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백록학술상 가작 논문

목 차

Ⅰ. 서론

Ⅱ. 이론적 배경과 분석틀
  1. 이론적 배경
  2. 분석틀

Ⅲ. 연구 대상과 방법
  1. 연구 대상
  2. 연구 방법

Ⅳ. 월정리의 변화와 공존양상
1. 월정리의 변화
2. 공존양상

Ⅴ. 결론

 참고문헌
부록

Ⅰ. 서   론

현재 제주도는 자본과 인구의 유입으로 인하여 발전을 이루고 있고, 수많은 관광객들을 겨냥한 호텔이나 면세점 역시 증가하고 있다. 월정리 역시 자본이 유입되고 새로운 지역문화를 형성하는 등 제주도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안도로 완공 후 월정리 해수욕장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월정리에 대한 접근성은 보다 높아졌고, 2010년 4월, 월정리 최초의 카페인 아일랜드 조르바(후에 고래가 될)를 기점으로 카페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월정리의 유명세가 높아짐에 따라 많은 관광객들이 월정리 해변을 찾았고, 그 근처 카페들과 펜션들이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외부자본이 유입되었으며 월정리에 정착하는 이주자가 생겨났다. 이주자 유입에 따라 월정리는 많은 자연ㆍ인문환경적인 변화를 겪었다. 자본과 관광객의 유입은 선주민들의 생활양식을 변화시켰고, 선주민과 이주자 간의 새로운 공존양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월정리라는 작은 마을공동체의 공존양상과 새로운 지역문화를 알아보고자 한다. 자본과 이주자가 유입되어 이전과 대비해 마을에 다양한 변화를 보이고 있고, 그 결과 나타난 자연ㆍ인문환경 및 선주민과 이주자간의 공존양상의 변화를 다음과 같이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이주자가 유입되기 전후의 마을 모습의 변화를 고찰하고자 한다. 해안도로를 따라서 식당이나 카페들이 들어서고 보행자들을 위한 인도 및 산책길 등이 조성되었다. 마을 안쪽으로는 숙박업소가 생겨났다. 이러한 변화는 월정리 주민들의 경제적인 활동에도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이에 따른 기존주민들의 생활방식의 변화를 알아보고자 한다.

둘째, 선주민-이주자 간의 새로이 형성되는 관계를 고찰하고자 한다. 이주자가 유입됨에 따라 월정리에는 선주민-이주자 간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었다. 선주민과 이주자들의 상호의식 및 마을행사 참여도 등을 알아보고, 이를 통해 형성되는 지역주민들의 공존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월정리의 선주민-이주자 간의 공존양상을 바탕으로 제주도에서 새로이 나타날 지역문화의 일부를 살펴보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과 분석틀

1. 이론적 배경

1)이주자의 개념

이주자란 다른 곳으로 옮겨 가서 사는 사람, 또는 다른 지역에서 옮겨 와서 사는 사람을 말한다. 2010년 즈음 제주에 사는 낭만적인 이주자의 모습들이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이나 거주지를 떠나 제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음 <그림 1>은 2004년 이후 제주도 인구유입 현황을 나타낸 표이다.

제주 이주자들의 전입 이유는 직업, 주택, 가족, 자연환경, 주거 등으로 그들의 이주 목적에 따라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은퇴생활을 즐기기 위해 제주로 내려온 은퇴형이 있다. 은퇴형 이주자들은 자연환경이나 개선된 주거환경에서의 은퇴생활을 위해 전원주택을 짓기도 한다.

두 번째,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제주로 이주하는 거주형이 있다. 대부분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 작은 농촌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기 위해 이주를 했다. 이 시기 제주의 소규모 초등학교들은 ‘학교 살리기’ 등으로 주택을 제공하며, 적극적으로 학생을 끌어들였다.

세 번째는 사업형 이주자이다. 제주 이주자의 얘기가 TV에 자주 방영되면서 사업을 위해 제주로 오는 이주자도 늘어났다. 이들은 농가주택을 리모델링해서 게스트 하우스나 카페, 식당 등을 운영하기도 한다.

