에서는 미디어 정치 캠페인 연구와 관련된 이슈와 연구과제들을 살펴보고 국내외 연구결과를 통해 선거때마다 나타나는 폭로보도, 확대ㆍ축소ㆍ은폐보도, 편파보도 등 우리 언론의 고질적인 병폐에 대한 미디어선거의 실상과 허상을 잘 말해준다.

저자는 미디어 정치의 어두운 면을 부각하기도 한다. 미디어 정치에서 공중의 역할이 주변으로 밀려남으로써 로버트 엔트먼이 말한 ‘시민 없는 민주주의’가 성립된다고 진단했다. 미디어가 일반 공중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 국가나 시문 문제에 대한 경시, 그리고 정부에 대한 불신 등을 직접적으로 조장했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미디어 부정주의 이론이다. 부정적 뉴스보도는 정치에 대한 공중의 불신을 높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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