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대학 통합기획 <우리는 지금 한 가족입니까?> 끝. 앞으로의 통합과제
캠퍼스 이전시 학생들 괴리감 문제 해소 예상
이전하는 교육대학 학생에게 동의 구해야
과거와 같은 대학본부의 일방적인 결정&

2008년 제주교대와 제주대가 통합된 후 어느덧 8년의 시간이 흘렀다. 통합의 현장에 있었던 학생과 교직원들은 대부분 학교를 떠났고 새로운 새싹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그 결과 아직까지 통합문제가 대학 내 쟁점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제주대신문에서는 기획을 통해 교육대학의 통합전개과정, 통합이 제대로 되지 않은 이유, 앞으로의 통합과제 등을 다뤄보도록 하겠다.
 <편집자 주>

◇캠퍼스 이전에 대한 기대

김두철(물리학과 교수) 아라캠퍼스 부총장은 “현재 축제, 체육대회 등 행사 등을 분리해 진행하기에 소속감 부족이라는 부분이 드러나고 있다”며 “두개의 캠퍼스 학생들 사이에서 동질감이 부족한 상황이다”며 “결국 하나의 원 캠퍼스가 이뤄져야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육대학 캠퍼스 연구용역 결과 발표 이후 교육대학 학생회와 몇 번의 만남을 더 진행해 의견을 나눴다”며 “불편사항에 대한 대안책을 마련하는 등 캠퍼스 이전에 대한 진행을 조금씩 추진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송기민 사무국장은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캠퍼스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며 “교육대학 학생들도 더 많은 교양강의를 통해 질 좋은 대학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육이라는 차원에서 캠퍼스 이전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학교 측은 캠퍼스 이전에 대한 기대효과를 높게 판단하고, 몇 가지를 예상하고 있다. 첫째, 일반종합대학과 특수목적대학 간 외형적 통합을 넘어 실질적 효과 창출이다. 이를 통해 타 지역의 국립대학 간 통합 내지 연합 논의의 촉진제 역할을 수행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둘째, 초등과 중등교원 양성체제의 일원화로 인한 교육의 질 담보 및 연계효과 창출이다. 이를 통해 교육대와 사범대 인적 자원을 활용한 교차 강의, 공동교육과정 및 특강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다양한 교육·생활 인프라의 공동 활용으로 교육대생에게 질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셋째, 교육대 학생들이 아라캠퍼스의 각종 교과과정 수강으로 교육평등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각종 교양 및 비교과 프로그램 수강으로 전문성과 교양을 갖춘 우수교원을 확보할 목적이다. 또한 교육대 학생들이 다른 전공 학생 및 교수들과의 교류로 다양한 경험을 통한 전인적 교사 양성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하나의 제주대학교 공동체를 완성하고 이전공간에 대해 국제기구 협력형 국제교육훈련센터의 조성을 통해 국립대학의 교육훈련에 대한 새로운 역할 수행을 기대하고 있다.  

◇이전해야 하는 것은 교육대학 구성원

하지만 교육대학의 구성원이 이전해야 하기에 이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익명의 교육대학 학생은 “만약 캠퍼스를 이전하게 된다면 낯선 환경이기에 셋방살이를 하는 느낌이 들 것 같다”며 “체육관, 실습실 등 교육대학 학생들에게는 필요한 것들이 많은데 그것들을 전부 수용해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몇몇 교육대학 학생들은 시설·공간의 불이익, 부설초와의 교류 어려움, 공용공간 활용상의 불편 발생 등 을 우려했다.
김상현(정치외교학과 3)씨는 “물리적 거리가 존재하기에 교육대학 학생들과 교류를 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며 “만약 캠퍼스 이전이 이뤄져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게 된다면 교류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결국 옮기는 것은 교육대학 학생들이다”며 “그들의 편의를 최대한 봐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학교 측에서는 “시설·공간의 불이익, 부설초와의 교류 어려움, 공용공간 활용상의 불편 발생 등의 부분은 협의를 통해 충분히 해결 가능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통합 과제

8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제주대는 전국 대학사상 최초로 부설초등학교에서부터 전문대학원을 모두 갖춘 국가 인재 양성기관으로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물리적 거리의 한계 속에서 두 개의 캠퍼스는 하나로 융화되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학생들 사이의 괴리감이었다. 아라캠퍼스 학생들은 사라캠퍼스에 대한 무관심을, 사라캠퍼스 학생들은 자신들의 독자적인 공간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폐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기에 여전히 하나의 대학이라는 느낌이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서 조성되지 않았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앞으로 이 괴리감을 어떻게 해결하는가이다. 우선 캠퍼스 이전에 관한 문제이다. 외적으로는 통합이 됐지만 진정으로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캠퍼스의 통합이 진행돼야 한다.

물론 이전 후 초창기에는 적응의 문제 등 어색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조금씩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그 과정 속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모두가 윈윈하는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잃는 것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교육대학 학생들은 통합 이후 장학금, 편의시설, 해외연수 등의 부분에서 많은 혜택을 누렸다. 하지만 몇몇 학생들은 자신들이 얻은 것은 생각지 못하고 캠퍼스가 이전하면 실습의 거리가 멀어진다, 공간을 같이 사용해야 한다는 등의 부정적인 부분만을 본다. 이런 부분의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학교 측의 입장대로 밀어붙이는 식의 캠퍼스 이전은 이뤄져서는 안된다.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면 8년 전의 사건이 되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구성원의 만족을 이끌어 낼 수는 없겠지만 최대 다수의 구성원이 동의하는 선에서의 사업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물론 여론이 형성된다고 캠퍼스 이전이 즉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캠퍼스 이전 사업에 드는 비용은 5~800억 수준이며, 계획서를 내고, 국가에서 예산을 받아야 하기에 5~8년 이상이 걸리는 중장기적인 사업이라고 한다.

허향진 총장은 총장선거 당시 공약사항으로 교육대학의 아라캠퍼스 이전 기반 조성 을 내걸었다. 총장의 임기는 어느덧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1년이라는 시간 안에 두 개의 캠퍼스가 그동안의 괴리감을 해소하고 진정한 원 캠퍼스가 되는 기반이 형성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8년 전, 통합의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학교에서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새싹들이 진정한 통합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과연 우리는 진정한 통합을 맞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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