제주에 카페나 식당을 시작한 젊은 사업가들이 성공했다는 소식이 매체를 통해 자주 소개되면서 제주도에 가게나 토지를 구매하는 자본가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월정리는 특히 사업형 이주자의 비중이 높은 마을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주자’를 월정리 내에서 가게나 토지를 소유 및 임대하여 실제로 경제적인 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을 칭한다.

2) 지역문화의 개념

문화란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사회나 집단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의식주, 언어, 풍습, 예술, 제도 등을 말한다. 지역문화란 일정한 지역에서 보이는 문화양식을 말하는데, 이런 지역문화는 인구나 자본의 유입으로 인하여 그 형태가 변화하기도 한다. 기존에 거주하던 주민들의 생활양식과 잘 어우러져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기도 하고, 오히려 선주민들과의 마찰과 부적응으로 인하여 한 공간에 이질적인 두 문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3) 이주자 유입에 따른 새로운 지역문화

이주자의 유입에 따라 기존의 문화는 새로운 지역문화로 변화한다. 그러한 변화 양식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선주민과 이주자와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문화가 형성되는 경우이다. 제주도 서귀포시 가시리 마을은 2009년 농림수산식품부의 ‘신문화공간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돼서 예산을 지원받아 다음해 ‘가시리 예술인 창작지원센터’를 건립했다. 이때부터 창작지원센터에 예술인들이 입주해 예술 활동을 통해 마을에 환원하고 있다. 그리고 가시리 주민들은 창작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원래의 생업인 목장 일이나 농업 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문화 공존으로 인해 가시리는 예술마을로 손꼽혀 인지도와 관광객 수, 이주자 수 등이 증가하는 등의 효과를 보이고 있다.

두 번째는 선주민과 이주자 사이의 교류가 활발하지 않아 선주민과 이주자 각자의 문화가 형성되는 경우이다. 전주시 평화동은 선주민과 이주자가 지역공동체를 갖지 못하고 주민들 간의 분화가 보여지는 사례이다. 택지개발 이전의 평화동은 밭농사와 과수농사, 벼농사를 짓던 농촌 마을이었다. 그러다가 택지가 개발이 되면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넓은 도로망이 생기게 되었고, 평화동에는 많은 인구가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평화동은 도시 지역과 농촌 지역으로 분리되었다. 이에 평화동의 전원주택과 노후된 농촌주택의 거주자 사이에는 왕래가 거의 없고 공동체 의식도 나타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따라서 이들의 정체성은 명확히 평화동 주민으로서 동등하게 소유되지 않고, 평화동 내에서 각자가 지니는 사회적 지위와 계층에 따라 또 다시 분화되는 중층적인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

이 두 사례를 비교하면 이주자의 유입을 통해 새로운 지역문화가 만들어질 때 선주민과 이주자 사이의 활발한 교류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공존양상에 중점을 두고 월정리의 지역문화를 바라보도록 할 것이다.

2. 분석틀

본 연구는 “이주자가 유입되기 전후의 마을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하였는가?”와 “선주민-이주자 간의 새로이 형성되는 관계는 어떤 양상을 보이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고자 한다. 앞서 말한 두 가지 내용을 분석하기 위하여 선주민-이주자 간의 공존양상을 분석변수로 설정하고 월정리의 변화, 상호관계 두 가지를 하위변수로 설정하였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의 <표 1>과 같다.

<표 1> 분석틀

분석변수 하위변수 분석초점
공존양상 월정리의 변화 자연환경적 변화
인문환경적 변화
상호 관계 의식적 측면
교류적 측면

Ⅲ. 연구대상과 방법

1. 연구 대상

월정리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지역이다. 총면적은 660여ha이며 그 중 경작지가 230ha, 나머지가 임야지, 잡종지로서 동복리와 더불어 적은 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행원리, 한동리와 마을이 인접해 있으며, 서쪽으로 모래동산, 임야지, 잡종지를 형성하고 있는 지대를 사이에 두고 김녕리와 경계를 이룬다. 북쪽은 바다에 연해 있는 해변 마을이다. 농가에서는 양파와 마늘, 당근을 많이 재배하며 바다에서는 소라와 해초(우뭇가사리)를 많이 채취한다. 최근 해안도로 조성 등 바다풍경을 기반으로 관광지로 부각되면서 많은 관광객이 찾으며 카페거리가 들어섰다. ‘아일랜드 조르바’ 카페를 시작으로 월정리 해변 근처의 카페는 2년 사이 40여개로 늘었으며, 자본을 앞세운 이웃 카페들과 주민들 간의 작은 소란이 있을 정도로 상업화가 심화되었다.

