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퇴진을 위한 목소리 내기 위해 2000여명 참석
어린학생부터 어르신들까지 집회에 참석
총학생회장 “수사 받으며 최순실과 곰탕이라도 먹어라”

“박근혜는 하야하라”, “우리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원한다”

광화문은 넓었지만 제주시청의 어울림 마당은 좁았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제주도민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와 열기는 광화문 못지 않았다. 11월 12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문화제는 청소년 시국선언이 진행된 오후 4시부터 밤 9시까지 진행됐다.

이날 문화제에는 부모님의 손을 꼭 잡고 나온 아이부터 60대 어르신들까지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2000여명의 도민이 참여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학생이었다. 중ㆍ고둥학생들은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보기 위해 촛불을 들었다. 대학생들도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한 명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몇몇 대학 교수들도 피켓을 들며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자유발언과 함께 시낭송, 밴드ㆍ랩 공연 등 문화프로그램으로 꾸려졌다.  하지만 평소 문화제와 달리 학생들의 발언이 주무대가 됐다.

대학생들의 발언도 눈에 띄었다. 발언에 참여한 강민우(환경공학과 4) 총학생회장은 “멋들어진 연설 보다는 진심어린 호소를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 본인이 사랑하는 동생 최순실과 함께 곰탕이라도 한그릇 먹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주대 총학생회는 앞으로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외칠 것이다”며 “박근헤 대통령은 퇴진하라”고 소리쳤다.

이어 송서현(윤리교육과 2) 학생은 “미래의 교사로서 불의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 못한다면 학생들에게 정의로운 사람이 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 같아 이 자리에 섰다”며 “현재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닌 순실공화국이며 법이 아닌 돈과 권력으로 다스려지고, 삼권분립이 아닌 삼권협력이 일어나는 나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오늘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의 머리를 제거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힘을 합쳐 건강하고 깨끗한 머리를 다시 세워 올린다면 대한민국은 정의가 실현되며 공정하고 깨끗한 경쟁과 협력이 이뤄지는 국가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집회가 마무리 되자 사물놀이 패와 함께 제주시청 인근에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행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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