<그림 2> 구좌읍 월정리 위치를 하얀색으로 표시했다.

2.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구체적인 분석을 위하여 문헌연구법과 심층면접법 그리고 질문지법을 병행하였다.

문헌연구법은 연구하고자 하는 사회문화현상에 대해 기존의 역사기록, 연구기록, 통계자료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이다. 문헌연구를 통해 구좌읍 월정리의 역사, 이주자와 지역문화의 정의와 특성을 알 수 있었다.

심층면접법은 연구자가 연구대상과 직접적인 접촉을 통하여 질문에 대한 연구대상이 생각하는 가치, 경험 등과 비언어적 표현까지도 파악하여 수집하는 방법이다. 면접대상자는 월정리 마을회 관계자 및 마을 주민으로 하였다. 심층면접을 통해 선주민과 이주’자 간의 관계 및 공동체 활동, 상호의식 등을 알아보고 그에 따른 공존양상을 알아보았다. 심층면접은 1개월(5월)에 걸쳐 실시되었으며, 심층면접 대상자는 다음과 같다.

월정리 마을회 관계자 A씨, 여
월정리 마을회 관계자 B씨, 남
월정리 마을회 관계자 C씨, 남
월정리 마을회 관계자 D씨, 남
선주민 A씨, 여
선주민 B씨, 남
선주민 C씨, 여
이주자 A씨, 남
이주자 B씨, 여

<표 2> 심층면접 대상자

질문지법은 연구하고자 하는 사회 문화 현상에 대해 중요 조사내용을 선정하고 이를 토대로 질문지를 만들어 배포한 결과를 질문지 응답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이다. 질문대상자는 현재 월정리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으로 한다. 질문지를 통해 선주민과 이주자 간의 관계, 상호의식 등을 알아보았다. 조사활동은 2016년 5월 21~22일에 걸쳐 월정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그 결과 295세대의 월정리 주민들 중 선주민은 총 45부와 이주민은 총 24부의 응답지를 수거하였다. 이 중 선주민은 응답이 유의미한 41부를 통계분석 하였고 이주민은 응답이 유의미한 19부를 통계 분석하였다. 분석에는 spss ver.14을 사용하였으며 주로 빈도분석 결과를 활용하였다. 조사대상자의 특성은 다음 <표 3>, <표 4>와 같다.

사회인구학적 변수 항목 비율(%)
성별 남성 36.6
여성 63.4
연령 20세 미만 2.4
20 ~ 29 7.3
30 ~ 39 2.4
40 ~ 49 17.1
50 ~ 59 19.5
60세 이상 51.2
직업 농림 어업

51.2

관광업 17.1
공무원 2.4
전문직 및 회사원 2.4
전업주부 9.8
기타 17.1

<표 3> 조사대상자 특성(선주민)

  항목 비율(%)
성별 남성 63.2
여성 36.8
연령 20세 미만 0
20 ~ 29 10.5
30 ~ 39 47.4
40 ~ 49 26.3
50 ~ 59 10.5
60세 이상 5.3
직업 농림 어업

0

관광업 68.5
공무원 0
전문직 및 회사원 10
전업주부 10.5
기타 10.5

<표 4> 조사대상자의 특성(이주자)

Ⅳ. 월정리의 변화와 공존양상

1. 월정리의 변화

1)자연환경적 변화

<그림 3> 2008년 월정리 해안가와 그 인근의 토지이용
<그림 4> 2016년 월정리 해안가와 그 인근의 토지이용

 <그림 3>, <그림 4>의 위성사진은 각각 2008년도와 2016년도의 구좌읍 월정리 마을의 토지 이용 실태를 보여준다. 해안도로변에 카페가 들어서기 시작하여 현재는 해안도로를 따라 카페거리가 형성되었다. 이에 마을의 토지용도 변화를 카페거리 형성 전(2008년)과 후(2016)로 구분ㆍ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2016년도의 위성사진에서 하얀 구역 안은 표시된 곳은 2008년도에는 농지였지만, 2010년 초반부터 점차적으로 이곳에 카페들이 형성, 점차 늘어나며 2016년도에 이르러 월정리 해안가는 농업용지에서 카페영업의 장소(카페, 주차장, 등)로 토지용도가 변화한 곳이다.

<그림 5> 월정리 도로 주변(자료: 다음 로드뷰, 2008. 10)
<그림 6> 월정리 도로 주변(자료: 다음 로드뷰, 2016. 3)

<그림 5>, <그림 6>에서 보이듯이 월정리 해변은 미역과 우뭇가사리 등의 해초를 말리고 주변에 민가가 있는 곳이었다. 해안도로가 완공 이후, 이를 기점으로 카페가 하나둘 생기기 시작해, 2014년 기준 300가구가 채 안되는 마을에 일반 음식점 12곳, 휴게 음식점(커피숍 포함) 9곳, 민박(게스트하우스 포함) 19곳 등이 영업 중이다.

또한 월정리 해변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라 편의를 위해 산책로와 차량 통제를 위한 차단봉이 해변 일부 구간에 설치되었다. 하지만 주중 700여대, 주말 1000여대의 차량과 하루 평균 4~5000명의 여행객들이 찾아 자연환경의 훼손이 우려된다. 마을에서는 이러한 훼손을 막기 위해 청년회와 노인회 등을 주최로 선주민-이주자가 함께 해안 도로 청소를 하고 있다.

2)인문환경적 변화

2005년 5월, 구좌읍 월정리에서 용천동굴이 발견된 이후 마을의 많은 땅이 동굴 보전 및 개발을 위해 유산센터로 넘어갔다. 이로 인해 월정리 주민들은 농사를 지을 땅이 부족해 주로 소규모로 농사를 짓는다.

(밭은 많은데 일하고 계신 분은 많지 않던데..?)
“몇만평이나 (유산 센터로) 넘어가가지고 우리 짓고 싶어도 땅이 없어서 농사 못 짓는 사람들이 많아요.”
“...여기는 땅이 없어요. 대농하는 사람이 없어요. 다 조금 조금씩 하는 것”
 -월정리 마을회 관계자 A씨,
 여, 2016.05.20. 심층면접 中
 
“...세계자연유산 그거 한 6만 1천평, 이거 완전 헐값에...”
“...월정땅 6만 1천평을 전부다 도에서 몽땅 매수했다고”
“그래서 용천동굴은 없는 땅에 도에서 그런 식으로 착복 다 해부니깐 월정에 땅덩어리가 없어 지금”
 -월정리 마을회 관계자 B씨,
 남, 2016.05.20. 심층면접 中

위의 녹취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대다수의 땅이 유산센터로 넘어가 땅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주자 유입 이후 많은 농지가 건물을 짓기 위한 부지로 사용되면서 더 부족해졌고, 이로 인하여 주로 농사를 하던 선주민의 경제활동에도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표 5> 최근 5년 내에 바뀐 직업 및 부업 여부
<표 6> 최근 5년 내에 바뀐 직업 및 부업 종류

 위의 <표 5>, <표 6>을 통해 소수긴 하지만 일을 바꾸거나 겸하는 주민이 생겼고, 이들이 주로 관광업 위주의 일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월정리는 1920년대에 제주도 최초의 어업조합인 수산업 협동조합이 만들어진 만큼 어업위주의 마을이었다. 이후 마을안쪽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주로 농사, 마을 공동작업(우뭇가사리), 물질(해녀) 등 농업과 어업을 위주로 생계를 꾸려나갔다. 하지만 이주자들의 정착과 자본의 유입으로 인하여 농경지는 줄어들고 숙박업, 식당 카페 등이 늘면서 농ㆍ어업을 기반으로 한 마을에 관광업이 새로이 부상하는 변화를 보였다.

2. 상호관계

1)의식적 측면

문화는 지역 구성원들 간의 상호관계로부터 나오는 작용에 의해 형성된다. 때문에 월정리의 지역문화를 정의 하는 데 있어 월정리 주민들의 의식 속에 깊이 참여해야 했다. 월정리는 지금까지 농촌공동체로 끈끈한 유대감을 가져 왔고 주민들은 마을에 대한 주인의식이 강했다.

<표 7> 이주자 유입에 대한 생각
<표 8> 이주자 유입에 대한 생각의 이유

때문에 <표 7>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이주자 유입에 대해 선주민에게 물어 보았을 때, 긍정적(29%)이라는 답변보다 부정적(41%)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표 8>에 따르면 긍정적인 답변의 이유로는 마을발전 및 활기(26.8%), 부정적인 답변의 이유로는 마을혼잡과 교통불편 및 소음(39%)을 들었다.
주목할 점은 자본과 인구의 유입으로 인한 마을의 변화가 마을발전 및 활기를 불어넣어준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마을이 혼잡해지고 소음이나 기존의 분위기를 상실하는 등의 부정적인 측면으로 나누어지는 것이다. 이는 월정리 변화에 대한 선주민들의 인식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다음으로, 선주민과 이주자의 관계를 살펴 볼 때, 선주민과 이주자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표 9> 선주민에게 물어본 이주자와의 관계
<표 10> 이주자에게 물어본 선주민과의 관계

<표 9>, <표 10>와 같이 선주민은 이주자와의 관계에 부정적인 답변을 많이 보인 반면, 이주자의 경우 부정적인 답변은 없었다. 이를 통해 끈끈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던 선주민의 대다수가 이주자에 대해 탐탁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주자의 경우 보통이라는 답변을 많이 보였는데 이는 같은 생활공간 안에서 서로의 인식이 다르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편 선주민들의 부정적인 응답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면 이유는 다음과 같다.

<표 11> 이주자와 관계가 좋지 않은 이유-선주민

<표 11>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이주자가 인사를 하지 않음’ 항목이 22%로 응답비율이 가장 높았고, 이주자들이 자신들과 왕래하기 싫어한다는 응답과 일이 바빠서, 친해질 필요성을 못 느껴서, 마을혼잡&교통불편&소음이 16.7%로 뒤를 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선주민 본인들보다는 이주자들이 기존 주민들과 왕래를 싫어한다고 느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12> 이주자와 교류 위해 필요한 점-선주민

또한 <표 12>에서와 같이 선주민들에게 서로 교류를 증대시킬 방안을 물어 보았을 때에도 이주자들의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표 13> 선주민과 교류 위해 필요한 점-이주자

반면 <표 13>을 보면 이주자들은 상호 간의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가장 많았다. 이를 통해 선주민은 이주자의 우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 반면, 이주자는 상호 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상호 간 인식의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다음으로 아래의 녹취록을 통해 이주자가 ‘네트워크 구축’ 항목에 가장 많은 응답을 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특히 마을 주민자치회의 일방적인 운영 방식 속에서 선주민과 이주자 간의 소통이 부족할 만한 근거를 찾을 수 있었다.

“... (중략) 원래 원칙이 이장 뽑을 때도 월정리 본토백이 사람이 아닌 사람은 투표권이 없어요 (중략)...”
 -월정리 마을회 관계자 B씨,
 남, 2016.05.20. 심층면접 中

(딱 제가 봤을 때는 사람 많이 다니니까 불편한 것도 많은데 근데 또 이제 마을에 사람 많아서 북적북적하니까 좀 사람들 사는 거 같기도 하고)
“그거는 틀림없어요. 전에는 그렇게 사람이 많지 않아서 빈 집이 많았어요. 빈 집이”
“ ... (중략) 3년이상 거주하더라도 발언권이 없어요. 하더라도 참고사항 발언 정도... 지가 뭔데...”
 월정리 마을회 관계자 C씨,
 남, 2016.05.21. 심층면접 中

관계자 C씨의 경우 이주자들과의 교류가 활발하고 이주자들을 옹호하는 주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 운영방식에 있어서는 선주민 운영 중심의 견해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표 14> 나는 마을의 일원이다-이주민

반면 <표 14>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정체성에 관한 이주자의 답변은 68.4%가 마을의 일원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을 하였다. 비록 마을 운영에 있어서 이주자들의 참여가 제한이 되지만, 대다수의 이주자가 자신을 마을구성원으로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표 15> 우리마을은 살기 좋다-선주민
<표 16> 우리마을은 살기 좋다-이주자
<표 17> 우리 마을 사람들과 가치관이 비슷하다-선주민
<표 18> 우리 마을 사람들과 가치관이 비슷하다-이주자

하지만 <표 15>, <표 16>, <표 17>, <표 18>을 보면 월정리에 대한 만족도와 마을 주민 간의 의식적 일체감은 이주자가 선주민에 비해 다소 낮게 나타났다.

2)교류적 측면

마을활동에 있어서 선주민과 이주자의 참여도는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표 20> 선주민의 마을활동 참여 정도
<표 21> 이주자의 마을활동 참여 정도

<표 20>, <표 21>를 보면 선주민의 마을활동 참여정도는 70.7%로 대다수가 참여하는 분위기인 반면, 이주자의 경우에는 26.4%로 선주민에 비해 참여하는 비율이 다소 낮았다. 이주자의 마을활동 참여정도가 선주민에 비해 낮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표 22> 이주자가 마을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

<표 22>과 같이 이주자의 경우 35.7%가 사업의 특성상 일이 바쁜 것과 마을활동의 홍보가 부족한 점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는 참여의 필요성을 못 느낌이 21.5%로 그 뒤를 이었다.

<표 23> 선주민의 마을활동 참여 유형 (중복응답)
<표 24> 이주자의 마을활동 참여 유형 (중복응답)

<표 23>, <표 24>를 보면 선주민의 경우 다양한 활동에 참여가 있었던 반면, 이주자의 경우 해변청소에 거의 대부분이 참여하였다. 그 이유는 해안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주자들에게 해변청소는 책임소재가 명확하고, 깨끗한 해변경관은 관광객 유치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을자치운영 관련 활동은 응답자 대다수가 참여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마을자치운영 방식이 이주자에게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표 25> 선주민의 마을활동에 대한 만족도
<표 26> 이주자의 마을활동에 대한 만족도

<표 25>, <표 26>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마을활동에 대한 만족도를 보면 선주민은 53.1%가 만족하는 반면, 이주자는 16.6%가 만족한 점을 통해 이주자에 비해 선주민의 만족도가 더욱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중략) 체육대회나 이런 것 행사 있을 때마다 와서 부조금을 내라 하는데 안하는 사람들도 있고 저 같은 경우 매번 도와주는데 그 사람들 와서 하는 태도가 뭐 이렇게 도움을 요청한다고 하기 보다는 당연하다는 듯이 해요. 뭐 강제로 하는 늬앙스가 있는 거죠(중략)...” 
 월정리 이주자 A씨,
 남, 2016.05.20. 심층면접 中

위의 녹취록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이주자는 마을의 의무적인 부조문화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마을활동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여겨진다.

<표 27> 이주자와의 교류가 있다-선주민
<표 28> 선주민과의 교류가 있다-이주자

<표 27>, <표 28>을 보면 마을활동 참여와 달리 교류 측면에서는 선주민의 경우 78.1%가 이주자와의 교류가 있지 않다고 응답한 반면 17%가 이주자와 교류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반해 이주자의 경우 36.9%가 선주민과의 교류가 있지 않다고 응답한 반면 36.8%가 선주민과 교류한다고 응답했다. 이를 종합하면 선주민의 대다수는 이주자와의 교류가 거의 없다고 한 반면 이주자의 경우 선주민과의 교류에 대해 거의 없다고 한 측면과 있다고 한 측면의 응답수가 비슷했다.

Ⅳ. 결  론

현재 제주도로 유입되는 이주자들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제주도의 공동체 문화가 변화되고 있다. 월정리의 경우 해안도로 완공 이후 외부 자본유입과 새로운 지역문화가 형성되는 등 제주도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주민 유입이 월정리의 지역문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선주민-이주자 간의 공존양상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표 1>의 분석틀로 분석하였다. 이주자가 유입되기 전후 마을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선주민-이주자 간의 새로이 형성되는 관계는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표 1>의 분석틀을 이용하여, 구좌읍 월정리의 선주민과 이주자 간의 공존양상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월정리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자연환경적 변화측면에서는 해안가에 카페, 민박, 펜션 등이 생기게 되었다. 늘어난 관광객들로 인해 교통이 혼잡해지고 환경이 지저분해졌다. 또한 마을에 소음문제도 빈번히 발생하였다. 인문환경적 변화측면에서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인해 월정리의 땅들이 제주도청에 매수되어 농지가 부족해진 상태에서 이주자 유입 때문에 더욱이 농사지을 땅이 부족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선주민의 경우 소수지만 관광업 쪽으로 바뀌거나 겸업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겨나게 되었다.
둘째, ‘상호관계’는 이주자 유입 후 월정리의 선주민과 이주자 간의 어떠한 상호관계를 맺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상호관계는 월정리의 선주민과 이주자 간의 의식적 측면과 교류적 측면을 중점으로 살펴보았다.

설문조사를 통해 의식적인 측면에서, 선주민이 이주자에 비해 서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교류적인 측면에서, 서로와의 교류를 위해 필요한 점으로 선주민은 이주자의 적극적인 태도가, 이주자는 네트워크 구축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이를 통해서 선주민은 상호교류를 위해서 이주자 위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반면, 이주자는 상호 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점을 도출할 수 있었다.

마을활동 참여 정도는 선주민이 이주자에 비해 높았고, 그 유형 역시 다양했다. 그 이유는 선주민 중심의 제한적 마을 운영 방식으로 인해 이주자들이 마을회 활동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변청소의 경우 해안가에 밀집되어있는 카페들로 인해 이주자들에게 책임소재가 명확하고, 주요 사업원으로 꼽히기 때문에 이주자의 거의 대부분이 참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의식적 측면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주민과 이주자 간의 상호이해와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 또한 교류적 측면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주민과 이주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행사를 만들어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주민은 마을회 운영방식을 유연화하여 이주자를 포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이주자는 선주민에게 먼저 다가가 마을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인구와 자본의 유입으로 인해 월정리는 교통량과 유동인구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마을의 주 수입원이 농ㆍ어업에서 카페나 숙박업 등의 관광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일부의 선주민과 이주자들을 제외한 대다수가 서로 교류가 없는 상태로 나타나고 있고, 마을 안쪽과 해안가의 경관이 확연히 차이를 보이는 듀얼시티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마을이 변화함에 따라 월정리의 선주민들과 이주자들 사이에 나타나는 새로운 문화이다.

본 연구는 선주민과 이주자 간의 공존양상을 통해 이주자 유입이 월정리의 지역문화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월정리 마을 자체가 작고 유입된 이주자의 수 역시 적어 연구결과를 일반화하기에 무리라는 점이 있다. 또한, 시간적 제약으로 월정리 주민들과 라포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깊이 있는 대화는 나누지 못했다. 또한, 개인정보 등의 이유로 연구 대상 물색 및 연구 대상의 정보 획득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므로 이후의 연구는 오랜 시간 월정리 마을 주민들과 라포관계를 형성한 뒤에 깊이 있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월정리의 사례가 제주도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유사하다는 점을 바탕으로 제주도에서 새로이 형성될 지역문화의 일부를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제주도에도 많은 이주민들이 유입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선주민과 이주자 간의 새로운 지역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과정에서 선주민과 이주자가 서로 융합되지 못하고 분리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선주민과 이주자 간의 상호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선주민과 이주자가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태도가 중요하다.

 <끝>

참고문헌

1. 한재찬(2014), “인구이동이 제주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한국은행 제주본부
2. 조규환, 김민규(2008), “최근 제주지역의 자금유출입 변화와 시사점”, 한국은행 제주본부
3. 김주희(2011), “지역의 사회적 분화와 정체성 구성 : 전주시 평화동을 중심으로”, 전북대학교 대학원
4. 부혜진(2015) “귀농ㆍ귀촌인구 증가에 따른 제주도 촌락지역의 변화”, 한국지역지리학회지
5. 이지혜(1999) “경기도 포천군 소흘읍의 인구유입에 따른 지역변화 분석”, 동국대학교 대학원
6. 문화관광부ㆍ한국문화정책연구원(2007), “2006문화정책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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